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에 충실하며, 최선을 다하는 정치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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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에 충실하며, 최선을 다하는 정치인으로"
  • 고영민 기자
  • 승인 2012.03.27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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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한인 최초 뉴질랜드 국회의원 '멜리사 리'
▲ 멜리사 리(Melissa Lee) 의원

뉴질랜드 국민당 국회의원 멜리사 리(Melissa Lee) 의원(국민당)이 '존 필립 키'(John Phillip Key) 총리의 수행단 일원으로 '서울 핵안보정상회의' 참석차 모국을 방문했다.

인터뷰에서 리 의원은 유쾌하지만 진중하고, 겸손하지만 욕심은 많은, 열정적이면서도 냉철한 정치인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그는 스스로도 "열정적이고 인간적인 모습을 가진 정치인이 되고 싶다"며 "특히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이듯이 언제나 겸손함을 유지하는 사람으로 남고 싶다"고 말했다.

리 의원의 지역구인 마운트 앨버트(Mt Albert) 지역은 오클랜드 북부 지역에 비해 한인들이 많이 거주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당당히 2011년 재선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지역민들과 끊임없이 소통하고자 하는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리 의원은 지금도 일주일에 두 번 정도는 지역구 사무실을 방문해 민원상담을 처리하고 있다. 그는 "이건 정치인이 당연히 해야할 기본적 의무"라고 강조했다. 말하기는 쉽지만 행동하기는 어려운 '기본'을 지키고 '최선'을 다하는 것이 정치인으로서 그의 욕심이다.

'김치클럽'을 만든 '키위 멘탈리티'
"멘토링 시스템 통해 차세대 발굴"

뉴질랜드 상징이며 날지 못하는 새의 이름인 동시에 대표적인 수출 과일 이름인 키위(Kiwi)는 뉴질랜드인을 일컫는 말로도 쓰인다.

한국에서 태어난 리 의원은 1976년 11살 때 아버지 사업으로 말레이시아로 이주한 후, 1988년 대학졸업 이후 뉴질랜드에서 24년을 넘게 살아왔다. 그 중 20년을 방송사 앵커와 기자생활을 한 그는 키위 멘탈리티(Kiwi mentality)를 가진 정치인이다. 한마디로 뉴질랜드 정서를 체득한 한인이다.

하지만 'DNA는 속일 수 없다'는 말처럼 2008년 처음 국회의원이 된 후 부모님과 떨어져 뉴질랜드 수도 '웰링턴'으로 옮긴 이후에도 김치가 없으면 밥을 먹지 못했다고 한다. 그의 김치사랑은 현재 해외 지부까지 두고 있는 '김치클럽'으로 이어졌다.

2008년 처음 3명이 모여 친목단체로 출발한 김치클럽은 웰링턴과 오클랜드 등지에 100여명이 넘는 회원을 둔 네트워크 단체로 발전했다. 한달에 한번은 꼭 정기모임을 가지며 세미나와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최한다.

리 의원은 "김치클럽은 멘토링 시스템을 통해 젊은 인재를 발굴할 목적도 두고 있다"고 말했다. 리 의원과 동갑내기 친구로서 지속적으로 교류하고 있는 캐나다 상원의원 '연아 마틴'도 김치클럽을 벤치마킹했다. 심지어 타이완에도 김치클럽 멤버가 활동하고 있다. 이제 김치클럽은 한인사회 내에서 차세대를 발굴하기 위한 시스템으로 확장되고 있다.

"원하면 못할 것이 없다"

리 의원은 뉴질랜드 내각의 소수민족부 정무차관직(Parliamentary Private Secretary for Ethnic Affairs)을 맡고 있다. 뉴질랜드에서 차관(Parliamentary Private Secretary)은 공무원인 한국과 달리 내각 책임자인 총리가 임명하는 장관 바로 아래 직책으로, 보다 정확히 해석하면 부장관이다. 보통 차기 장관직을 바라보는 것이 일반적인 수순이다.

▲ 소수민족부 정무차관을 맡고 있는 멜리사 리 의원과 동료 의원들(The National Ethnic Team)

뉴질랜드 국회의원 임기가 3년이라는 것을 감안할 때 이제 재선에 성공한 리 의원은 정치 초년생 단계를 벗어나고 있는 과정에 있다. 정치인으로서 목표와 한계를 물어보는 질문에 "어느 위치에 있든, 더이상 나를 필요로 하지 않고, 나 또한 실력 발휘를 하지 못하고 있다고 판단할 때 과감히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어릴적 대한민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 되는 것이 꿈이었다는 리 의원은 "항상 어머니께선 '진실로 원하면 못할 것이 없다'며 내게 자신감을 불어 넣으셨다"고 말했다. 비록 장소는 대한민국에서 뉴질랜드로 옮겼지만 그의 큰 꿈은 아직도 변하지 않은 듯하다.

뉴질랜드를 상징하는 국조(國鳥) 키위는 날지 못해도, 뉴질랜드 한인사회의 희망인 또다른 키위, 멜리사 리 의원이 험난한 난관을 이겨내고 뉴질랜드 하늘을 당당히 날 수 있길 기대해본다. 진실로 원하면 못할 것이 없다…

<멜리사 리(Melissa Lee) 프로필>
- 호주 디킨大 커뮤니케이션 학사
- Auckland University of Technology 대학원(Master of Arts)
- 선데이뉴스 기자 및 뉴질랜드 헤럴드-Listener 프리랜서 기자
- 국영방송 TVNZ 앵커 및 Asia Downunder 프로듀서
- 한-뉴영화제 개최
- AUT 대학 출강
- 2008년 국회의원(국민당)
- 2011년 11월 국회의원 재선
- 2011년 12월 소수민족부 정무차관
- 2011년 12월 국회 사회복지 상임위 부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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