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한글학교 이사회에 묻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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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한글학교 이사회에 묻고 싶습니다....
  • 빠리지성
  • 승인 2004.02.1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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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전 오늘 1월 14일자로 한인한글학교 병아리반 선생에서 해임(?)된 윤정혜라고 합니다.
너무 일이 커질까 겁이 나기도 한 것이 솔직한 심정입니다.
하지만 생각할 수록 억울하니, 두고두고 후회할 듯 싶어서 글을 올리리라 결심했습니다.

지난 2004년 1월 4일 화요일 저녁에 현 교장선생님에게 전화 한 통화를 받았습니다.
그 날은 개학 하루 전날이었구요. 주위에서 말이 많으니 14일까지만 학교에 나와달라는 통보였습니다.
학기 중인데 아이들에게 지장이 있으니 6월까지는 하고 싶단 의사표시를 하였지만, '그런 것은 상관없다'며 빠른 시간 안에 정리해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전 그 통보를 받아들였고 14일 오늘 정들었던 학교를 나왔습니다.

마지막 교사회의시간에는, 제 자신을 위한 최소한의 방어는 하겠다고,
다음과 같은 글(사직서)을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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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오늘의 사직은 명백히 제 의사와는 상관이 없다는 것입니다.

둘째, 현 교장선생님께선 본인을 해임할 의사가 없으셨으나, 마치 동료 선생님들을 비롯한 주위의 요청에 못 이겨 이루어 진 결정이라고 설명하심으로써 저로 하여금 동료 교사들을 불신하도록 한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합니다. 그러나, 본인이 특정교회에 출석한다는 이유만으로 제게 비난을 가할 동료교사들은 없을 것이라는 확실한 믿음이 있으므로, 교장선생님께서 심어주신 불신감은 이 자리에서 털고 갑니다.

셋째, 이번 사직 요구는 아무런 타당한 이유가 제시되지 못했다는 사실입니다. 교장 선생님께서는 세상이 그런 것이니 좋게 나가라고 하셨으나, 제가 생각하는 세상은 전혀 그렇지 않으며, 오히려 세상이 그런 것이라면 고쳐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나 아이들에게 사회적 정의와 합리를 가르쳐야 하는 학교에서 이런 불합리한 일이 더 이상 발생되지 않기를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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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오늘 아침까지만 하더라도, 위의 글을 동료 교사들 앞에서 읽음으로써,
이 일을 이정도에서 조용히 넘기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모든 교사들이 지켜보는 그 자리에서, 교장선생님이 분명히 밝히시더군요.
제가 이 한인 한글학교를 그만 두어야 하는 이유는 이사회에서 이미 결정이 난 것이며,
구체적인 사유는 제가 다른 한글학교를 가지고 있는 빠리한인 침례교회에 출석하고 있는
교인이기 때문이랍니다.

전 이사회에 묻고 싶습니다. 이것이 과연 타당한 사유인지를...
침례교회교인은 한인한글학교의 교사 자격이 없는 것입니까?
제가 다니고 있는 교회에서 한글학교를 운영하고 있다고 해서,
제가 3년동안 다니던 한인한글학교를 그만 두어야 하는 것입니까?
일종의 연좌제라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전 이미 3년차 한글학교 교사로서 나름대로 성실히 임했습니다.
답답한 심정에 이렇게 글을 올립니다.
제가 한글학교 이사회의 이사들이 어떤 분들인지도 모르겠고
어떻게 된것인지에 대해서 알고 싶지만 길이 없네요.

이사분들 중에 이 글을 읽으신다면 해명 부탁드립니다.

2004년 1월 14일 밤
윤정혜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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