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훈 재미동포 입각을 환영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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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훈 재미동포 입각을 환영하는 이유
  • 이계송
  • 승인 2013.02.22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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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훈 미래과학부장관 후보자 검증 작업이 한창이다.

“나는 진짜 미국인이 됐다”고 했던 사람, 그것도 CIA와 관련해서 일한 사람이 어찌 한국의 각료가 될 수 있는가? 한국과 미국의 국익이 충돌할 때 그는 과연 어느 편을 선택할 것인가? 그가 한국인으로 한국의 정체성에 대한 자부심을 갖고 한국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칠 수 있는가? 이게 검증의 핵심인 것 같다.

과학기술, 특히 하이테크 분야를 다루는 한 국가의 수장으로서 이와 같은 검증은 피할 수 없는 일이다. 다만 검증의 잣대를 어디에 들이댈 것인가에 대해서는 여러 의견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미주한인회총연합회’는 김 후보자의 입각을 환영한 바 있다. 그 이유는 김 후보자가 자신을 낳아준 조국을 위해 크게 공헌할 한 사람의 ‘한인동포’로 보기 때문이다.

김 후보자는 ‘Korean-American’으로 미국의 국익을 위해서 큰일을 해왔던 사람이고, 미국시민으로서 미국정부에게는 보배의 하나다. 특히 하이테크 분야의 인재들은 미국 정부의 특별보호 하에 있는데, 그 역시 그런 보호대상일 수 있다. 따라서 그로서는 한국 정부로부터 각료 입각 제의를 받았을 당시 미국 정부의 양해를 구했으리라고 보는 것이 상식이다.

그리고 그는 미국 시민권을 포기하고, 대한민국 국적을 회복했다. 이 모든 것이 CIA식으로 몰래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대명천지 하에 공개적으로 행해졌다.

다른 각도에서 보면 그의 입각을 염려해야할 쪽은 미국이 아닐까? 하지만 아직까지 미국정부가 입장을 밝힌 바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어쩌면 미국으로서는 자국의 영향력의 반경을 넓히는 데 김 후보의 입각이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한국 역시 미국처럼 생각한다면 미국의 보물을 한국으로 데려왔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긍정적으로 보아야할 일이다.

한국은 국제화를 부르짖으며, 모국어만큼 영어 교육에 열을 올리고, 한국 정부 산하 기구인 한국관광공사 사장이나 유명 대학의 총장까지도 외국인 출신으로 채우는 것을 보면 국제화를 위해서라면 정체성이라는 자존심까지도 포기할 준비가 되어있는 것 같다.

그렇다면 앞으로는 각료가 아니라 국무총리까지도 외국에서 수입해야 할 정도로 인재의 풀을 국제적으로 늘려야 하는 상황까지도 상정해 볼 수 있다.

이스라엘과 미국 간에는 이미 김 후보자와 같은 경우가 수없이 있어왔다고 한다. 그것은 동맹국으로서 서로 신뢰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미국과 한국이 진정한 동맹국이라면, 이런 정도의 일은 동맹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되었지 문제가 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한국과 미국 간 이익이 충돌할 때, 김 후보자가 어느 편에 설 것인가에 대한 답도 이미 나와 있지 않을까? 그가 현명한 사람이라면 양국의 이익을 함께 고려하면서 윈-윈 상황을 만들 것이다. 이게 상식이다.

국제화를 부르짖으면서도 아직도 정체성의 문제만을 따진다면 자기모순이다. 국제화란 다양성과 다원주의를 인정하고 자기 정체성을 허물면서까지 유연성을 발휘해 국제사회에서 ‘세계시민’으로서 살아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옛날식 애국주의를 벗어나 세계주의로 가자는 것이다. 더불어 역사적인 피해의식 때문에 민족주의적인 경향이 짙고, 오랜 군사독재시대를 겪으면서 무엇이든 가공할 정도로 획일화 하고 절대화하려는 의식이 우리에게 잠재해 있다면 이것도 과감히 허물어간다는 것을 말한다.

김 후보의 입각은 한국이 세계화로 가는 또 다른 분기점이 되리라 믿는다. 미국은 대통령직만 제외하고, 어느 나라 출신이든 상관없이 미국시민권자라면 어떤 공직도 허용된다. 오스트리아 출신인 아놀드 슈워제네거가 캘리포니아 주지사에 오른 것이 하나의 예다.

720만 해외동포 가운데 김 후보자와 같은 해외 동포 인재들이 앞으로 조국으로 돌아가 봉사할 수 있는 문호를 이 기회에 계속 넓혀갔으면 좋겠다.

[이계송 미주한인회총연합회 대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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