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인님들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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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인님들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
  • 흑룡강 신문
  • 승인 2004.02.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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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룡강신문 채복숙기자 - 2004년 01월 30일

"얘야, 우린 여기 로인조에서 설을 잘 쇠고있으니 걱정 말거라, 너희도 거기서 설 잘 쇠거라!"

바로 설전인 지난 20일 저녁 한국 KBS '여섯시 내고향'프로에서는 할빈시 향방구 성고자진 신성촌 김수희할머니(79세)의 절절한 목소리가 울려나왔다…

신성촌에서는 해마다 설이면 상로인들을 모시고 세배를 올리는 풍속이 있다. 이 촌에서는 140여명의 로인들이 계시는데 그중에서도 75세이상의 고령 로인이 근 30명가량 된다. 근년래 촌에서 젊은이들이 외국으로, 연해도시로 나가자 마을을 지키고 가정을 지키는게 로인들이였다. 이로 하여 젊은이들이 시름 놓고 바깥의 넓은 세계에서 활보할수 있었다. 이러한 로인들에게 감사한 마음으로 또 우리 민족의 로인을 존중하는 미풍량속을 계승 발양하기 위하여 이 촌에서는 련 몇년간 해마다 상로인 설세배모임을 가지였다. 올해는 한복까지 떨쳐입고 고생 많으셨던 로인님들에게 술을 부어올리며 "복 많이 받으세요!"하며 큰절을 올렸다는것이다.

그러던차 15일날 한국 KBS의 '내고향 여섯시'프로의 제작진이 찾아와 이 촌 사람들의 설쇠는 모습을 취재해 가게 되였는데 마을의 떡집에 와 엿 타는 모습, 찰떡 만드는 모습과 로인들의 설세배 받는 모습을 담았던것이다. 하여 로인들이 텔레비전화면을 통해 한국에 있는 자녀들과 말할수 있는 기회까지 나지게 되였던것이다.

로년아파트 한국전화 그칠새 없어

성고자진 홍선촌 은혜조선족로년아파트에서는 올해 로인들에게 정말로 복이 굴러들었다고 했다. 바로 설전에 가라OK설비와 안마기계를 기증받았다는 것이다.

그믐날 저녁 평상시에는 방에서 따로따로 식사하던 로인들이 몽땅 한자리에 모여 풍성한 식사를 하고 다음에는 흥겨운 오락회를 열었는데 로인님들은 가라OK기계로 '눈물젖은 두만강', '노들강변' 등 노래가락을 뽑으며 밤 늦게까지 즐겁게 보냈다는것이다.

지금 이 로년아파트에는 38명 로인이 계시는데 년세가 가장 많은 분이 96세고령, 그리고 80세이상 고령의 로인들이 3분의 1가량 된다. 이들은 할빈 본지를 제외하고도 북경, 심양, 대련 등 전국 각지에서 모여오신 분들이다. 이런 로인들중에서 자녀가 한국에 나가있는 분이 3분의 1가량 차지한다. 그러다나니 그믐날부터 로년아파트에서는 한국에서 걸어오는 전화로 하여 전화가 잠시도 쉴새 없었다. 그리고 초하루날부터는 가족들이 3∼4명씩, 혹은 5∼6명씩 선물꾸러미를 들고 찾아들어 넓은 2층집이 비좁을 지경이였다.

"로인님네들이 가장 수요하는 선물은 자식들의 '사랑한다'는 그 한마디입니다. 설명절 부디 부모님 찾아 뵙고 꼭 껴안아 주며 '사랑한다'고 말씀해주세요." 이 로년아파트의 한혜경원장은 이렇게 말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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