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학계 "안중근, 동양평화론 제시한 선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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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학계 "안중근, 동양평화론 제시한 선각자"
  • 최승현 기자(모스크바 뉴스프레스)
  • 승인 2012.10.30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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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 평화 번영 해법 제시"… 모스크바 국제학술대회 및 출판기념회

안중근 의사 서거 103년을 맞아 한국학을 전공하는 러시아 학자들이 모스크바에 모여 ‘동양 평화론’과 그 행적을 조명하는 세미나가 열려 화제다.

모스크바 삼일문화원(원장 이형근)은 지난달 19일 모스크바 시내 민족회관 강당에서 ‘안중근 모스크바 국제 학술대회 및 출판 기념회’를 개최했다. 이날 세미나는 ‘안중근의 동양평화론과 현재’라는 주제로 열렸다. 특히 한국과 러시아에서 활동하는 동북아 국제학 학자들이 대거 참가해 눈길을 끌었다. 

세미나는 김학준 동북아역사재단 이사장의 기조강연으로 시작됐다. 제 1부는 '안중근의 연구 성과와 러시아의 시각'으로 안중근의 ‘동양평화론’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의 장이 됐다. 이번 세미나에서는 S.O. 쿠르바노프 상트페테르부르크국립대학교 교수의 논문 발표를 시작으로 박벨라 러시아과학아카데미 동방학연구소선임연구원, 사무일로프 상페테르부르그국립대교수, 최덕규 동북아역사재단 연구원, 신운용 안중근기념사업회선임연구원, 최복룡 대련대학교 교수, 김려호 전 고리키세계문학연구소 선임연구원, 하라 마코토(原誠) 교토 도지샤대학교 교수 등이 참여했다.

▲ 모스크바 삼일문화원(원장 이형근)은 지난달 19일 모스크바 시내 민족회관 강당에서 '안중근 모스크바 국제 학술대회 및 출판 기념회'를 개최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안 의사의 ‘동양평화론’의 사상과 현대적 의미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교류했다. 이들은 그의 사상이 가지고 있는 인류공영 정신이 동북아 평화정착과 동아시아 공동체 구축을 위한 한반도 정세와 맞물려 지금도 훌륭한 귀감이 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이번 학술대회의 쟁점이 된 ‘동양평화론’에서 안중근 의사는 '일본은 러일전쟁에서 승리한 뒤 동양평화의 약속을 깨뜨렸다. 그들은 대한제국의 주권을 빼앗았다. 그 결과 대한제국의 원수가 됐다. 이에 조선인들은 독립전쟁을 벌이게 됐다. 동양평화를 실현하고 일본이 자존하는 길은 대한제국의 주권을 되돌려주는 데 있다. 만주와 청나라에 대한 야욕을 버려야 한다. 독립한 3국이 동맹해 서양세력의 침략을 막아야 한다. 나아가 세계 각국과 더불어 평화를 위해 진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중근 의사의 행적과 관련해 다양한 사료집을 연구한 S.O. 쿠르바노프 상트페테르부르크국립대학교 교수는 “하얼빈에서의 의거와 관련해 러시아 언론들이 그를 테러리스트로 묘사했다”며 "북한의 학자들에 의해 안 의사가 이토를 저격한 핵심 동기가 동양 평화론에 입각해 있다. 일제의 국권침탈을 통한 ‘대동아공영권’은 평화의 약탈과 다름없는 행위다. 이같은 그의 동양평화론이 러시아 학계에서 연구되면서 테러리스트가 아닌 평화론자로 인식이 바뀌었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어 “안중근 의거는 만주지역을 둘러싼 국제정세를 정확히 파악하고 일제 침략으로부터 한국독립과 동양평화를 위해 결행한 국제적 대사건”이라며 “김일성이 북한에서 정권을 수립하며 자신의 입지를 공고히 하는 과정에서 안중근 의사의 항일 정신을 높이 샀다. 자신을 안중근 의사와 동일시한 인물로 설명하는 사료들을 여러곳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최덕규 동북아역사재단 연구원은 “그의 사상의 골자인 ‘평화론’은 앞으로 동아시아의 평화와 번영을 뀌하는 동북아 국가의 국제 정책에 중요한 사료가 된다”고 강조했다.

김려호 前 고리키세계문학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러시아의 대문호인 톨스토이와 안중근 의사의 사상이 일치한다고 전제한 후 의 사상과 안중근 의사의 삶과 생을 연계한 논문을 발표해 눈길을 끓었다. 그는 “1910년은 러시아 대문호인 레프 톨스토이와 대한독립'을 위해 투쟁의 삶의 살다간 한국의 안중근 의사가 사형된 해이기도 하다”며 “그들의 사상과 삶은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많다”고 강조했다.

눈문 발표에 이어 참가자들은 “근현대 100년간 일제강점기와 이념적 대립을 겪었던 한중일 3국이 이를 초월하여 수평적 평등과 공존을 모색해야할 시점”이라며 “안중근 의사는 100년 전 동양평화론을 통하여 그 해법을 제시한 훌륭한 선각자”였다고 입을 모았다.

[모스크바 뉴스프레스=최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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