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신 대사, 한인문화회관·파독광부기념회관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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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신 대사, 한인문화회관·파독광부기념회관 방문
  • 나복찬 재외기자
  • 승인 2013.01.23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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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국발전에 희생한 공적, 역사에 길이 남을 것”

지난 17일 오후, 김재신 주독대사가 중부독일 에센(Essen)에 소재한 한인문화회관과 파독광부기념회관(Meistersinger Str. 90, 45307 Essen)을 방문했다.

김재신 대사는 회관 입구에서 고창원 글뤽아우프회장을 비롯해 윤행자 한독간호협회장과 고문·임원진으로부터 따뜻한 영접을 받았다.

▲ 김재신 대사가 광산박물관(왼쪽)과 재독동포역사자료실을 둘러보고 있다.

지난 9월 부임이후, 중부독일 지역을 처음 방문한 김 대사는 재독한인글뤽아우프회 김동경 수석부회장의 안내로 회관에 설치된 ‘7936 아름다웠던 그들이 대한민국을 비춥니다’라는 글귀가 새겨진 기념 동판조형물, 좌우에 위치한 파독광부와 파독간호사 초창기 모습들과 함께 역사적인 한-독 경제협력협정조인식 등의 전시사진과 음향실과 부속실 등 회관 구석구석을 둘러봤다.

윤행자 한독간호협회장은 회관 입구에 걸린 재독한인문화회관 건립 후원자 명단이 담긴 대형 액자를 소개하고, 재독한인사회에서 지난 1999년부터 시작된 한인문화회관 건립 움직임을 설명했다. 아래층에는 파독광부와 간호사들의 피와 눈물과 땀으로 점철된 지난 시간들, 변화하는 조건에 적응하며 숨차게 살아 나온 지난 역사가 담겨진 사진들이 전시돼 있어 눈길을 끌었다.

▲ 파독광부기념회관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김재신 대사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재독동포역사자료실에 들른 김 대사는 유상근 실장으로부터 자료실에 대한 대략적인 안내를 들었다. 재독동포들이 시작한 국경일 행사, 자료실 설립 의의, 특히 자라나는 차세대들에게 3·1정신을 포함, 선대들이 그 동안 살아오며 지켜 낸 지난 역사를 바르고 정확하게 알리기 위해 힘쓰고 있으며 자료실 전시품목 추가 확보에 노력하고 있다는 설명도 들었다.

김 대사는 사료적 가치가 있는 각종 전시물에 큰 관심을 보였으며, 방명록에 “고국 발전을 위한 희생과 공적은 우리 역사에 길이 남을 것입니다”라고 적었다. 이어 성규환 고문의 안내에 따라 광산박물관을 방문한 김 대사는 공사 당시의 모습을 청취하고 깊은 관심을 표명했다.

특히 김 대사는 지하 1,000미터를 내려가 이어지는 광산 수평갱도에서 사람들을 수송하던 인차와 석탄을 실어 나르던 탄차를 보며 당시 한인광부들의 작업환경을 떠올리며 잠시 감회에 젖는 모습도 보였다. 그는 파독광부회관이 현재 모습을 갖추기까지 수고를 아끼지 않은 관계자와 임원들의 노고를 치하하고, 한인광부들의 어려웠던 당시의 삶을 말로 듣던 것보다 더 큰 감명을 받았다는 소감을 밝혔다.

고창원 회장은 “김재신 대사의 회관 방문을 회원 모두의 이름으로 환영한다”며, “회관 방문을 통해 우리들의 모습은 물론, 회관에 대한 관심과 함께 파독광부와 간호사들이 지난 반세기동안 이역 땅에서 살아오며 간직했던 지난 세월을 함께 볼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회관 빚에 대해 부임 직후부터 각별한 관심과 함께 회관매입 잔액을 청산할 수 있도록 해 준 점에 대하여 큰 감사를 표했다.

▲ 지난 17일 오후, 김재신 주독대사가 중부독일 에센(Essen)에 소재한 한인문화회관과 파독광부기념회관을 방문했다.

김 대사는 답사 형식의 인사에서 “한 일도 없는데 과분한 영접에 감사하다”며 “어디를 가나 재독한인사회만이 지니고 있는 각별한 정을 보고 느낄 수 있으며, 정이 넘치는 한인사회 분위기를 항상 볼 수 있다는 사실에 고마움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40~50년간 낯선 이역 땅에서 가족과 나라를 사랑하는 애국심을 가슴에 담고 조국경제발전에 초석이 되신 여러분들이 지니고 계신 현재의 위치를 존경한다”고 덧붙였다.

한독간호협회 윤행자 회장은 “지난 10월 5일, 대사관에서 처음 만난 자리에서 ‘제 임기 내에 이 문제는 꼭 해결하겠다’는 언질을 받은 바가 있었는데, 임기 3년이 아니라 3개월 내에 이렇게 조속히 해결해 줬다”며 다시금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어 고창원 회장이 ‘파독 50주년 기념행사계획’과 각종 현안을 영상 프레젠테이션으로 소개했다. 그는 오늘을 있게 한 전 세계에 거주하는 파독산업전사들과 가족, 또 주독대사를 역임하신 분들과 전·현직 주한독일대사들을 초청하는 계획을 갖고 있다고 밝히고, 이에 따른 공관의 관심과 지원을 부탁했다.

이용기 재무위원은 매입가격을 포함해 지난 3년간 감당해 나온 비용(매입수수료·기자재 구입·시설 투자·이자부담 등)을 영상자료를 통해 소개했다. 이 재무위원은 “현재 회관에 투입된 비용은 약 61만 2,000유로에 이른다”며 회관이 그에 상당하는 가치를 지니고 있다는 사실을 밝혔다. 이어 매월 지출이 2,370유로에 이르며 그에 상응하는 금액이 매월 정기후원금을 포함한 임대를 통한 수입계획이 수립돼 있음도 소개했다.

김 대사는 자족의 기틀을 마련한 한인문화회관 운영에 종사하는 모든 이들의 노고를 치하하고 앞으로도 우리 동포사회가 발전을 거듭하며 한인들의 미래를 향한 에너지가 창출되는 긴요한 회관으로서 유지·발전될 수 있도록 관계자들의 부단한 수고를 당부했다.

윤행자 한독간호협회장은 김 대사의 회관 내방에 감사하는 뜻으로 그 동안 가보로 소중히 간직해 왔다는 고생대 식물화석 1점을 김 대사에게 전달했다. 전달식에서 윤 회장은 에센 쫄페어라인 지하층에서 출토된 이 희귀한 화석을 대한민국 역사박물관에 기부하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윤 회장은 독일 탄광촌에서 발굴된 화석을 대하는 방문자들이 진귀한 경험을 통해 재독동포들을 기억했으면 좋겠다고 밝히고, 2~3억년 전으로 추정된다는 기록이 새겨진 인증패 내용도 소개했다.

▲ 고태종(회관관리위원), 배인덕(회관 관리위원), 최광섭(관리 부회장) 씨 등이 2012년도 고용노동부장관 표창장을 수여받았다.

이에 김 대사는 대한민국 역사박물관으로 기증자의 뜻과 재독동포들의 마음을 담아 전달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파독광부로서 성실히 근무해 대한민국의 국위 선양은 물론, 국가경제 발전에 기여한 공로가 인정된 고태종(회관관리위원), 배인덕(회관 관리위원), 최광섭(관리 부회장) 3인에게 2012년도 고용노동부장관(이채필 장관) 표창장 전수식이 거행됐다.

건의사항을 접수하는 시간, 이용기 씨는 해병으로 월남전 참전 경력과 파독광부로서 조국근대화에 일조했다는 자존심을 가지고 평생을 살아 온 자신을 소개하고 현지 독일생활을 위해 자신과 같이 독일 시민권자가 된 많은 이들이 국적상실자로 분류돼 국가유공자 수혜대상에서 제외되고 있는 부당한 현실을 소개하고 이에 시정을 요구했다. 김 대사는 그와 관련한 문제와 대안들을 확인해 보겠다고 답했다.

회관을 떠나며 김재신 대사는 “짧은 시간의 만남이었으나 동포들께서 지니고 사신 삶의 지순함과 함께 정이 담긴 모습을 뵐 수 있었던 아름다운 만남의 시간이었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독일=나복찬 재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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