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동포 인재의 발굴과 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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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동포 인재의 발굴과 유치
  • 김재현
  • 승인 2011.12.26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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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김재현 한국화학연구원장

김재현 원장
저명한 정보사회학자 마누엘 카스텔스(Manuel Castells)는 “미래인간사회의 모든 것은 정보네트워크로 연결되며 그런 네트워크를 중심으로 조직되고 상호작용의 과정을 거치면서 발전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국제사회에서 초국적 민족네트워크를 구축하여 활용하고 있는 대표적인 민족은 화교, 유대인 그리고 인도인으로 모국의 경제성장과 국가발전에도 큰 기여를 하고 있다. 현재 한인 동포도 700백만 명을 넘어서고 있으며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고 글로벌 한인 네트워크를 형성하며 성장하고 있다.

과학기술분야에서도 많은 한인들이 전문적 식견을 가지고 우수한 석학으로 일리노이대, 하버드대 등 유수한 대학의 교수,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소 연구원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이런 우수한 해외동포 인재들을 국내 과학기술자들과 연계하고 국내 과학기술계로 유치하기 위해서 어떤 정책이 필요할까?

우선 한인 과학자들이 한국에 돌아와 연구하고 싶어 하는 연구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연구비 지원이나 장비 제공뿐만이 아니라 과학자들이 간섭받지 않고 자유롭게 연구할 수 있는 환경이다. 가령 독일의 막스플랑크연구소의 경우는 연구자들이 간섭받지 않고 자유롭게 연구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엄격한 과정과 철저한 자질 검증을 통하여 임용한 후에는 불가능할 것 같은 연구계획서도 받아주고 실패에 대해서도 관대하며 연구자들이 도전적이고 창의적인 연구에 계속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연구보다는 평가를 위한 보고서 작성에 시간을 허비하며 당장 눈앞의 성과에 집착하고 실패를 잘 용인해주지 않는다. 특히 기초과학이나 원천기술 개발의 경우는 긴 안목으로 지켜봐야하고 실패할 확률도 높기 때문에 이를 묵인하고 끝까지 지원해줄 수 있는 연구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

두 번째는 한인 동포 과학자들이 가족들과 편안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교육, 교통, 의료 및 문화시설 등의 정주여건 조성이 필요하다. 외국에서 오랫동안 생활해온 그들이 한국 생활에 적응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특히 자녀가 있는 과학자들의 경우 자녀교육 문제가 최우선이므로 불편함 없이 공부시킬 수 있는 교육환경 마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외국의 과학도시에 뒤지지 않는 과학자와 가족들이 편안하게 생활할 수 있는 교육, 의료, 문화 환경이 잘 갖추어진 우수한 정주여건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세 번째는 미래 해외동포 인재를 위한 재정적 지원과 제도 마련도 필요하다. 과학기술선진국에서 수학하고 있는 예비과학기술자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하고 고국에서 연구할 수 있는 환경을 미리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는 것이다. 가령 대덕특구 내에는 많은 정부출연연구기관이 있는데 이 기관들의 우수한 연구진과 교류하고 일정기간 동안 연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하여 체험할 수 있도록 지원해 줄 수도 있을 것이다.

한국화학연구원에서도 해외 예비과학기술자들을 초청하기 위해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 교류회를 진행한 바 있으며 우수한 인재들을 초청하고 교류하기 위한 프로그램과 예산을 확충하려고 한다.

과학기술계 뿐만 아니라 예술, 인문학, 경제학 등 많은 분야에서 우수한 한민족인 해외에서 명망을 떨치고 있다. 이 분들이 한국의 관련 기관 및 전문과들과 교류를 확대하고 더 나아가 고국에 돌아와 자신의 꿈을 펼칠 수 있도록 단순한 애국심 강조를 넘어서서 국가차원에서 환경을 조성하고 혜택을 주어야 할 것이다. 그래야만 우리는 같은 한민족으로서 서로 글로벌 네트워크를 강화하여 내실 있는 한민족공동체를 구축함으로써 우리 민족의 미래를 밝힐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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