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참여를 애국으로 생각하는 재외국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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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참여를 애국으로 생각하는 재외국민!
  • 김기봉 주일본대사관 재외선거관
  • 승인 2012.09.14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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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재외국민의 80% 정도가 영주권자이다. 일제강점기를 거친 일본 땅에서 온갖 차별과 어려움 속에서도 현재까지 국적을 변경하지 않고 조국의 발전을 위해 물심양면으로 도우면서 한국인으로 살아온 영주권자들에게 재외선거권은 당연한 권리이면서 대한민국에 대한 자신들의 관심과 열정을 표현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이러한 권리를 바탕으로 재일본대한민국민단과 재일본한국인연합회 그 밖에 많은 재외국민들은 재외선거 참여와 공정선거 실현을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일본의 경우 제19대 국회의원재외선거에서 추정 재외국민 46만여 명 중에서 1만 8,000여명이 신고·신청하고 9,700여 명이 투표했다. 여러 언론에서 낮은 신고·신청률과 투표율을 지적하면서 재외선거의 부정적인 면만을 집중 보도했지만 공관 2회 방문, 제한된 재외투표소 운영 등 열악한 투표환경을 감안할 때 결코 적은 숫자로만 볼 수는 없다. 오히려 재외국민의 권익증진과 한인 동포사회의 화합과 모국과의 소통을 이끄는 선구자적 역할을 한 그들의 노고에 감사해야 하지 않을까!

제19대 국회의원선거에서 보여준 재외국민들의 나라사랑은 감동 그 자체였다. 90세의 연령에도 불구하고 투표소를 방문하여 본인의 투표용지를 투입하고 눈물을 흘리면서 이제 진정 대한민국 국민으로 인정받게 되어 기쁘다고 하신 재일교포 1세 할아버지,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달려와 처음으로 투표한 교포 자녀들, 투표 후 그 기쁜 마음을 오래오래 간직하고 싶어 기념 촬영을 한 수많은 사람들, 각각의 사연으로 투표에 참가한 재외국민들의 공통점은 바로 대한민국에 대한 사랑이었다. 이들이 생업과 여가를 뒤로 하고 먼 길을 찾아와 투표를 한 것은 자신의 권리를 행사해서 조국 발전을 위해 국민으로서의 의무를 다하는 마음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지난 국회의원선거에서 일본 재외국민이 흘린 땀과 눈물을 생생히 기억하면서 필자는 매일 아침마다 선거사무종사원들과 열심히 하자는 ‘파이팅’ 구호와 함께 하루를 시작한다. 각자 역할을 정해서 공관 방문자 대상 안내와 휴대폰과 인터넷을 이용한 안내, 포스터 및 인쇄물을 이용한 안내를 분담하고 있다. 한인단체·교육단체 등 각종 단체의 구성원을 대상으로 간담회와 설명회를 개최하고 공원·버스·전철·길거리 등 생활주변에서 한국인의 목소리가 들리면 바로 찾아가서 재외선거를 안내한다. 재외선거관의 근무지는 공관에 국한되지 않으며, 일상생활 자체가 재외선거인 것이다. 때때로 재외선거관의 안내로 선거에 참여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는 말을 들을 때면 가슴이 벅차고 뿌듯함을 느낀다.

역사상 처음 실시하는 재외선거는 재외국민을 포함한 국민전체의 의사를 정치에 최대한 반영하려고 하는 민주주의 실현과정에서 탄생한 것이다. 재외선거를 경제적 측면에서만 계량화해서 평가할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오는 12월의 대통령재외선거에서 보다 많은 재외국민이 선거에 참여할 수 있도록 언론계를 비롯한 각계각층의 격려와 성원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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