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외 추상화의 거장, 서울에서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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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외 추상화의 거장, 서울에서 만나다
  • 이현아 기자
  • 승인 2011.12.14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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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립미술관 ‘한국추상 10인의 지평’ 전

재불작가 이성자, 재일작가 곽인식 작품 전시

곽인식 1981, 작품 81B
서양에서 발현한 ‘추상’. 이 기법에 ‘한국적인 정서’를 녹여낸 작가들이 있다. 서울시립미술관은 2011년 마지막 기획전시로 이달 14일부터 새해 2월 19일까지 본관 1층 전시장에서 ‘한국추상 10인의 지평’전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한국 추상회화의 ‘제1세대’ 혹은 ‘개척자’로 평가되는 작고작가 10인의 추상세계를 조망하는 전시로 42점의 회화 작품이 전시되는 가운데 그동안 국내에서 만나기 힘들었던 재외작가들의 작품이 포함돼 관심을 끈다.

프랑스에서 활동하며 한국적인 색에 대한 끊임없는 성찰과 작업으로 김환기, 이응로 등과 함께 한국미술을 세계에 알린 여류작가로 조명받아 온 재불작가 이성자(1918~2009), 일본에서 다양하고도 왕성한 활동으로 한-일 양국의 화단에 예술적 영감을 불어넣었던 재일작가 곽인식(1919~1988)의 작품이 그것이다.

시립미술관 측은 “김환기, 유영국, 남관 등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작가들을 비롯해 재외작가로서 곽인식, 이성자 등 그간 전시를 통해 접할 기회가 비교적 적었던 작가들의 작품까지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형근 Burnt Umber-Ultramarine 93-67

이번 전시는 ‘인간(人間)을 보다’라는 주제의 섹션 1, ‘자연(自然)을 그리다’는 주제의 섹션 2, ‘물(沕)의 언어를 듣다’의 섹션 3 등으로 구성됐다.

김환기 31-III-70#162,1970
대지적 포용력을 갖고 자연과 동행한 추상세계를 선보였던 이성자 작가의 작품은 섹션 2에서, 물질에 대한 관심을 촉발한 선구자로 자주 일컬어지는 곽인식 작가의 작품은 섹션 3을 통해서 만날 수 있다.

이외에도 남관, 김영주, 하인두, 김환기, 유영국, 류경채, 정창섭, 윤형근 등 내로라하는 한국 추상화 거장들의 작품을 한 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기회.

전시회를 주관하는 시립미술관은 “추상미술의 개척자 및 1세대 작가들이 하나둘씩 타계하고 있는 시점에서 지난 세기 새로움의 미학을 선도했던 작가들을 조망함으로써 한국 현대미술, 특히 현대 회화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계기로 이번 전시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재불작가 이성자는 한국 서양화가 1세대이자, 프랑스 최초의 국내화가이기도 하다. 여성이라는 이유로 저평가된 부분이 없지 않지만, 여전히 천경자, 윤영자 작가 등과 함께 국내 미술계에 한 획을 그은 여류작가인 점만큼은 확실하다. 주무대였던 프랑스에서는 동양정신에서 발현한 추상적인 상징물로 화단의 주목을 받았다. 삶과 죽음의 인생여정을 표현한 그의 작품세계는 섬세하면서도 깔끔하고, 고풍적이면서도 단순한 독창적인 화풍으로 깊은 인상을 남긴다.

유영국 1967, work
1954년부터 개인전 90차례, 합동전 350차례를 가졌다. 1991년 예술문화공로기사훈장, 2001년 예술문화공로훈장 등 프랑스 정부로부터 두 차례 훈장을 받았다. 진주 출신으로 유작 300여점을 진주시에 기증하기도 했다.

동경에서 수학한 재일작가 곽인식은 1940년대부터 1970년대까지 일본 화단에서 왕성한 활동을 펼쳤다. 다양하고도 창조적인 그의 작품세계는 일본 현대미술의 움직임 속에서 단연코 돋보이는 것이었다. 한국 현대미술 전개와도 깊은 관계를 맺고 있다.

1968년 동경국립근대미술관에서의 한국현대회화전 출품 외에 1969년 상파울루비엔날레에 한국인 화가로 참가, 1970년 조선일보사 주최 현대작가초대전 출품, 1977년 동경 센트럴미술관에서의 한국 현대미술단면전 참가 등으로 유대를 가졌다.

물질과 존재에 대한 끝없는 탐구를 다양한 작품으로 승화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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