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특파원 / 뜨거운 논쟁 ‘이민 가야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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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특파원 / 뜨거운 논쟁 ‘이민 가야하나’
  • 김정희 기자
  • 승인 2004.02.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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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부터 국내에서는 이민 열풍이 대단하다.
한 인터넷 홈쇼핑에서 캐나다 이민 상품을 판매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것을 비롯해 이민 관련 업체들에는 문의전화가 끊이지 않고 있다.
직접 이민을 가고자 고민하는 사람들과 국내에서 생활을 계속하고자 하는 사람들간의 이민에 대한 찬반 논쟁은 매우 치열하다.
인터넷 검색 사이트인 '야후 코리아' 토론방에는 지난 12월 19일 올려졌던 '이민 가야하나'라는 주제에 대한 토론이 두달이 다 되어가는 지금까지도 뜨겁게 이어지고 있다.
게시물이 1천여개를 훌쩍 넘어 계속 이어지고 있는 이민 토론방에는 일찍이 이민을 떠나 10년 이상 갖은 고생하며 살아온 이민 1세대들의 인생 이야기 연재들과 이민에 대한 충고들이 주류를 이룬다.
삼면은 바다로, 육지와 연결된 북쪽은 북한이 막아 섬 나라와 같은 여건이 사람들에게 외국에 대한 환상을 더욱 짙게 만들었던 걸까.
아직까지도 국내에는 이민에 대한 환상들이 너무나 많다며 오기 전에 신중하게 충분히 준비하고 오라는 말이 이민 경험자들의 공통된 충고로 올라오고 있다.
미국 '이민 10년' 이란 제목으로 자신의 미국 이민 생활 과정, 사업 변화 과정, 가정 불화와 파탄에 이른 사연 등을 솔직하게 써내려 간 한 이민자의 인생 고백은 최다 조회수를 기록하며 관심을 끌고 있다.
한 개인의 이민 인생을 보며 자신의 이민에 대한 고민을 다시 한 번 해보라는 이 글은 사람들에게 좀 더 현실적이고 생생한 느낌으로 전달돼 공감을 얻었다.
이같은 이민 경험자들의 이야기들 이외에 "결국 이민을 가기로 결정했다. 보다 나은 인생을 위한 선택이지만 두렵고 씁쓸하다"며 이제 막 이민을 떠나는 심정을 털어놓은 예비 이민자들도 적지 않다.
또한 이와 반대로 "조국 버리고 도망가는 것 아니냐"는 말로 강하게 비난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도 있다.
정치권의 끝없는 싸움, 더욱 치열해지는 경쟁, 일자리 부족으로 인한 생활고 등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는 문제들에 대해 대부분 공감을 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민을 선택하는 것에도 무조건 동의하지는 못하는 듯 싶다.
이민 가서 고생하는 만큼 국내에서 열심히 하면 충분히 잘 살 수 있다는 것이 이민을 반대하는 사람들의 생각이다.
이처럼 '나부터 바뀌고 사회를 바꿔가기 위해 노력하자'며 아쉬움을 보이는 사람들과 '더 이상 상식이 통하지 않는 나라에서 희망을 갖을 수 없다'는 이민 선택자들의 논쟁은 팽팽하다.
세계화 시대에 어느 곳에서든 열심히 일하며 행복을 찾을 권리는 있다는 주장과 내 나라를 지키며 함께 발전시키자는 찬반 양론.
국내 현실이 획기적으로 호전되기 이전까지는 이같은 이민 찬반 논쟁은 계속될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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