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독일 한국학의 어두운 앞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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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독일 한국학의 어두운 앞날
  • 베를린 리포트
  • 승인 2004.02.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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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독일 한국학의 어두운 앞날  
강미노
주 독일 한국학과의 문제에 대해서
  
  
http://www.geocities.com/koreaspiegel
원인
나는 훔볼트(Humboldt)대 한국학(Koreanistik)과의 거의 마지막 학생으로 지난 달에 졸업했다. 2-3년 전부터 독일에 있는 거의 모든 다른 학교들과 같이 훔볼트대도 마찬가지로 재정적 부족을 이유로 삼아서 본교에서 한국학과를 하나씩 하나씩 (단계별로) 없애려고 일단 중국학과 내로 부속시키는 등의 노력을 해오고 있었다. 베를린 자유(Freie)대학교에서는 한국학과란 자체는 없지만, 현행 수업들은 일본학과 내에서 진행되고 있다. 이런 사실만 보더라도 독일, 그리고 특히 베를린에서 한국 그리고 한국의 사회, 역사와 문화 등등에 대한 지식과 이해가 얼마나 부족한지 확실히 알 수 있다.

결과: 예가 두개
몇 년 전부터 펜드라곤(Pendragon)이라는 독일출판사가 독어로 번역된 한국 소설책을 출판하기 시작했다. 그 자체로는 매우 좋고 중요한 발전이라고 보지만, 질적인 면에서 보면 거의 형편없다고 해야 할 정도이니 비판할 만한 면도 적지 않다고 생각한다. 또한, 독일언론의 한국 그리고 한국과 관련된 문제에 대한 보도방식도 비슷한 맥락에서 봐야 될 것 같다. 보도내용을 자세히 보지 않더라도 다른 미국전선에 빠진 보도와 차이가 별로 없기 때문이다. 대화 상대자 그리고 과학적인 고문(顧問)이 있었다면 이런 한국에 대한 왜곡되고 잘못된 정보 유포가 발생하지 않았을까 회의한다. 그리고 여기에 잘 드러난 또 다른 하나의 위험은 독일에 있는 사람들한테만 피해가 될 수 있는 것뿐만 아니고, 결국 동(남)아의 국가들과 국민들은 물론이고 한국과 한국사람 그리고 북한과 북한사람들한테까지도 어려움을 가중시킬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기 때문에 매우 큰 문제라고 본다.

주 독일 한국학과의 현주소와 앞날
독일에 있는 한국학과들은 함부르그, 베를린(훔볼트대), 튀빙엔, 보쿰 등 총 4가지 밖에 없고 몇 년전부터 베를린을 비롯해서 한국학과들의 규모나 그 수가 점점 작아지고 있으며 본 교과 과정의 최소한의 학과목을 제외한 나머지는 거의 폐강되고 있는 현황이다. 함부르그는 경제와 언어, 베를린은 문학과 사회, 튀빙엔은 인종과 언어 그리고 보쿰의 한국학과는 문학과 정신학 등을 집중했다. 표면 상으로는 (외관상으로는) 그럴듯하지만, 정작 강의 구성을 구체적으로 보면, 다들 유사할 뿐만 아니라 학과마다 한 수업이 9개 정도밖에 안 되는 상황이다. 교수진을 보더라도 희망을 주는 사항이 아니다. 새로 들어온 젊은 (한국학을 전공한) 강사들은 강의 경력도 거의 없거나, 아니면 몇 십년 동안 강의한 나이 많고 다소 고루한 교수들이 거의 다이다. 놀라운 일은 아니다. 한국학을 공부하는 사람이 없으면 나중에 한국학교사가 될 수 있는 사람도 역시 있을 수 없는 법이기 때문이다 (한국학 학생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한국학 교수도 존재하지 않을 수 밖에 없는 당연한 이치이다).

할일
지난 10년만 동안 삼성, 현대, 기아, 대우, 엘지 등 한국 유명브랜드의 상품들이 독일에도 진출하여 매년 엄청난 속도로 물량이 늘어나고 있으며 다른 경제적인 교류도 이루어지고 있다. 최근의 성공적으로 진행된 월드컵뿐만 아니고 여러 행사를 통해서도 한국이라는 나라와 사는 사람들에 대해 많이 알려지게 되었다. 하지만, 실로 상호 이해를 위한 현상들이 아니라고 봐야 된다 (?). 이것들은 ‚경제적인 언어’, 즉 경제의 자가자신의 보편적인 말하자면 (? 경제적인 용어로 말하자면)‚이익의 언어’뿐이어서 누구나 다 이해할 수 있고 사용할 수 있지만, 결국 이익 외에는 전달되는 것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물론 경제도 중요하지만, 잉여가치보다 이 잉여를 생성하는 사람들은 더 귀하고 존경할만한 것이 아닐까? 이런 관점에서 예를 들면 독일과 한국, 이 두 나라의 관계, 그리고 특히 상호교류가 어떻게 형성되어 가고 있는지 우려 되는 바이다.

주 독일 베를린 한국영사관의 한국문화원에서 다방면으로 문화적 교류를 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첫째로 특히 내용적으로 아직은 부족하고, 두 번째로는 일방적이어서 기대할만한 효과가 없다. 다른 말로 바꿔서 얘기하면, 영사관의 부속기관으로서 이 한국문화원이 독립적인, 즉 가능한 한 객관적인 관점에서 운영이 불가능하고 한국인이 한국을 보는 입장도 역시 동전의 양면의 하나뿐인 시각으로 제한되어있다. 다른 면은 바로 독일인이 한국을 보는 시각이다. 하지만, 지리학적인 그리고 문화차이가 상당히 큰 탓으로 보통 독일인들한테는 다른 지원매체가 없이 한국을 보는 것이 매우 힘들다. 독일인이 한국을 제대로 볼 수 있고 한국인이 독일을 제대로 본다면 진지한 교류도 가능하다고 본다. 한국인들은 독일을 맘껏 보고 있는 듯한 반면 독일인들은 극장에 잘못 들어가서 틀린 영화를 감상하고 있다는 점에서 거의 맹인과 다름없다고 볼 수 있다.

적어도 독일의 수도인 베를린에는 한국학과가 있어야 된다고 생각을 한다. 베를린을 제외한 다른 몇 도시에 있기는 하지만, 활발한 교류를 기대하기는 역부족이다. 구체적인 제안을 한다면 현재 형성 중인 자유대의 한국학(Korea Studien)을 국가와 재단 등으로부터 지원을 받아서 한국학 및 한국학 학생들을 양성한다면 두 나라 간에 그리고 두 나라 사람들간의 교류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믿는다. 현대적인 한국학 교육을 위해서는 사회, 문화, 정치, 경제 등 모든 분야를 망라하는 한국전문기관이 있어야 한다. 사람들이 상관되는 여러 분야를 연결해서 폭 넓게 공부해야 연관상의 뜻이 뭣인지 알 수 있고 폭 넓은 교류를 도모할 수 있다. 물론 독일인들이 스스로 해야 할 몫이 있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지만, 한독과의 교류에 첫 걸음은 바로 맹인을 다시 볼 수 있게 하는 것이라는 관점에서 한국측의 노력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생각을 한다.
강미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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