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동포의 삶과 꿈, 서울에서 펼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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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동포의 삶과 꿈, 서울에서 펼치다
  • 고영민 기자
  • 승인 2012.08.13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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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5 광복절 기념, '열도 속의 아리랑' 특별기획전

재일동포 100년사 조명… 10일부터 내달 30일까지

일제 식민통치와 분단시대를 가로지르며, 고난의 역사를 겪어온 재일동포 100년의 발자취를 영상과 유물을 통해 다각적으로 조명하는 특별 기획전과 영화 상영회, 역사 심포지엄이 열렸다.

지난 10일 오후, 서울역사박물관 1층 기획전시실에서 동북아역사재단(이사장 정재정), 서울역사박물관(관장 강홍빈), 재일한인역사자료관(관장 강덕상)이 주최하는 '8·15광복절 기념, 열도 속의 아리랑'이 개막했다.

▲ 동북아역사재단, 재일한인역사자료관, 서울역사박물관이 주최하는 '열도 속의 아리랑' 특별기획전이 지난 10일 오후 서울역사박물관 1층 기획전시실에서 개막했다.

이번 행사는 신한은행(은행장 서진원)과 재일본대한민국민단(민단장 오공태)이 후원하는 것으로, 이날 오전 서울역사박물관 강당에서 '격랑 속에 펼친 재일동포의 삶과 꿈'이라는 주제로 역사 영상 심포지엄이 개최됐고, 영화 상영회는 이달 17일까지, 특별 기획전시회는 내달 30일까지 진행된다.

기획전시회는 PART-1 '재일동포 100년의 삶과 꿈', PART-2 '근대 일본의 왜곡된 시선'으로 나눠 진행된다. △식민지 국민으로 △타향살이 △차별철폐를 위하여 △언제나 마음은 고향에 △역경을 딛고 △가족의 초상 등의 스토리로 엮은 PART-1은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과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간직한 채 살아온 재일동포들의 마음을 담은 ‘도항증명서’, ‘외국인등록증’ 등 총 449건 987점의 자료가 전시된다.

▲ 취직을 할 수 없었던 동포들의 생계수단이었던 고철상에서 사용했던 물품(왼쪽), 안타제조기 장훈 선수의 유니폼과 싸인볼(오른쪽) [사진제공=동북아역사재단]

PART-2에는 식민지배의 근저가 됐던 일본의 왜곡된 역사관을 살펴볼 수 있는 다색판화(니시키에·錦繪)가 전시된다. '니시키에'는 강덕상 재일한인역사자료관장이 40여년간 수집한 400여점 중에서 엄선한 것이다. 니시키에는 메이지 정부의 '정한론'(征韓論)과 한반도에 대한 뿌리깊은 지배야욕 등 일본의 왜곡된 역사의식을 낱낱히 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다.

▲ '조선정벌대평정도', 가운데가 도요토미 히데요시, 양쪽으로 조선 정별에 참여한 영주들.

영화 상영회는 영화 속에 그려진 재일동포의 삶을 통해서 그들이 겪은 애환을 되새기며, 그들을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고자 기획됐다. 영화는 △작은오빠(1959·이마무라 쇼헤이 감독) △진흙강(1981·오구리 코헤이) △밤을 걸고(2003·김수진) △박치기(2004·이즈츠 가즈유키) △가족시네마(1998·박철수) △우리학교(2006·김명준) △숨겨진 손톱자국(1983·오충공) △버러진 조선인(1986·오충공) 등 총 8편으로 11일~17일, 1주일 동안 총 12회에 걸쳐 서울역사박물관 강당에서 상영된다.

이날 개막식에서 서울역사박물관 강홍빈 관장은 "8·15 광복절에 즈음해 이런 뜻깊은 전시회가 열리게 된 것을 매우 의미있게 생각한다"며 "귀중한 소장 자료들을 제공해주신 재일한인역사자료관 강덕상 관장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강 관장은 "이번 전시회가 식민과 분단시대에 이르기까지 도외시 되어 온 재일동포의 역사를 이해하고 애정을 키우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 강홍빈 서울역사박물관장(맨 왼쪽), 정재정 동북아역사재단 이사장(가운데), 강덕상 재일한인역사자료관장(오른쪽) 등 참석자들이 전시 작품들을 둘러보고 있다.

동북아역사재단 정재정 이사장은 "일본과 조국 사이에서 경계인으로 살아온 재일동포들은 양국의 가교역할을 하며 한국경제에도 많은 기여를 해왔다"며 "이제 재일동포의 삶과 꿈을 서울 한복판에서 펼치는 것은 그들에게 은혜를 갚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정 이사장은 "이번 전시회는 재일동포 100년의 삶 뿐만 아니라 일본인들의 편협한 역사의식도 함께 보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일본에서 오신 동포뿐만 아니라 서울에 거주하는 일본 사람들도 참여함으로써 일본과 한국, 양국이 재일동포들을 끌어안게 되는 소중한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재일한인역사자료관 강덕상 관장은 "동포들이 많이 살고있는 오사카, 나고야, 후쿠오카 순회전시에 이어 조국 서울에서 특별전을 갖게 된 것을 감격스럽게 생각한다"며 "동북아역사재단 정재정 이사장과 서울역사박물관 강홍빈 관장께 깊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도 한국 내에서는 재일동포에 대한 정확한 인식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이번 전시를 통해 재일동포 역사를 한국 내에 널리 알리고, 재일동포와 한국의 관계가 올바르게 자리매김 할 수 있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개막식에는 동북아역사재단 정재정 이사장, 서울역사박물관 강홍빈 관장, 재일한인역사자료관 강덕상 관장, 황영만 이사장, 재일대한민국단 오공태 중앙단장, 정진 고문(전 중앙단장), 민단 부인회중앙본부 여옥선 회장, 한국박물관협회 김종규 명예회장, 국립민속박물관 천진기 관장, 서진원 신한은행장, 재외동포재단 김경근 이사장 등 내외빈 100여명이 참석해 개막을 축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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