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아시아오페라 갈라콘서트 성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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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아시아오페라 갈라콘서트 성료
  • 박정연 재외기자
  • 승인 2013.03.02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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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최정상급 성악가 8명, 잊지 못할 ‘아리아의 밤’ 선사

“오페라 아리아의 아름다운 선율은 600여 객석을 가득 채운 관객 모두를 감동의 도가니로 몰고 갔다”

지난달 28일 주캄보디아한국대사관과 재캄보디아한인회(회장 양성모)가 공동주관해 프놈펜 첸라문화극장에서 펼쳐진 ‘제46회 아시아 오페라 갈라콘서트 2013’은 한국의 최정상급 오페라 성악가 8명이 대거 출연, 클래식 음악의 진수를 유감없이 발휘한 가운데 성황리 끝났다.

‘갈라’의 사전적인 의미는 오페라의 ‘하이라이트’에 해당되는 주옥같은 아리아나 중창, 합창 등을 따로 모아 만든 공연을 의미한다.

이날 갈라 콘서트에서는 우리 귀에 익숙한 이탈리아의 민요 ‘오! 솔레미오’를 비롯, 푸치니의 ‘별은 빛나건만(E Lucevan le Stelle)’ 같은 오페라 ‘토스카’의 주옥같은 명곡들이 감동의 전율을 선사했다.

평소 클래식 음악을 접하지 못한 현지인 관객들 역시도 마이크나 음향시설 없이 오직 인간의 음성으로 무대가 채워지는 감동의 순간을 잊지 못하는 표정이었다.

이번 공연은 아시아오페라단장이자 테너인 박성도 교수를 비롯, 소프라노 진귀옥, 곽현주, 메조 소프라노 양송미, 테너 이광순, 바리톤 김범진, 김승진 등 그야말로 한자리에 모이기 힘든 한국의 최정상급 성악가들이 모두 참여했다는 사실만으로도, 그 의미는 충분했다.

국제콩쿠르에서 여러 차례 입상한 세계정상급 수준의 프로 성악가다운 모습을 보였다. 화려한 오페라전용극장에서 평생을 공연해온 이들이지만, 현지의 열악한 무대설비나 조명에는 전혀 아랑곳하지 않았다. ‘장인은 연장을 나무라지 않는다’는 속담이 이보다 맞아 떨어질 수 있을까? 싶을 정도.

한국을 대표하는 최정상급 성악가들은 그 어느 화려한 무대에서 공연할 때 보다 더 뜨거운 열정과 감수성 넘치는 연기로 환상적인 무대를 연출, 진정한 프로의 모습을 온몸으로 보여줬다. 관객들도 뜨거운 앙코르 기립박수로 보답했다.

아시아오페라단장 박성도 교수는 이탈리아 산타 체칠리아 음악원 출신답게 좌중을 압도하는 무대매너를 선보여, 관객들을 끌어들이는 강한 흡인력을 보여줬다.

TV에도 자주 모습이 나와 일반관객들에게도 익숙한 유명 소프라노 진귀옥(추계예대)의 아름다운 목소리는 마치 ‘마리아 칼라스’의 전성기 때 모습을 보는 듯한 착각이 들게 할 만큼 매력적인 목소리로 분위기를 압도했다.

테너 이광순 교수(국립안동대)가 부른, 베르디의 대표작 ‘리골레토’의 명곡, ‘여자의 마음’ 역시도 6백여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충분했다.

세계적인 성악가 조수미와 협연할 만큼 국내외에서 피아노 명연주자로도 이름을 떨쳐온 정미애 피아니스트도 섬세하면서도 세련된 반주를 통해 발군의 실력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마지막 공식 무대가 끝나자, 관객들의 기립박수에 대한 화답으로 앙코르 곡 베르디 명곡의 ‘축배의 이중창’이 울려 퍼졌다. 순간 무대의 주인공들은 그들의 스승이자 오페라계의 대선배인 아시아오페라단 신인철 교수를 무대로 모신 가운데, 함께 손을 잡고 무도회 춤을 추며 선배 마에스트로의 반세기를 걸친 클래식의 열정에 뜨거운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마지막 피날레는 신인철 이사장의 즉석제안으로 우리나라 동요 ‘고향의 봄’을 성악가들과 관객들이 모두 다함께 부르는 것으로 오페라 갈라콘서트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공연을 마친 후 한 관객은 “신이 인간을 만들었지만, 음악은 인간이 만들었다는 표현이 걸맞은, 클래식의 진수를 경험할 수 있는 아름다운 밤이었다”고 감상소감을 밝혔다.

올해로 벌써 46회 째를 맞는 아시아오페라단(이사장 신인철 교수)의 금년 공연은 베트남 호치민 오페라하우스 공연에 이어 프놈펜 공연으로 마무리됐다.

클래식의 불모지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오페라 갈라콘서트를 캄보디아에서 한해도 거르지 않고 무려 5년째 주최해온 신인철 아시아오페라 이사장은 “내년에는 더욱 더 멋진 무대를 선보이겠다”고 밝히며, 70대 노구에도 불구하고, 클래식에 대한 애정과 열정만은 사그라지지 않는 진정한 ‘마에스트로’의 모습을 보여줬다.

[캄보디아=박정연 재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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