“아름다운 오스트리아 한인사회를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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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오스트리아 한인사회를 소개합니다”
  • 고영민 기자
  • 승인 2013.04.30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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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범 재오스트리아한인연합회장, 제46차 재외동포포럼서 발제
“오스트리아 한인사회의 응집력, 타 지역 한인사회의 모범”

“3년이 채 되지 않은 기간 동안 1,500여명의 교민들이 힘을 모아 한인문화회관을 건립할 수 있었던 것은 오스트리아 한인들의 진념과 열의, 적극적인 참여 덕분이었다. 한인이민사에 있어 새로운 역사를 쓴 박종범 회장을 비롯한 오스트리아 한인들이 보여준 발군의 응집력은 다른 지역 한인사회가 참고할 수 있는 롤모델이 되었다.”

주오스트리아대사를 지낸 바 있는 심윤조(새누리당·강남구갑) 국회의원이 지난 29일 오후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제46차 재외동포포럼’에서 박종범 회장과 오스트리아 한인들을 두고 한 말이다.

박종범(사진) 재오스트리아한인연합회장(제34·35대/제13대 재유럽한인총연합회장/영산그룹 회장)은 이날 포럼에서 ‘오스트리아 한인들’이란 주제로 1996년 기아자동차 법인장으로 오스트리아에 가게 된 과정과 이후 13년 동안 진행해 온 사업 내용, 오스트리아한인연합회장과 유럽한인총연합회장직을 맡으며 추진했던 다양한 활동들을 설명했다.

1998년 IMF금융위기로 구조조정 칼바람을 피할 수 없었던 박 회장은 오스트리아에 정착하기로 결심하고, 러시아와 CIS지역 등 동구권을 대상으로 석유화학제품을 중심으로 한국산 제품을 판매하는 무역업을 시작했다. 이후 회사를 튼실하게 키워왔고 자동차 관련 사업도 다시 하게 됐다. 현재 전 세계 16개 국가에 26개 사업장, 7개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그는 최근 서아프리카 말리에서 조립공장 준공식을 마쳤다고 한다.

박 회장은 사업에서 승승장구 할 수 있었던 요인 중 하나로 “초창기 사업을 시작할 때, 오랫동안 몸담았던 기아(KIA)의 배지(badge)와 큰 규모의 자동차 업무에 대한 미련을 마음속에서 완전히 지워버리고 백의종군의 결심으로 다시 출발해보자는 마음가짐이 있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그는 조만간 터키와 러시아에도 공장을 설립할 투자계획을 갖고 있는 등 사업 외연을 더욱 확대하고 있다.

사업에만 집중했던 그가 한인회와 본격적으로 인연을 맺게 된 계기는 2008년 당시 오스트리아 한인사회가 문화도시 비엔나에 한-오 양국간 문화교류 및 차세대들을 위한 배움의 장소를 마련하기 위해 구성한 ‘한인문화회관설립위원회’에 참여하고 나서부터다. 이후 오스트리아한인연합회장을 맡은 그는 한인문화회관 건립을 위해 180만 유로(한화 27억) 상당의 모금을 성사시켰고, 비엔나 중심부 도나우(Donau)공원 내 UN사무소 뒤편에 문화회관을 건립했다.

지난해 5월 3일 열린 한인문화회관 개관식에서는 하인츠 피셔 오스트리아 대통령이 개관선언을 직접 할 정도로 현지에서도 뜨거운 관심을 보였고,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한인회관이라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로 뛰어난 경관을 자랑한다. 요즘 문화회관에서는 한글학교 수업을 비롯해 일주일 내내 각종 프로그램이 줄지어 진행되고 있다. 특히 회관 앞길을 이승만 초대 대통령과 결혼해 한국 최초의 영부인이 된 프란체스카 여사의 이름을 따서 ‘프란체스카 도너리 길(Franziska Donner Rhee Weg)’로 명명했고 ‘프란체스카 기념관’도 마련했다.

박 회장이 오스트리아 한인사회의 자긍심으로 내세울 수 있는 것은 한인문화회관뿐만이 아니다. 작년 9월 오스트리아 한인들의 50년 역사를 담은 ‘오스트리아 속의 한국인’(리더스가이드 출판사)과 한식의 24가지 조리법을 담은 한식요리책 ‘한식’(Koreanische Küche/Metatran Verlag)을 한국어와 독일어를 병기해 각각 출판했다.

특히 ‘한식’은 유럽 여타 지역에서도 주문이 쇄도해, 러시아·스페인·체코·루마니아·프랑스·이탈리아 등에 해당 언어로 번역 배포하고 있다. 한-오 교류활성화 차원에서 비롯된 사업이 유럽 전역으로 한국문화를 알리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셈이다. 오스트리아한인회는 이외에도 계간으로 펴내고 있는 ‘한인회지’를 비롯해, 한-오 필하모니 오케스트라 콘서트, K-Pop경연대회 등 각종 문화행사도 적극적으로 주관 및 지원하고 있다.

▲ 지난 29일 오후,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박종범 유럽총연 회장 초청, ‘제46차 재외동포포럼’이 열렸다.

“난 무임승차 혜택… 재외동포, 거주국 지역사회에도 기여해야”

‘음악의 도시’ 비엔나, 알프스 산맥을 배경으로 뛰어난 풍광을 자랑하는 오스트리아에 흠뻑 빠져 있는 박종범 회장은 한인사회에 대한 애착만큼이나 오스트리아 현지사회에 대한 기여도 강조했다. 박 회장은 “오스트리아가 현재처럼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까지는 오랜 기간 그들 선조들의 노력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을 것”이라며, “솔직히 무임승차의 혜택을 본 나는 이들에게 고마움을 느끼며 살아야 하고, 오스트리아를 위해 뭔가 기여할 일이 있다면 기꺼이 해야 한다”고 밝혔다.

요컨대, 재외동포들이 거주국과 지역사회에도 기여하고, 거주국의 책임 있는 구성원으로 참여하는 데에 인색해서는 안된다는 것이 박종범 회장의 의견인 듯하다. 이를 실천이라도 하듯 박 회장은 지난해 영국 하계올림픽에서 노메달 수모를 겪은 오스트리아를 위해 한국 양궁 감독을 초빙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 양궁의 신화, 김진호 한국체대 교수로부터 추천을 받아 양궁 부부를 초청해 현지 양궁협회 관계자들을 면담을 했으며, 이번에 오스트리아로 돌아가면 최종 결론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비자문제 등을 제외한 초청 제반비용은 당연히 한인회가 전적으로 부담했다.

▲ 박종범 유럽총연 회장을 비롯한 제46차 재외동포포럼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갖고 있다.

재유럽한인총연합회 회장이며, 올해 세계한인회장대회 공동의장도 맡고 있는 박종범 회장은 그동안 분열과 반목을 거듭했던 유럽 한인사회의 명예를 되찾고자 다양한 사업을 추진했고, 그 중점사업 중의 하나가 바로 차세대 관련 사업이다.

“차세대들이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갖게 하고, 현지 사회에서도 성공적으로 ‘융합’ 할 수 있도록 ‘조화’ 시키는 것이 큰 과제라고 생각했다”고 말하는 박 회장은 그 첫 번째 사업으로 지난해 런던에서 청소년 체육대회를 개최했고, ‘남북통일기원 유럽한인차세대 고국국토대장정’, ‘한국어 웅변대회’에 이어 최근 유럽한글학교협의회와 공동으로 ‘한글 글짓기대회’도 성공리에 마쳤다.

차세대들의 언어문제가 중요하다고 판단하는 박 회장은 “현지어에 능통함은 물론 고급한국어도 자유자재로 구사할 수 있다면, 한국기업은 물론 현지기업들을 상대로도 경쟁력이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렇게 육성된 차세대들은 결국은 대한민국의 자산이 될 것이며, 민간 외교관으로서 세계 각지의 재외동포들이 모국과 힘을 합칠 때 대한민국은 더욱 발전될 것이라는 것이 박종범 회장이 바라보는 재외동포정책의 비전이었다.

[고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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