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 나누는 동포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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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 나누는 동포사회
  • 박상석 편집국장
  • 승인 2013.03.28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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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가 출범한지 벌써 한 달이 지났다. 새 정부 출범 이후 국민들의 이목은 단연 경제와 복지 분야에 쏠려있다. 새 정부도 민심을 알고 있다. 그래서 지하경제 활성화니 화폐개혁, 세제개혁이니 하는 설익은 정책들이 먼저 언론에 노출되고 있다. 그런데 이런 풍문들이라는 게 대선 과정에 여야 후보 진영이 토론의 주된 소재로 삼았던 ‘경제민주화’에 그 끝이 닿아있다. 언뜻 의외로 비쳐진다. 하지만 정치(政治)는 순치(順治)다. 나라와 사회가 바르게 가도록 하는 것, 민심에 역행하지 않고 순리에 따르는 질서를 만들고 지키는 그것이 정치의 근본이라는 점을 생각해보면 수긍이 간다.

우리나라는 두 차례의 외환위기로 양극화가 심화돼 서민의 삶이 많이 팍팍해졌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막대한 이익을 거둔 대기업들이 신규 투자를 기피하며 ‘현금 쌓아 놓기’ 행태를 보임으로써 국내경제가 ‘돈맥경화’를 불러일으켜 상황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는 것쯤은 온 국인이 익히 아는 사실이다. 그래서 새 정부의 진짜 고민이 무엇일지 충분히 짐작된다. 정부가 제 아무리 좋은 정책을 만들어 시행해도 돈이 흐르지 않으면 경제는 활력을 얻을 수 없다. 돈의 흐름이 멈추는 순간부터 경제는 죽어갈 수밖에 없다. 잘 나가는 대기업은 걱정할 게 없다? 그게 그렇지가 않다. 당장이야 별일 없겠지만, 중국과 유럽, 미국 등 해외시장에서 수출로 막대한 이익을 내고 있는 대기업들 역시 내수가 무너지면 망하는 게 시간문제다. 파탄된 서민의 삶이 부메랑이 돼 날아들 것이라는 말이다. 대기업과 부자들이 금괴 사재기에 나서는 대신에 새 정부의 정책을 앞장서 지원하고 국민의 마음을 바로 살펴 헤아리는 지혜가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재외동포사회도 마찬가지다. 동포사회 지도자들이 성공을 나누는데 인색해서는 안 된다. 일부 지도자들을 보면 그들이 과연 주변 동포들을 위해 헌신하고 봉사하려는 마음이 있기나 할까 의문이 일 때가 있다. 성공은 이뤘으되 나눌 줄 모르는 지도자들. 만족하지 못해 늘 배고픈 그들은 끊임없이 자리다툼을 하고, 법정소송을 벌이기 일쑤다. 그들을 보면서 저들이 모국과 민족을 진정 생각하는 마음이 있기나 할까 걱정스럽고 부끄러워진다. 한인회나 민주평통이 개인의 사업적 이득을 위해 이용하는 자리, 재외공관과 유력인사를 상대하기 위해 활용하는 창구가 될 수는 없는데. 큰 부를 일군 한상이 더 큰 부를 일구기 위한 자리로 쓰여서는 안 되는데도 그들은 동포들과 모국으로부터 대접받기 위해 필요한 자리쯤으로 여긴다. 그들 중 상당수가 나름대로 성공을 거둔 사람들이라는 점이 더 낙심하게 만든다. 최근 사석에서 만난 어느 미주동포 지도자는 한인사회의 갈등과 관련, “이미 한인단체장 자리가 봉사를 추구하는 자리가 아닌가보다!”고 한탄했다.

이제 변해야 한다. 그래야 미래를 기대할 수 있다. 글로벌 무대에서 탄탄한 기업을 일궈낸 한상은 그들이 이룬 것을 나눠 주변 한인기업을 지원하고, 각국 주류사회에서 정치적으로 성공한 지도자들은 차세대 한인지도자를 육성해야 한다. 세계 유수의 명문대학에서 교육자나 학자로 성공을 거둔 사람도, 세계적인 문화예술가로 일가를 이룬 지도자도 그들이 애써 이룬 것을 후학과 차세대들에게 나누는 일에 더 적극 나서야 한다. 그렇게 저마다의 성취를 나누며 살아야 한다. 크게 이룬 성공은 크게 나누고, 작게 이룬 성공은 작게라도 나눔으로써 동포사회의 파이를 키우고, 역량을 강화하도록 해야 한다. 그리하여 소수의 동포들이 이뤄낸 성공이 726만 동포사회가 나란히 함께 성장하는데 밑거름이 되어야 한다. 그때 비로소 원로를 존경하는 동포사회, 후학을 사랑하고, 한민족 한 핏줄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이국의 어느 땅에서든 서로 얼싸안고 반기는 건강한 동포사회로 바로설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런 그들을 진정한 동포지도자로 존경해 따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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