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외공관장 인터뷰> 조규형 주멕시코 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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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외공관장 인터뷰> 조규형 주멕시코 대사
  • 연합뉴스
  • 승인 2004.02.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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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공병설기자 = 조규형 주멕시코 대사는 15일 "멕시코가  자국산업 보호를 이유로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지 않은 나라에 대해  심하게  차별대우를 하는 바람에 우리 기업들이 큰 피해를 보고 있다"고 밝혔다.

    조 대사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타이어 수입관세 인상으로 국내 타이어의 수출이 전면 중단될 위기에 놓였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만 더  큰  문제는 타이어뿐만이 아니라는 데 있다"고 말했다.

    그는 "멕시코의 유력 석유업체인 페멕스(PEMEX)사가 공장건설 국제입찰을  실시하면서 자국과 FTA를 맺지 않은 나라는 대상에서 제외한 일이 있었다"며 "한국과 일본은 백방으로 뛰어다닌 끝에 가까스로 입찰자격을 얻었다"고 전했다.

    멕시코는 또 자동차 시장을 개방하면서 FTA 미체결국 제품에 대해서는 50%의 관세를 물려 한국산 자동차의 수출에도 비상이 걸렸다는 게 조 대사의 설명이다.

    그는 멕시코의 FTA 신규 추진 중단선언과 관련, "이미 30여개의 FTA를 맺고  있는 멕시코가 새로운 협정보다는 산업체질 강화에 주력해야 한다는 업계의 요구를 받아들인 것"이라며 "그러나 FTA 추진을 완전 중단한 것이 아니라 일시적인 조치"라고 말했다.

    우리나라가 멕시코의 FTA 체결 제안을 거부했다는 지적에 대해 "2000년 6월  멕시코가 점진적인 FTA 추진을 검토하자고 제안해왔는데 곧바로 협상에 들어가자는 게 아니라 단계적으로 추진하자는 것이었으며, 이후 양국간  투자보호협정이  맺어지고 개별연구가 거의 마무리되는 상황에서 멕시코의 FTA 중단 선언이 나온 것"이라고 밝혔다.

    또 멕시코가 제안했을 때는 이미 칠레가 우리나라의 첫 FTA 대상국으로  결정된 뒤였다고 강조했다.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효과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서는 "멕시코는 NAFTA 체결 이후 대미 경제의존도 심화라는 부정적 효과도 있었지만 GDP 2배, 수출과  외국인투자유치가 3배 증가하고 고용과 금리 안정이라는 긍정적 효과도 거뒀다"며 "FTA에 따른 이득이 소수계층에 몰리면서 빈부격차가 심해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조 대사는 내년에 우리나라의 멕시코 이민 100주년을 맞아  다양한  기념사업을 준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1905년 4월 1천33명의 한인을 태운 배가 제물포를 출발해 두달만에  멕시코에 닿은 데서 멕시코 이민이 시작됐다"며 "이민 1세들이 처음 발을 디딘 유카탄주 메리다시(市)에 병원을 세워 고령인 후손들이 무료로 치료받도록 하고 옛  한인회관을 이민사 박물관으로 꾸미는 한편 기념비 설립, 100주년 이민사 편찬사업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90년대 중반 1천명이었던 우리 교포 수가 외환위기 이후 현재 1만명 가량으로 늘어나면서 불미스런 일이 잦아지고 한국인과 한국에 대한 이미지가 나빠진 것이 사실"이라며 "자선사업과 봉사활동 등으로 이미지를 회복하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kong@yonhapnews.co.kr
(끝)
2004/02/15 06:37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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