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차이나타운서도 ‘한류’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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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차이나타운서도 ‘한류’ 열풍
  • 뉴욕세계일보
  • 승인 2004.02.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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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에도 한류열풍이 매섭다. 중국본토의 한류열풍은 이미 오래된 얘깃거리지만 머나먼 이곳 뉴욕에까지 한국문화가 맹위를 떨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5백여개의 채널과 헐리우드 영화, 그리고 각국의 드라마가 난립하는 미국에서 까지 중국인들은 한국 드라마에 열광하고 있는 것이다.

플러싱 차이나타운에서 한류의 열풍을 확인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홍콩플라자는 한인들의 서울플라자에 견줄만한 중국인들의 대형 쇼핑몰로 하루 수천명이 애용하는 명소다. 이 쇼핑몰 문을 열면 정면으로 눈에 들어오는 DVD전문점 ‘원더 포에버’는 바로 미 차이나타운 내 한류 열풍의 진원지. 한글과 중국어로 표기된 낯익은 한국 드라마 여러 종류가 눈에 잘 띄게진열돼 있었다.

‘유명 한국 드라마 시리즈’라고 적힌 코너에는 ‘상도’ ‘겨울연가’ ‘가을동화’ 등의 인기드라마부터 한국 팬들조차 기억이 가물가물한 ‘술의 나라’ ‘그 여자 사람잡네’ 등의 비주류도 포함돼 있어 다양한 선택폭을 자랑했다. 코너에는 드라마 70여 편이 백과사전만한 박스안에 담겨져 있었고 각 박스에 20장 이상의 CD가 에피소드별로 내장돼 있는 점이 특이했다.

‘원더 포에버’를 5년 동안 운영했다고 밝힌 왕 후이 사장은 기자의 질문에 연신 미소를 띄우며 중국이민자들의 한국문화사랑을 털어 놓았다. 그는 “정말 대단한 인기다. 현재 나와있는 드라마는 이미 고객 대부분이 시청을 마쳤고 신작출시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며 “10대부터 4-50대까지 시청연령대도 다양하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가을동화, 겨울연가, 첫사랑, 유리구두 등이 큰 인기를 얻었다. 이는 한국식 사랑 이야기가 중국인들의 감성을 파고들었기 때문”이라고 자체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중국 상인들은 뉴욕에도 한류열풍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조금도 의심하지 않았다. 플러싱 다운타운 일대에는 한국드라마를 취급하는 중국상점이 8곳이나 되며 각 매장마다 하루 평균 10~15명이 드라마구입에 주저없이 돈주머니를 풀고 있다. 이는 연수치로 계산했을때 약 3만7천건의 매매가 성립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문제는 한인업주들이 한류열풍을 제대로 활용치 못한다는 점. 일부 한인 선물코너에는 다양한 한국영화 및 드라마 DVD가 출시돼 있지만 가격은 중국업소에 비해 상대적으로 매우 높은 편이다. 보통 미니시리즈의 경우, 5~7개 짜리 DVD가 1백달러를 상회해 일부 중국매니아층만이 구매하는 편이다.

반면 중국상점은 한 회당 한국방영물 대여료가 50센트에 불과 하며 가입비 2백달러를 내면 500개까지 무제한으로 무료대여할 수 있고 DVD플레이어까지 무상으로 제공해 가격경쟁으론 도저히 그들을 당해낼 수 없다는 지적이다.

다양한 업종에서 중국인들의 시장공략이 가속화되는 이때 한인업주들은 가격외적인 부분을 개발해 차별화를 꾀하고 뉴욕에서 불고있는 한류열풍을 적절히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조언이 계속되고 있다. <김지훈 기자>

202kim@sgtusa.com


입력일자: 2004.2.17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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