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봉길 의사 미공개 저항시 '노상유감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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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봉길 의사 미공개 저항시 '노상유감금'
  • 고영민 기자
  • 승인 2012.12.13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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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념사업회 윤주 상임부회장, 본지 통해 처음 공개
▲ 윤봉길 의사 친필 한시, 路上有感唫(노상유감금). [제공=매헌윤봉길의사기념사업회]

매헌윤봉길의사기념사업회 윤주 상임부회장(매헌기념관장)이 매헌(梅軒) 윤봉길(尹奉吉 ·1908~1932) 의사의 친필 한시(저항시) 1수(제목: 路上有感唫·노상유감금)를 본지를 통해 처음으로 공개했다.

윤주 상임부회장은 "윤봉길 의사는 한학을 공부하며 한시 300여 편을 남겼다"며 "금번 공개하는 한시는 언론에 보도된 적이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윤 상임부회장은 "당시 농민운동을 전개하던 윤봉길 의사가 일본의 수탈에 못이겨 정든 고향을 등지고 북간도 등으로 향하는 농민들을 바라보며 느낀 소회가 잘 나타나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립에 대한 희망을 결코 놓지 않으려는 결연한 의지도 함께 보여주고 있다"고 공개한 친필 한시에 대해 설명했다. 

한편, 기념사업회는 오는 19일 오전 11시 서울 용산구 효창공원 윤봉길 의사 묘전에서 '매헌 윤봉길 의사 순국 제80주기 추모식'을 거행한다.

매헌 윤봉길 의사의 친필 저항시 번역문은 다음과 같다.

路上有感唫
(노상유감금 : 길 가다가 느낌이 있어)

野禾半熟碧黃連 (야화반숙벽황연)
爭啄群禽盡向前 (쟁탁군금진향전)
西風忽捲千峯雨 (서풍홀권천봉우)
午熱猶蒸萬巷烟 (오열유증만항연)
最恨索租添白地 (최한색조첨백지)
那能絶粒上靑天 (나능절립상청천)
眼看山川多奇麗 (안간산천다기려)
邦基回泰理將然 (방기회태이장연)

들녘의 벼 반쯤 익어서
푸르고 누런 벼 연해 있는데
먹이를 찾는 새떼들
서로 앞을 다투어 날아간다
서녘 바람은 홀연 수많은 봉우리에
내리는 비 거두어 버렸고
낮 더위 아직도 찌는 듯하여
골목마다 아지랑이 피어오르네
가장 한 될 손 메마른 땅까지도
검은 착취의 손길이 뻗치니
어찌 무슨 수로 곡식 끊고서
저 하늘로 올라가랴
눈으로 보기에 산과 내에도
기이하고 고운 기운 넘쳐나
이 나라의 태평스런 국권은
기필코 돌아오고야 말리라

[자료제공=매헌윤봉길의사기념사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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