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소련 한인 강제이주 문건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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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소련 한인 강제이주 문건 공개
  • 고영민 기자
  • 승인 2011.12.09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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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선영 의원 “20만명 강제 이주… 2만5천여명 사망”

1930년대 구소련 스탈린 치하에서 이뤄진 한인들의 강제이주 과정과 이후 한인들의 비참한 생활상이 구체적으로 기록된 문건이 완전 공개됐다.

자유선진당 박선영(사진) 의원은 지난 5일 "러시아 하바롭스크주 국립문서보관소에서 '1933년∼1937년간 고려인들에 대한 정치적 억압'에 관한 문서 총34책을 한국인으로서는 처음으로 전체를 열람했다"며 "문서에는 1920년대의 한국인명부가 사진과 함께 친필서명 자료까지 들어있어 1세기 전 선조들의 실상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20만 명을 강제이주 시키는 과정에서 2만5,000여명이 사망하고 한인들의 저항이 심해지자 구소련 중앙정부는 하바롭스크에 있던 극동사령부에 이주에 따른 보상을 해주겠다는 약속을 하라는 행정명령서를 보냈으나 실제로 보상은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문건 34편에는 바제므스키지역 고려인은 남카자흐스탄의 아랄해쪽으로 이주시켰고, 아무르주와 하바롭스크 한인들은 카자흐스탄으로, 연해주 한인들은 우즈베키스탄으로 이주시킴으로써 한인 20만 명을 모두 중앙아시아로 축출했으며, 그 과정에서 고려인들이 심하게 저항하며 이주 장비들을 빼앗기도 하는 등 극렬히 저항한 과정과 결과도 세세히 기록돼 있다.

박 의원은 "극동지역과 중앙아시아로 흩어져 살아야 했던 한인들은 지금까지도 굴곡진 역사의 수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이제라도 한국정부가 이들에 대해 가해졌던 정치적 억압 원인과 과정, 결과를 꼼꼼하게 파악해 과감한 역사청산 작업을 빨리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하바롭스크주 국립문서보관소의 올레크두슈틴 소장은 이날 박선영 의원을 만난 자리에서 "한인관련 문서 가운데는 아직도 비밀해제가 되지 않은 것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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