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외동포사회, 한반도 문제 컨센서스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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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외동포사회, 한반도 문제 컨센서스 필요”
  • 고영민 기자
  • 승인 2013.04.23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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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외동포언론인협의회, ‘한반도 위기와 재외동포사회’ 심포지엄

최근 북핵위협 등 한반도 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재외동포 언론인들은 동포사회 내부에서도 한반도 문제에 대한 관심제고 및 컨센서스(합의) 노력이 필요하다며, 특히 거주국이 한반도 평화정착에 기여할 수 있도록 동포언론들의 역할이 매우 크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사단법인 재외동포언론인협의회(회장 이종국)가 22일부터 오는 27일까지 서울을 비롯해 공주, 부산, 경주, 고양시에서 진행하는 ‘2013 재외동포언론인대회’(대회장 김종훈 국회의원) 기간 중인 23일 오전 서울 광화문 코리아나호텔 7층에서 ‘한반도 위기와 재외동포사회’란 주제의 심포지엄이 열렸다.

▲ 김인구 호주한국신문 편집인.

이날 심포지엄에서 발제를 맡은 김인구 호주한국신문 편집인(전 조선일보 북한전문기자)은 “다양한 세대와 계층을 이루고 있는 재외동포사회가 국내인은 물론 거주국 정부나 언론보다 한반도 문제에 대한 관심이 적은 것이 현실이다”며, “근거 없는 소문은 무성하고 정확한 정보가 부재한 상태에서 한국-재외동포사회 간의 교량 역할자로서 재외동포언론의 비중은 점점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동포언론을 포함한 재외동포사회가 거주국 정부, 언론 및 현지인들이 갖고 있는 한국과 한국민에 대한 잘못된 이미지를 바로 잡고, 더 나아가 거주국 정부 리더들과 일반시민들이 한반도 평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나름대로 일익을 담당해야 한다는 것이 김인구 편집인의 의견이다.

김 편집인은 핵무기 등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개발과 관련, “북한 입장에서 핵은 재래식 군사력 불균형을 일거에 해소할 수 있는 매력을 갖고 있다”며 “하지만, 대외(대미)협상의 지렛대로서의 매력은 떨어지는 추세에 있고, 외부와의 소통도 많아지면서 내부단합 효과도 점차 감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반도에 전면전이 발생할 가능성은 매우 낮지만, 북한 군부의 강경분자나 과잉 충성분자의 만용, 최말단 군부대원의 긴장 누적으로 인한 실수로 방아쇠가 당겨지고, 이로 인해 전면전까지 확전되는 상황도 염두에 둬야 할 것이다”고 경고했다.

▲ 사단법인 재외동포언론인협의회는 23일 오전, 서울 광화문 코리아나호텔 7층에서 ‘한반도 위기와 재외동포사회’란 주제의 심포지엄을 열었다.

손광주 NK데일리 통일전략연구소장도 김인구 편집인이 주장한 동포사회의 한반도 문제 컨센서스 중요성에 동의하며, 민주주의 사회에서 북한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갖는 것에 대해서는 존중해야하지만 북한인권 등 정치이념을 초월한 인류보편적인 사안은 보수-진보를 초월해 함께 공유해야 할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대북정책의 궁극적 목표가 ‘평화통일’이라는 컨센서스가 있어야만 한반도의 미래 비전도 올바로 설정되고, 다양한 논란도 합리적으로 조정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영경 통일교육원 교수(북한경제)는 “김정일 정권에서는 비핵화 가능성 여지를 열어놨지만, 김정은 정권은 핵보유 의지를 강력히 내비치고 있다”며, “한반도 긴장 지수를 높이면서 남한을 볼모로 미국과의 담판을 시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권 교수는 북한경제가 흔히들 생각하는 것처럼 나쁘지만은 않다고 주장해 주목을 끌었다. 그는 “북한에서의 ‘시장’이 체제에 위협요소로 작용하는 면도 있겠지만, 오히려 체제를 유지하는 효과도 보이고 있다”며, “UN 대북제재에 중국이 가담하면서 북-중관계가 소원해 질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지만, 중국과의 경제협력은 예상과 달리 여전히 돈독하게 유지되고 있다”고 대북 원유공급량을 사례로 들며 설명했다.

이어 권 교수는 “재외동포언론인들이 국내에서 보는 것보다 오히려 제3자적 관점에서 객관적으로 볼 수 있다”며 가중되는 긴장 관계 속에서 거주국과 한반도, 특히 대한민국과의 가교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균형적 시각을 통해 한반도 문제 해법도 제시해 줄 것을 당부했다.

▲ 왼쪽부터 손광주 NK데일리 통일전략연구소장, 권영경 통일교육원 교수, 노창현 뉴스로 발행인, 김원일 모스크바 뉴스프레스 발행인.

노창현 뉴스로(뉴욕) 발행인은 “북한 UN대표부가 있는 뉴욕에서는 보수 한인단체들이 북한대표부 앞에서 규탄대회를 열고, 진보단체들이 UN 앞에서 결의안 및 전쟁을 반대하는 집회를 갖는 양면적 풍경을 볼 수 있다”며, “북한을 대화 상대로 인정해야 한다고들 말하지만, 과연 북한은 남한을 대화 상대로 보고 있는지부터 냉철히 봐야 한다”고 말했다. 노창현 발행인은 동포사회의 역할에 있어, “미 의회에서 위안부결의안을 통과시키는 성과를 낸 것처럼, 미국 정치인들이 한반도 평화정착에 기여할 수 있도록 물밑 작업을 지속적으로 펼치는 것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김원일 모스크바 뉴스프레스 발행인(모스크바한인회장)은 한반도와 통일문제를 긴 역사적 시각에 밑바탕해 보다 냉정한 자세로 접근할 것을 주문했다. 특히, 미국의 막강한 영향력을 언급하고, “미국 없이는 안되지만, 미국만으로도 안된다는 폭넓은 인식체계를 가질 필요가 있다”며 “남북한 내부 문제뿐만 아니라 러시아, 중국, 일본 등 주변국과의 균형적인 관계도 고려해야만 보다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한반도 평화정착 프로세스를 구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이날 식전행사로 유태호 박사(파리 소재 유네스코 국제개발네트워크 대표)가 ‘한인청년 국제기구 진출 현황과 과제’란 주제로 특강을 진행했고, 이어 열린 ‘2013 자랑스런 한국인상’ 시상식에서는 박종범 재유럽한인총연합회장, 이옥순 재일본한국인연합회 이사장, 민병갑 뉴욕시립대 퀸즈칼리지 석좌교수, 김종훈 새누리당 국회의원, 이갑산 범시민사회단체연합 공동대표, 최성 고양시장이 각각 수상했다.

[고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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