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세계화! 막강한 힘의 원천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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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세계화! 막강한 힘의 원천은 무엇인가?
  • 오니바
  • 승인 2003.01.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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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은 지구촌 총생산(GDP)의 30%를 차지하는 막강한 경제력을 가지고 있다. 또 미국은 세계경제의 심장부라는 데 이론의 여지가 없다. 월스트리트로 대변되는 미국의 경기흐름은 곧 바로 세계경기의 기복으로 나타난다. 미국경제가 기침을 하면 한국경제는 독감에 걸린다든 말은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엄연한 현실이다.

  하지만 환율을 고려하지 않고 측정하는 구매력지수를 기준으로 따져보면 미국과 유럽연합은 각각 지구촌경제의 20%를 차지한다. 이론적으로는 미국과 유럽연합의 경제수준이 비교할만하다는 증거다. 그러나 미국경제의 능력은 유럽연합에 비해 엄청나게 큰 것이 현실이다. 이런 현상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나?

▲생산, 금융, 지식의 지배력  

  정부, 의회, 기업 등 미국의 경제활동주체들이 세계경제의 주요분야, 특히 생산, 금융, 그리고 지식부문에 미치는 실질적인 영향력은 유럽연합에 비해 훨씬 막강하다. 먼저 생산부문과 관련해서 다국적기업들의 현황을 살펴보자. 현재 전 세계에는 68개 국적을 가진 약 6만5천 개의 다국적기업들이 175개국 활동중이다. 이들의 매출액은 세계교역량의 두 배를 넘고 세계총생산(GDP)의 11%에 달한다.

  이중 미국의 해외직접투자자본은 전체의 22%를 차지하고 있고, 가장 수익성이 높은 의약분야에서  10대 다국적기업 중 6개는 미국국적의 업체다. 게다가 브랜드의 명성과 산업경쟁력 면에서도 미국 다국적기업들의 능력은 막강하다. 100대 다국적기업을 살펴보면 미국이 54개로 절반을 넘고 유럽 32개, 일본 5개, 기타19개 순이며, 100대 브랜드 중에는 미국이 64개로 절대 다수인 반면 유럽은 27개 일본 6개, 한국 1개 등이다.          

  국제 지적소유권보호협약이 미국의 의약산업에 독점이익을 보장해준 사례처럼 미국정부의 국제무역협상에서의 주도권 장악은 미국 다국적기업들의 활동에 유리한 환경을 만들어준다. 금융부문에서 미국의 영향력은 생산부문보다 더 막강하다. 70년대 달러의 변동환율제, 80년대 재정적자를 보충하는 국제투자, 90년대 금융서비스 자율화 등에서 경험한 것 처럼 지난 30년 동안 국제금융분야의 중요한 결정은 미국이 자신의 의도대로 주도했다. 또 제도권인 미국계 거대금융기관들의 금융기술발전능력은 물론이고 비 제도권에 속하면서 부정자금의 집중지인 조세자유지역도 미국의 영향권 안에 있다.

  한국의 IMF위기나 러시아의 금융파산위기사태에서 보여준 것처럼 미국 금융당국의 개입이 공공 또는 민간 금융주체들의 조정을 통해 국제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은 유럽연합이나 일본의 영향력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현재로서는 지역금융위기를 수습할 수 있는 능력은 미국에만 있다.  생산과 금융이 미국의 전통적 힘이라면 지식부문은 미국의 미래성장을 위한 엔진이다. 미국의 대학들과 간행물들은 경제, 과학, 기술 분야에서 사고의 틀을 미국중심으로 고정시키는 역할을 한다.

  이것은 산업기술에서 뿐만 아니라 경제정책에 있어서까지 미국의 사고방식을 국제표준으로 만들 수 있기 때문에 보이지 않는 영향력을 발휘한다. 뿐만 아니라 유전자 변형, 심장병수술기술, 유전인자분해, 에이즈 등 다양한 첨단 영역에서의 미국의 지식능력은 미국기업들에게 막대한 이익을 가져다준다.  미국이 주도권을 가지고있는 인터넷과 정보산업 역시 미국의 과학기술능력의 상징일 만큼 미국이 세계를 경영하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하고 있다.

  게다가 빼놓을 수 없는 막강한 힘의 원천은 군사력이다. 냉전붕괴이후 군사력 면에서 미국은 유일한 지배자다. 유럽이 독자방위를 추진하고 있지만 그것은 아직 희망사항이다. 걸프전, 코소보 사태, 아프카니스탄 전쟁에서 보여준 것처럼 미국은 막강한 군사력을 신속하게 동원해서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유일한 국가다.

▲무역적자가 문제인가

  2002년 미국의 무역수지적자는 4천7백억 달러로 (GDP의 4%)이런 규모의 적자를 3년 연속 기록했다. 이론적으로 무역수지적자는 국가산업경쟁력의 하락을 의미하지만 미국의 무역수지적자는 다른 시각에서 봐야한다.
미국은 1990년대 중반이후 줄 곳 3.2% 수준의 높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했다. 이런 높은 성장률은 미국의 수입이 수출보다 빠르게 증가하면도 달러가 강세를 보인 이유를 설명해준다.

  상품수입도 늘었지만 미국으로의 투자자금 유입도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화폐의 평가절상은 생산성잉여의 증가에 의해 일부가 보상된다. 다시 말해서 미국은 생산비용의 안정과 기술이노베이션을 통해 높은 생산성을 보였기 때문에 국제투자가 몰려들었고 달러는 강세를 보였다. 따라서 무역수지적자는 미국산업경쟁력 약화 때문이 아니라 소비자와 기업의 수요를 충족시키는데서 비롯된 것이다. 다시 말해서 미국내에서 생산한 것보다 소비량이 더 많은 셈이고 결국 미국인들의 소비생활은 윤택하다는 의미기도 하다.    

  게다가 미국으로 수입되는 상당수의 소비재공산품에는 미국의 기술과 자본이 개입되어있다. 실제로 총 수입의 47%, 수출의 31%는 미국계 해외현지업체들과 그룹본사간의 거래다. 또 미국에서 생산해서 수출한 총액은 9천6백만 달러지만 전 세계에 활동중인 미국계 기업들의 총판매액은 2조5천8백억 달러에 달한다.

▲세계규모의 산업조직전략

  이런 차이는 공산품의 생산기지를 개도국으로 옮기고 미국내에서는 기업본부, 연구개발, 기업서비스(자문, 정보, 홍보 등) 등 전략산업을 중심으로 활동한 결과다.
현재 미국의 비교우위는 서비스산업과 첨단산업에 있다. 서비스부문의 수출은 1987년 이후 6배가 증가했다. 관광, 특허권, 로얄티, 지적소유권, 금융서비스, 기업서비스, 대학교육, 지식산업 등에서 괄목할 만한 발전을 이룩하고있다.
                
  따라서 미국이 조직하고 있는 세계화전략은 소비재공산품은 개도국들로부터 저렴한 가격으로(강한 달러 덕분에)수입하고, 미국내에서는 중간재, 첨단장비, 연구개발, 서비스산업, 금융과 기업서비스등 고부가가치산업을 중점육성하고 수출한다는 것이다. 결국 미국은 세계자본주의의 틀을 미국이 스스로 주도하고 조직함으로서 이윤을 얻는다는 전략이다.      

  이런 세계화 산업전략은 추락하는 나라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것이다. 따라서 일각에서 제기되고있는 미국경제의 추락전망은 아직 설득력을 얻기 어렵다.
그러나 문제도 있다. 우선 서비스 산업은 제조업보다 안정성 부족하다. 그리고 첨단산업의 중점육성은 제조업으로부터 퇴출하는 인력문제와 함께 전문인, 숙련공, 비숙련공간의 소득격차를 발생시켜서 사회적 불평등을 구조적 문제로 등장시킨다.

  높은 생산성은 지속적인 대규모 투자를 수요를 창출한다, 그러나 미국은 국내저축률이 구조적으로 취약하기 때문에 이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서 해외저축을 동원해야하는 처지다. 이 문제는 좀더 심각하다. 외국자본의 유입은 미국의 세계화전략에 기여함으로서 미국경제에 추락공포를 쫓아내기는 하지만 대신 종속의 공포가 그 자리를 대신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하석건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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