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동포 하나가 될 때 한국, 동아시아시대 꽃피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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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동포 하나가 될 때 한국, 동아시아시대 꽃피워”
  • 이형모 본지 발행인
  • 승인 2013.04.12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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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외동포신문 창간 10주년 기념사

하와이 이민 100주년이 되는 2003년 4월에 재외동포신문을 창간했다.

처음 5년은 서울에 앉아서 ‘재외동포’를 공부했고, 나중 5년은 각국으로 다니면서 동포들을 만나서 배웠다. 재외동포 네 글자는 어디서나 같지만 동포들이 사는 대륙마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 환경이 다르고 생존방식이 달라서 각각의 성격이나 특색이 달랐다.

근래 재외동포들은 공통적으로 자녀세대의 정체성 문제를 고민하고 있다. 부모와 한인사회가 자녀들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은 한국어를 가르치고 본국에서의 장단기 교육기회를 마련하는 것이다. 여기에 한국정부도 이해당사자로 참여해서 부모나 한인사회와 함께 기여해야 할 것이다. 동포 자녀들이 고급 한국어를 배우고 의사소통을 하게 되면 한국문화와 역사를 접근할 수 있어서 한국인의 정체성을 획득하게 된다. 다음 세대의 재외동포가 형성되는 것이다.

차세대 재외동포들은 외국적 시민권자이거나 한국적 시민권자이거나, 복수언어와 복수정체성 그리고 복수국적을 가지고 생활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추세가 될 것이기에 이 과제는 앞으로 중요한 현안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한국정부와 정치지도자들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재외동포는 21C 글로벌 환경에서 대한민국의 중요한 자산이라고 말했다. 전 세계 175개 국가에 살고 있는 726만 동포는 5천만 국내동포의 15%에 이르기 때문이다. 높은 비율이기도 하지만, 정말 많은 나라에 퍼져 살고 있다.

한국에 5,000만, 북한에 2,300만, 재외동포 726만 명이 살고 있는 우리민족은 세계적으로 작은 나라가 아니다. 그런데 미국·중국·일본·러시아의 4대강국 틈바구니에서 분단국가로 있으면서 그들과 경쟁해야 하니 스스로 ‘작은 나라’라고 생각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겠다.

이 ‘작은 나라’가 압축고도성장을 해서 무역 8위, 외환보유 7위, GDP 14위 국가가 되었다. 이것은 국내에서 우리 부모세대의 피땀 어린 노력과 희생이 바탕이 되었고, 세계 각지에 흩어져 땀 흘린 재외동포 한인사회의 노고에도 힘입어 이룬 사실임을 기억해야 한다. 그리고 전방위 FTA로 경제개방이 심화될수록 앞으로 재외동포들의 역할과 비중은 더욱 커질 것이라는 점도 잊지 말아야 한다.

20세기 ‘재외동포’는 여러 가지 계기로 나라를 떠나 바깥에서 새로운 삶을 개척해낸 특수한 존재였다. 그러나 21세기에는 한국인은 누구나 글로벌 환경에서 짧게는 1년, 길게는 30년, 50년을 재외동포로 살아야 하는 잠재적 운명을 가지고 있다. 한국인에게 재외동포는 더 이상 특수한 존재가 아닌 보편적 존재, 보편적 삶의 방식이라고 말할 수 있다.

글로벌 세계에서 다민족, 다문화와 적극적으로 어울려 살고, 4대강국의 틈바구니에서 국가의 존립과 발전을 도모하려면 시민 개개인과 공동체가 자기정체성을 뚜렷이 해야 한다. 그리해야 국내와 국외에 사는 한국인들이 자기 삶의 주도권을 놓치지 않고 주인으로 살아갈 수 있다.

새로운 10년, 재외동포사회의 첫 번째 과제는 차세대들에게 한인동포 정체성을 물려주는 일이다. 한국어 교육, 문화역사 교육, 고국사회체험을 통해 한민족 정체성을 품게 해서 자존감을 가지고 인생을 주도적으로 살 수 있게 돕는 것이다.

둘째, 한국문화를 통해 동포사회가 하나 되고 한인공동체가 현지사회로부터 존중받으며, 국가브랜드도 확장되어야 한다.

셋째, 이제는 나라 안팎에서 단순한 경제성장과 단기적 업적을 위해 경제발전과 사회발전이 외면되거나 국민의 행복이 희생되어서는 안 된다. 21세기 글로벌 지식사회 시대에, 국내와 국외 한인 모두 인재로 육성되어 희망 찬 미래를 가꾸어야 한다.

21세기, 남북통일이 되고 8,000만 한인동포가 하나 되면, 비로소 강한 한국이 동북아 3국의 화합과 협력을 이끌어낼 수 있고, 동아시아 시대를 꽃피우게 되며, 한국이 세계평화에 실질적으로 기여하는 홍익인간의 시대가 도래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비전을 바라보며, 재외동포신문은 국내와 국외에서 희망 찬 미래를 가꾸는 여러분의 동반자가 될 것을 약속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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