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양인 쉼터 '뿌리의 집' 새주인된 夫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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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양인 쉼터 '뿌리의 집' 새주인된 夫婦
  • 연합뉴스
  • 승인 2004.02.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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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해외 입양인의 모국방문시 이들의 생부모  찾기
와 한국문화 체험 등을 돕기 위해 만들어진 비영리단체 '뿌리의 집'(공동대표  김길
자ㆍ서경석ㆍ장만순)의 실질적인 운영을 맡을 '안주인'에 김도현(50)ㆍ공정애(47)씨
부부가 선임됐다.

    부부가 '뿌리의 집'을 맡게된 것은 김도현 목사와 선교사인 부인  공정애  씨가
스위스에서 선교활동 중 입양인을 위한 자조단체 '스위스동아리'를  만들어  운영한
경험이 인정됐기 때문이다.

    종로구 청운동에 2층 양옥으로 20여 명을 수용할 수 있고 케이블 텔레비전,  인
터넷 등 편의시설과 영어, 불어, 일어 등 통역 자원봉사자가 갖춰져  있는  '뿌리의
집'은 지난해 7월 개원했다.

    공씨는 18일 "청소하고, 전화 받아주고, 입양인들과 함께 식사하고 대화하며 그
들의 생부모 찾기를 돕겠다"며 "하숙집 아줌마처럼 소리나지 않는 봉사를 하겠다"고
말했다.

    "새문안교회 부목사로 있다 지난 92년~2001년 스위스 베른에서 선교사로 활동했
다. 스위스 정착 후 얼마 안돼 한국계 입양인이 자살하는 사건을 목격한 것이  계기
가 돼 93년 12월 입양인 40명을 초청, 조촐한 자리를 마련했다. 김치 등 한국음식을
맛보게 하고 한국에 대해 들려줬다. 이후 입양인들은 매월 1회씩 정기 모임을  가졌
고, 마침내 94년 1월 자조단체가 조직됐다"

    공씨는 또 "입양인들은 얼굴이 같은 사람과 함께 있다는 것만으로  행복해했고,
스스로 모임을 이끌어 나갔으며, 모임과 토론을 통해 정체성을 확립했다"며 "이들이
체육대회나 '한인의 날' 행사 등 동포사회 행사에 참가하게 되면서 한국말과 한국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부부는 생부모를 찾은 뒤 '두 번 버림 받았다'는 생각을 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
해 봉사했고, 실제로 많은 입양인들이 생부모 찾기에 성공해 한국을 방문했다

    부부는 효율적인 봉사를 위해 '뿌리의 집'에 거주하며 공 씨는 '섬김이'란 이름
으로, 김 목사는 자원봉사 형식으로 이곳을 방문하는 입양인을 돕게 된다.

    김 목사는 입양인과 스위스에서 맺은 인연을 계기로 영국 버밍엄대에서 지난 20
01년부터 귀국까지 '선교신학과 입양'에 대한 연구를 했다.

    김 목사는 "올해 여름 세계입양인대회가 서울에서 개최된다.  입양인들을  보는
시각이 많이 달라졌다. 이런 시각들이 국내 입양문제로 돌려졌으면 한다"며 "그러나
해외입양인들을 '민족의 영광'을 위해 활용해야한다는 민족주의적 발상은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목사는 또 "입양인이 방한시 불심검문에 걸려 한국말을 못한다는 이유로  경
찰서에 잡혀가 폭행을 당한 일이 있었다"며 "한국인이 한국말을 하는 것은 당연하지
않다는 생각을 국민들이 가져야 한다. 그것은 곧 그들의 정체성을 흔들어 놓는 결과
가 되기 때문"이라고 당부했다.

    현재 '뿌리의 집'에는 생부모를 찾은 네덜란드 입양인과 프랑스 입양인 등  3명
이 투숙하고 있으며, 올해 입양인대회를 전후로 입양인이 대거 찾을 것에  대비하고
있다.(사진있음)

    ghwa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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