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들이 한국어반 막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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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들이 한국어반 막아
  • LA 중앙일보
  • 승인 2004.01.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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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카냐다 지역 고교 SAT II 한국어반 신설 계획이 일부 사설학원들의 방해로 수포로 돌아간 것으로 알려져 한인사회의 빈축을 사고 있다.

27일 라카냐다 지역 한인 학부모들과 SAT II 재단 관계자들은 일부 사설학원들이 ‘SAT II 한국어 시험을 봐도 점수가 잘 나오지 않는다’, ‘자국어로 시험을 볼 경우 대학 입학 사정 시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는 등의 근거없는 루머를 퍼뜨리며 고교 내 한국어반 설립을 방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SAT II 재단 관계자들과 한인 학부모들은 3년 전 부터 라카냐다와 라크레 센타 지역 고교 내 한국어반 설립을 준비를 해왔으나 라크레센타 지역에만 9개월 전 한국어반이 들어섰을 뿐 라카냐다 지역은 아직도 계획이 표류하고 있다.

관계자들은 일부 사설학원들이 입시 설명회 등을 통해 퍼뜨린 이같은 루머로 인해 한인 학부모들이 매우 혼란스러워 하고 있으며 한국어반 설립을 위한 정기모임에도 대거 불참하는 등 불안감이 조성됐다고 전했다.

관계자들은 특히 일부 사설학원들의 이같은 행태는 학생수 감소를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한 재단 관계자는 “SAT II는 선택과목 시험으로 물리, 화학, 역사, 제 2외국어(한국어, 중국어, 일본어, 스패니쉬 등 포함) 중 하나를 선택한 뒤 시험을 치르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대부분 사설학원들은 한국어반을 따로 개설하고 있지 않다”며 “학생들이 한국어반으로 몰릴 경우 다른 과목 학생수 감소를 걱정해 루머를 퍼뜨리고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관계자들은 또 얼마전 어바인 지역에서 한 사설학원 주관의 입시 설명회에서 학원 관계자가 ‘한국어 불이익’을 언급해 학부모들 사이에 큰 파문을 일으킨 바 있다고 설명했다.

재단 관계자는 “방해공작까지는 아니더라도 한국어반 설립에 큰 걸림돌이 된 것은 사실”이라며 “한인으로서의 자부심을 심어주자고 말로만 떠들 것이 아니라 이런 작은 일부터 함께 힘을 모아야지 않느냐”고 말했다.

리디 아더 라카냐다 통합 교육구 제 2외국어 담당관은 “고교 내 한국어반을 설립하는 것은 그 어떤 것보다 한인으로서의 정체성 확립에 큰 효과가 있다”며 “한인들끼리 한국어반 설립에 의견충돌이 있다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한편 이에 대해 학원 관계자들은 “한국어반을 정식 개설하고 있지 않지만 원하는 학생들이 많을 경우 임시 클래스를 열고 있다”며 “일반적인 얘기를 한 것일 뿐 방해공작 운운하는 것은 말도 않되는 소리”라고 일축했다.

조택수 기자

입력시간 :2004. 01. 27   22: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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