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동포 2세, '동포고령자에게 효도', 커피숍을 빌려 데이 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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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동포 2세, '동포고령자에게 효도', 커피숍을 빌려 데이 서비스
  • 민단신문
  • 승인 2004.02.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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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쿄토(京都)】쿄토(京都)시내 커피숍 휴업일은 월 1회, 동포고령자가 모이는 사교장으로 바뀐다. 고령(高齡)이 되면서 외출할 기회가 적어지기 마련인 노인을 위해서 시내 동포 2세 독지가(篤志家)가 '효도'로 시작한 복지서비스다. 최근, 칩거생활로 우울해기지 쉬운 고령자에게 생기있고 웃는 얼굴이 돌아오고 있다.

만남의 장소가 되고 있는 커피숍은 쿄토시 사쿄구(左京區)내, 에이잔(叡山)전철 챠야마(茶山)역에서 가깝다. 점내는 40명 정도가 앉을 수 있는 여유있는 공간. 재일동포 2세 이홍자(李弘子·62= 사쿄구(左京區) 거주, 염색공장 경영)씨는 작년 3월부터 커피숍 휴업일에 점포를 오전 10시부터 오후2시까지 동포고령자의 휴식의 장소로서 확보하고, 점심식사도 제공하고 있다.

참가하고 있는 고령자는 현재, 10여명 정도. 도우미에 해당하는 자원봉사자는 동포와 일본인을 포함해 15명이지만, 전화 연락, 보행이 곤란한 노인에게 차량으로 개별 송영, 회장 준비, 요리 등으로 아침부터 전원이 분주하다.

식사는 커피숍 경영자를 생각해 마늘이나 고추를 사용한 한국요리는 피하고 일식과 양식이 중심이다. 어떤 날은 대구살을 기름에 튀겨낸 「프릿터」를 메인요리로, 버섯 샐러드, 호박을 사용한 크림 스튜 등으로 메뉴를 짠다. 디저트로는 직접 만든 케이크도 준비된다. 모두 이(李)씨가 월 1회 요리 교실에 다니면서 배운 것이다.

어떤 할머니는 "집에서는 도저히 만들 수 없을 것 같은 요리들 뿐이다. 돌아가서 딸에게 가르쳐 주는 것도 즐거움이다"라고 기쁜 얼굴로 말했다.

점심식사를 끝낸 할머니들은 서로 잘 아는 친구들과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며, 병원 등 의료와 건강에 관한 정보도 주고 받는다. "이렇게 모두와 만날 수 있는 것이 가장 즐겁다"라고 말하는 할머니의 얼굴은 밝은 웃음으로 가득했다. 흥이 나면 마이크을 들고 한국민요를 부르기도 한다.

이(李)씨는 아는 할머니들이 외출을 피해 1개월이나 2개월씩 칩거하고 있는 것을 보고, 어떻게든 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가까운 친구들의 협력을 얻어, 시작했다.

1년에 가까운 활동으로 할머니들의 표정에 생기가 보여, 기뻐하고 있다. 또한, 참가 자원 봉사자들도 "월 1회의 활동이지만,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것도 즐거움이다. 할머니들로부터 내일을 살아가는 파워를 얻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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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호활동의 원점

민단 쿄토(京都) 복지사업 추진위원회의 김주만(金周萬)위원장의 이야기

"가까운 커피숍을 이용하다니, 정말 좋은 생각이다. 이(李)씨의 자원봉사 활동은, 건강과 삶의 보람이라고 하는 개호서비스의 원점을 생각하게 해준다. 민단 쿄토(京都)본부에서도 무엇인가 도울 수 없을까 검토해 보고 싶다"

( 민단신문 2004-02-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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