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아프리카는 최후의 미개척 글로벌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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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아프리카는 최후의 미개척 글로벌 시장"
  • 고영민 기자
  • 승인 2012.01.31 11: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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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상품 소개하는 중개 역할 절실"
"현지 한상 조직화와 활성화 노력중"

<가나한인회 임도재 회장 인터뷰>

▲ 가나한인회 임도재 회장

1993년 SK건설 가나 지사장(현장 소장)으로서 정유소 건설을 위해 아프리카 가나에 첫 발을 내디뎠던 임도재 한인회장(GLOTEC ENG'G 대표)은 가나 현지인들이 한국제품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중개역할을 하고, 가나한인상공인들의 이익을 대변할 수 있는 조직이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지난 2월 5일 이집트 카이로에서 열린 선거에서 '아프리카중동한인회총연합회' 제3대 회장으로 당선된 임 회장은 "교민이 운영하는 기업을 포함해 현지기업들이 한국의 중소기업과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할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 40여년의 역사를 갖고 있는 가나한인회 최초로 교민들이 강력히 요청해 연임하고 있는 임도재 한인회장은 가나인들이 한국에 대한 인식을 긍정적으로 전환하는 데 한몫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지기업, 한국상품 소개… 중소기업 교류 희망"

-가나 지역에도 한인 사업자가 꽤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사업활동에 있어 애로사항은 없는가?

: 단도직입적으로 가나 지역 한인사업자들이 뭉쳐 한국의 다양한 상품을 소개할 수 있다면 더 좋지 않겠는가. 그러기 위해선 현지에서 원하는 한국상품을 소개하는, 즉 중개역할을 할 수 있는 조직이 필요하다. 한국상품을 소개함에 있어 얼마 전에 개관한 한인회관이 전시관 역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한국상품을 소개하는 일을 한인회 이름으로 하기엔 곤란한 측면이 있다. 한인회의 역할은 친목도모, 한인의 지위향상을 목적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별도의 조직을 갖춰야 할 것이다. 아직은 정식 발족을 하지 않았지만 현지 사업자를의 모임을 나름대로 갖고는 있다.

-그렇다면 한인상공인협의회 같은 공식 조직이 필요할 것 같다

: 그러한 측면에서 올해 목표는 현지 상공인들의 구심점 역할을 할 수 있는 조직을 갖추는 것이다. 하지만 이왕 하는 것 잘해야 하지 않겠는가? 조직이 깨지지 않으려면 자금 확보가 최우선이다. 현재 입회비, 회원사 확보 등을 위해 여론형성을 하고 있다. 물론 개인사업도 바쁘지만 현지 한인상공인 조직을 활성화하고 가식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준비해야 할 것들이 많다. 

-가나 한인회는 역사가 꽤 깊은 것으로 알고 있다. 역사가 깊은 만큼 가나한인회가 갖고 있는 나름대로의 전통이 있을 것 같다.

: 가나한인회는 공식적으로 1978년부터 시작됐다. 긴 역사동안 연임한 한인회장은 나 빼고 한 명도 없었다. 2년 임기가 끝나면 물러나는 것이 암묵적 합의로 정착됐다. 한인들이 원해서 본의 아니게 연임하고 있지만 올해 말에 임기가 끝나기에 차기회장이 더 좋은 조건으로 한인회를 맡을 수 있도록 더욱 분발하고 있다.

-그동안 가나한인회를 맡아오면서 회장으로서의 업적을 스스로를 평가한다면?

: 업적이라고 할 것 까진 없지만 아무래도 전임 회장 때부터 꾸준히 추진해온 한인회관 개관이 기억에 남는다. 한인회관 부지를 가나 정부로부터 임대했는데 땅값만 150만불 이상 올랐다. 시설물만 100만불, 한인학교 건물은50만불 정도의 가치다. 한인회 운영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돈(운영비)이다. 200~300명의 회원이 내는 연회비 50불로는 턱없이 부족하다. 결국은 후원금이 결정적이다. 한인학교 운영비만 3만불이 든다. 격년제로 열리는 한인체육대회(마라톤대회, 전국고교축구대회) 행사비는 매년 4만불 정도의 예산이 필요하다. 또한 회원들의 권익보호 차원에서 자문변호사도 운영하고 있다. 후원금으로 매년 7~8만불, 많게는 10만불 정도가 필요하다. 한인회관은 월 2000~2500불의 운영비가 드는데 자급할 수 있는 구조를 마련했다. 한인회관 7,600평 중에 1,200평을 개발해서 운영비로 이용하고 있다. 즉 분양 수익금 2,500불로 회관 운영자금을 확보하고 있다.

"장기적인 안목으로 아프리카에 투자할 때"

-현지에서 바라로는 한인들에 대한 인식은 어떤가? 그리고 다양하고 시설을 갖추고 있는 한인회관은 가나인들도 이용할 수 있는건가?

: 가나에는 인도, 레바논에서 온 사람들이 각각 1만명 이상 거주하고 있을 정도로 상당히 많다. 이들은 거의 100년의 역사를 갖고 있다. 중국인만 비공식적으로 5만여명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들에게는 구심점이 없다. 40여년의 역사를 갖고 있는 한인들에 대한 현지인들의 인식은 상당히 호의적이다. 특히 한인회관 개관을 통해 인식 전환이 많이 됐다. 축구장, 수영장, 배구장 등 모든 구장을 국제규격으로 설계했고, 특히 축구장은 유일한 잔디 구장이다. 가나 국영TV에서 한인회관을 소개하고, 가나 필드하키 청소년대표팀이 연습구장으로 사용하길 요청할 정도다. 이외에도 여러 곳에서 섭외가 쇄도하고 있다.

-가나에 거주하는 한인들의 규모는 어느 정도며 업종 분포는 어떤가? 특히 한인회장의 개인사업 얘기도 궁금하다.

: 현지에 800여명의 한인들이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으며 꾸준히 증가추세다. 주업종은 수산업, 목재가공(가구), 건설업 등이지만 다양한 업종 분포를 띠고 있다. 치킨점을 운영하거나 자동차 중고매매를 하는 분들도 있다. 특히 가나는 유별나게 한국제품이 많다. 개인적으로 건설, 수산, 무역 등을 하고 있고, 가나 지역에선 정유·발전 관련 사업을 하고 있다. 현지 기업과 경쟁할 소지가 있는 업종은 하지 않고 있다. 자금, 기술 측면에서 가나인들이 하기 어려운 분야에만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가나에서 플랜트 건설 분야 1위는 우리 회사(GLOTEC ENG'G)다.
 
-아프리카 국가이긴 하지만 가나만의 독특한 성향이 있을 것 같다. 현지 사업진출도 이에 맞출 필요가 있지 않겠는가?

: 가나는 무엇보다 유엔사무총장(코피 아난)을 배출한 나라다. 영어를 사용하며, 국제기구에 진출한 사람들이 많고 인재들이 풍부하다. 특히 원유 발견은 가나 경제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하루 24만 배럴을 생산할 정도로 산유국 중 규모 면에서 결코 뒤지지 않는다. 현재 전략비축 개념이 없지만 가나도 산업화되면 무기가 될 수 있다. 저유소 건설이 이제 활성화되고 있어서 사업 기회는 많다고 본다. 카메룬 다이아몬드 사태는 많은 시사점을 제공한다. 꼼수를 쓰지 말고 이제는 아프리카에 장기적 안목을 갖고 투자할 때가 왔다고 본다. 인력이 풍부한 중국은 이미 먼 미래를 보고 아프리카에 투자하고 있다. 한국기업, 특히 중소기업들도 기술적으로 특화된 분야에 투자할 가치가 있다. 아프리카 서부지역은 자원이 풍부하다. 아프리카는 최후의 글로벌 미개척시장이라 평가하고 싶다. 또한 기술이 있어도 정보 면에서 부족한 중소기업이 진출할 수 있도록 정부의 지원이 필요할 것이다.

<인터뷰 후기>
흑룡띠이며 올해로 환갑을 맞이하는 임도재 회장은 가나에서 가장 좋은 골프장이라는 '테마 골프 컨트리 클럽' 회장직을 맡고 있다. 골프 클럽은 현지의 장·차관급이 멤버로 참여할 정도며, 임 회장의 입지는 현지에서 꽤 높은 편이다. 1998년 처음 독립해 자기사업을 시작한 임도재 회장은 초창기 5억 벌기를 목표로 시작했고 지금은 5000억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가나의 경제수준을 고려할 때 연평균매출 400억여원은 유럽이나 일본에서의 4000억여원과 맞먹는다. 임 회장은 대학 인턴 사원들과도 허심탄회하게 소통하면서 빠르게 변화하는 트렌드를 잡고자 노력한다고 말한다. 임 회장이 가나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이처럼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젊은 감각을 유지하고자 노력한 것에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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