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외공관장 인터뷰> 신장범 주칠레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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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외공관장 인터뷰> 신장범 주칠레대사
  • 연합뉴스
  • 승인 2004.02.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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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연합뉴스) 공병설기자 = 신장범 주칠레 대사는 10일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처리가 세번째 무산된 것과 관련해 "칠레 정부와 의회, 국민들은 이번에는 한국 국회가 비준안을 반드시 통과시킬 것이라고 믿고 있었는데 어떻게 설명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신장범 주칠레대사 인터뷰
신장범 주칠레 대사가 10일 외교부청사 접견실에서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처리가 세번째 무산된 것과 관련해 "칠레 정부와 의회, 국민들은 이번에는 한국 국회가 비준안을 반드시 통과시킬 것이라고 믿고 있었는데 어떻게 설명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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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 대사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칠레 상원이 지난 1월22일  만장일치로 비준안을 통과시킨 것은 우리 국회의장이 2월9일에는 경호권을 발동해서라도  비준안을 반드시 처리하겠다는 굳은 의지를 밝힌 것을 믿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비준안 처리가 무산될 때마다 현지 언론은 이를 크게 다루면서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며 "FTA는 결혼과 같은 것이어서 어느 한 쪽이 하자고 되는  것이 아니고 둘이 주고 받으면서 서로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작년 12월30일과 지난 1월8일 일부 의원들이 물리력을 동원해 의사진행을  막았다는 기사와 사진이 현지 신문에 실려 칠레 전체에 큰 충격을 안겨주었다고 신 대사는 기억했다.

    그는 칠레가 농업강국이라는 주장에 대해 "전혀 사실과 다르다"며 "칠레는 사과, 배, 포도 등 과실분야에서 약간의 경쟁력이 있을 뿐 다른 품목은 경쟁력이  없다"고 설명했다.

    또 "칠레가 현재 우리나라에 수출하는 농산물은 포도 1천300만달러, 키위 170만달러, 포도주 260만달러 정도"라며 "오히려 현지에서는 사과와 배는 관세철폐  대상에서 제외된데다 포도도 FTA가 발효되고 상당 기간이 지나도 대 한국 수출액이  4천만-5천만달러에 그칠 것이라며 오히려 불만스러운 분위기"라고 전했다.

    그는 "칠레가 우리와 FTA를 추진하는 이유는 경제와 기술 수준이 높아 일본, 중국과 함께 아시아의 대표적 국가로 인정했기 때문"이라며 "칠레 의회는 미국,  유럽연합(EU)과 FTA를 비준할 때는 반대의원이 있어 만장일치를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칠레는 중남미 국가 중에서 정치적으로 가장 안정된  나라로  투명지수가 세계 10위권에 들 정도로 사회제도가 투명하며, 모든 중남미 국가와 관세인하  협정을 맺어 지역 교두보로서도 가치가 높다"고 평가했다.

    그는 "양국 정상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공식 서명한 칠레와의 FTA 발효가 늦어질수록 우리만 손해를 보게 된다"며 "칠레가 협정 자체를 파기할 가능성은 거의  없지만 시장은 한번 잃으면 회복이 힘들고 특히 경제에서도 믿음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정말로 더 이상 미룰 수는 없다"고 못박았다.

    신 대사는 비준안 처리를 반대하는 농촌출신 의원들에게 "농업은 단순한 산업의 하나가 아니라 천하지대본이며, 우리는 실제로 그렇게 믿고 살아왔지만 지금은 수출을 안하면 살아남지 못하는 시대라는 것을 직시해 달라"고 부탁했다.

    kong@yonhapnews.co.kr
(끝)
2004/02/10 13:13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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