對국민 봉사가 최고의 외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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對국민 봉사가 최고의 외교
  • dongpo
  • 승인 2004.02.19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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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이렇게 바꿔라] 3-외교도 서비스::)

‘엘리트 의식을 버리고 국민의 종이 되라.’ 이것만이 위기의
외교통상부가 땅에 떨어진 신뢰를 회복하는 유일한 방도라는 게
공통된 지적이다. 그동안 외교통상부는 각종 ‘민원서비스 만족
도’ 조사 등에서 만년 꼴찌를 면치 못해왔다. 고압적이고 권위
주의적인 태도, 자국민의 보호요청을 외면하는 재외공관의 태도
뿐만이 이유는 아니다. 공관경비 전용 비리, 동포를 등치는 재외공
관 간부의 비자 장사, 내부 비행을 은근슬쩍 덮어온 폐쇄적 조직
문화 등이 일반적으로 각인된 외교부의 이미지이고 보면 당연한
결과다. 대국민 서비스는 안중에 없고 자기들 잇속만 차려온 데
대한 분노인 셈이다. 지난해 말엔 고질적 비리에 대한 내부자 고
발로 한바탕 홍역을 치렀다.
온갖 수모를 겪은 뒤 최근에서야 외교부는 ‘퍼블릭 디플로머시(
대중외교)’를 기치로 국민에 다가가는 해법을 찾아 발벗고 나섰
다. 반기문 장관이 최대과제로 설정한 이 같은 개혁내용이 제대
로 열매를 맺을지, 외교부가 대국민서비스 만족도에서 꼴찌를 탈
출할 수 있을 지 주목받고 있다.

◈외교도 서비스다〓지난 7일 외교부 전직원 워크숍에 이어 13일
‘외교부의 변화와 개혁’을 주제로 한 재외공관장회의에서는
대국민 서비스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가 높았다.

신봉길 공보관은 “특히 영사분야의 중요성을 간과했다는 반성이
쏟아졌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영사직 기피현상 자체가 외교관
에게 깊이 뿌리 박힌 엘리트 의식 때문이니, 이를 없애는 게 관
건이라는 주장이 쏟아져 나왔다.

외교안보연구원의 한 교수는 “영사직을 ‘물먹은 자리’라고 생
각하는 자체가 엘리트 의식에서 기인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런 의식 아래에서는 자연스럽게 재외동포에 대한 서비스는 안
중에 없고 화려한 재기만을 모색하거나 보상심리에 따른 물질적
유혹에 쉽게 빠진다는 설명이다. 이 연장에서 외무고시에 의한
충원제도를 전면 재고하자는 주장도 나온다. 공부 잘하는 엘리트
외교관이 능사가 아니라 국민을 위하려는 종합적인 소양과 자질
을 선발기준으로 바꾸자는 것이다.

외교서비스는 재외 기업들에 대한 경제활동 지원도 포함된다. 현
재 이 분야 점수는 낙제점 수준이라는 게 외교부 내부의 솔직한
고백이다. 통상교섭본부 관계자는 “선진국의 경우 제도화가 잘
돼 있어 재외공관이 기업활동을 도와줄 필요가 거의 없으나 인도
, 파키스탄, 중동, 중남미 등 신흥개발국가의 경우 공관의 지원
역할이 막중하다”고 말했다. 이들 국가에서의 기업활동지원은 국
익과 직결된다는 게 중론이다.
◈퍼블릭 디플로머시(대중외교)의 성공을 위해〓반 장관이 취임
일성으로 강조한 게 퍼블릭 디플로머시다. 국민과 동떨어져 고고
한 척 하는 게 아니라 국민들을 상대로 한 외교를 펴겠다는 뜻이
다. 외교부의 위신이 떨어질대로 떨어진 상황에서 국민들의 신뢰
를 찾으려는 뒤늦은 깨달음이다. 취지가 좋은 만큼 성공에 대한
기대도 높은 게 사실이다.
임덕규 세계외교연구원 이사장은 “중요 외교 현안에 대해 외교
부 자신만 옳다고 생각해 무조건 강행할 게 아니라 국민과 대화
하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라크 파병, 용산미군기지 이
전문제, 자유무역협정(FTA) 등 하나같이 국민의 생명 및 안전과
직결되는 문제인데도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려다 파문을 겪어왔다
는것이다.
임 이사장은 “일정 정도 비밀주의의 불가피성은 인정되나 어떤
경우에도 국민을 설득하려는 노력, 국민의 피해를 줄이려는 노력
은 절대적이다”고 강조했다. 김현종 통상교섭조정관도 “공무원
들이 서류만 만지고 있으려 하지 말고 이익단체와 직접 만나 대
화하고 이해시키며 의논해야 한다”고 말했다.

외교부는 대중외교의 일환으로 미국식, 또는 중국식 대변인제를
검토중이다. 언론을 통한 간접서비스라도 일단 강화하려는 의도
로 보인다.

이번에 재외공관장 회의참석을 위해 일시귀국한 대사들이 반 장
관의 지시에 따라 언론과의 인터뷰 등 접촉을 강화하는 것도 이
런 맥락이다.

김상협기자 jupiter@

문화일보 발 행 일 : 2004/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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