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젊은 세대의 관심보며 자부심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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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젊은 세대의 관심보며 자부심 느낍니다”
  • 한겨레
  • 승인 2004.02.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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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2/08 22:17:50  
“재일한국인이라는 정체성 문제와 상관없이 젊은 세대들이 최양일이라는 이상한
감독 아저씨의 영화를 보면서 즐거워한다는 데 영화작업을 하는 자부심을
느낍니다.”  
재일한국인을 포함한 일본내 소수자 문제를 스크린에 담으며 평단의 찬사를
받아온 재일한국인 영화감독 최양일(55)씨가 4일 내한했다. 그의 감독데뷔 20년을
기념해 서울아트시네마에서 8일까지 열린 ‘최양일 회고전’의 초대를 받았다.
총련계 고등학교 시절 영화 스탭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영화계에 뛰어든 최 감독은
대표작인 〈달은 어디에 떠있는가〉 〈개 달리다〉등을 통해 재일한국인의 정체성
문제를 탐구해왔다. 평소 국적 문제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았다는 그는 “1993년
여행 등의 편의를 위해서 국적을 바꾸었지만 특정 사상을 지지하는 것은 아니며
재일한국인이라는 나의 배경에서 영화를 시작했지만 정체성의 문제는 매우 복잡한
것이기 때문에 단순하게 재단해서 영화에 투사하는 것을 경계한다”고 밝혔다.

젊은 시절부터 어려운 여건에서 좌충우돌하며 제작비를 모아온 자신의 이력을
빗대 스스로를 “모험왕”이라고 일컬은 그는 “상업성 낮은 작가영화의
제작여건이 점점 어려워 지는 건 한국뿐 아니라 일본도 마찬가지”라면서 “돈 안
되는 내 영화 기획에 돈대는 사람이 그래도 꾸준히 있는 건 참으로 다행이며,
그래서 나는 큰 사기꾼은 아니라도 작은 사기꾼 정도는 될 것”이라고 웃음을
터뜨렸다.  
8일 일본으로 돌아간 최양일 감독은 제주도 출신의 재일동포가 북한으로 이주하는
내용을 그린 차기작 〈피와 뼈〉의 촬영을 위해 다음달 말 다시 한국을 찾는다.
〈피와 뼈〉의 주인공은 〈소나티네〉 〈하나비〉 등으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은
영화감독이자 배우인 기타노 다케시. 최 감독의 데뷔작 〈10층의 모기〉에서
우정출연한 이후 다시 스크린에서 만나는 두사람은 오랜 친구 사이라고 한다.  
글 김은형 기자 dmsg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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