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육성, 우리의 제일 큰 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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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육성, 우리의 제일 큰 사업”
  • 고영민 기자
  • 승인 2013.04.18 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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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강태승 세계한인무역협회 시드니지회장
“대양주 지역경제인대회, 한민족 청년 고용증대를 위해”

오는 10월 18~20일, 대양주 지역 세계한인무역협회(월드옥타) 회원들의 화합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개최되는 ‘지역경제인대회’를 총괄 지휘하게 될 강태승(사진) 시드니지회장은 옥타와의 인연이 4년 남짓밖에 안됐지만, 시드니에서 36년 넘게 사업을 해 온 만큼 한인경제인으로서의 확고한 철학과 신념을 갖고 있었다.

강 지회장은 “지역사회 발전을 위한 방향을 설정하고, 이를 위한 구체적 프로그램들을 개발해 현지 사회에 기여함으로써 타민족의 모범을 보이고 싶다”며, “그 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후배 회원들이 능동적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더 나아가 한민족 청년 고용 증대에도 일조하고 싶다”는 향후 계획을 밝혔다.

이를 반영하듯 10월 개최될 지역경제인대회 주제는 ‘지역 교민경제를 살립시다’며, 부제는 ‘한민족 청년 고용증대 방안’이다. 지역경제 활성화와 한민족 청년 고용 증대는 상호 깊은 연관성을 갖고 있다는 것이 강 지회장의 의견이다.

이색적인 것은 독실한 카톨릭 신자인 그가 이번 지역경제인대회 기조연설자로 법륜스님을 초청했다는 것. 강 지회장은 “법륜스님의 말씀을 통해 많은 이들이 ‘신뢰’의 중요성을 깨닫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어떤 사업을 하든지 신뢰를 통해서만 좋은 결과를 맺을 수 있다”며, “회원들과 차세대들이 신뢰의 중요성을 깨닫고, 한민족으로서의 긍지도 갖길 바란다”고 소망했다. 즉, 신뢰가 있으면 어떤 위기가 닥치더라도 합심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는 신념이다. 

특히, 강 지회장은 차세대에 대해 각별한 애정을 갖고 있다. “차세대들이 새로운 상품을 개발하고, 새로운 마인드로써 해외시장을 개척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돕고 싶다”고 말하며, “차세대육성이 우리의 제일 큰 사업이다”고 강조하는 배경은 그가 젊은 날 시드니에 와서 겪은 치열한 고생담을 들으면 십분 이해할 수 있다.

국제경상학생연합회(AIESEC) 임원으로도 활동했던 그는 공군사관학교를 중퇴하고 서울에서 야간대학을 다니며 낮에는 작은 무역회사에서 일하다 24살 때 호주로 이주했다. 비철금속원자재를 수입하던 당시 무역회사에서 보상 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시드니에 왔지만 상대방 회사는 이미 망해 문을 닫은 상태였다.

졸지에 고아 처지가 된 그는 벼룩시장에서 좌판을 깔고 장사를 하는 등 온갖 고생을 하면서도 현지 기술대학(야간대학)을 다니면서 자기계발에 힘썼다. 이후 현지 교포가 경영하는 무역회사에서 3년 동안 근무하고 난 후, 독립해 청소용역회사를 설립하고 25년 동안 운영했다. 현재 청소용품회사와 한양무역(ByAsia)라는 한국식품 수입도매업을 하고 있는 강 지회장이 한상(韓商)으로 성장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후배들을 바라보는 눈빛은 애정으로 가득할 수밖에 없다.

▲ 지난 16일 전북 변산 대명리조트에서 열린 제15차 세계대표자대회 개막식에서 강태승 시드니지회장과 소속 회원 및 차세대들이 기념촬영을 갖고 있다.

그는 “차세대들이 실패와 실수를 절대로 두려워하지 않길 바란다”며,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말고 끊임없이 도전해 나갔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또한, 사업가로의 확고한 ‘자기철학’을 정립할 것도 주문했다. “사업성장에 집중한 채, 돈 버는 것 자체에만 매몰되면 인간으로서의 기본적 의무는 자동적으로 소홀해 질 수밖에 없다”며, “진정한 옥타인이라면 어느 사회에 속해 있든 타인에 대한 배려를 결코 잊어선 안될 것이다”고 말했다.

강 지회장은 요즘 기업인들의 화두로 대두되고 있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과 관련해, “기업인이 사회봉사를 남이 알게 하든, 모르게 하든지 간에 이보다 더 중요하고 본질적인 문제는 바로 ‘자기 양심과의 대화’이다”고 역설했다. 양심과의 대화가 없는 형식적인 사회봉사는 이른바 ‘생색내기’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차세대 집중육성 그리고 대한민국뿐만 아니라 현지 지역사회에도 기여해야 한다는 것이 한인경제인으로서 강태승 지회장의 철학이다. 진정한 ‘시니어’는 얼마나 많이 돈을 벌었냐가 아니라 책임 있는 경제·경영인으로서, 그리고 사회를 구성하는 한 시민으로서 그동안 소속 지역사회에 기여했는가가 더욱 중요하다는 것을 강태승 지회장이 제시하고 있는 듯하다.

[고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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