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오늘, 다문화가정 현주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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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오늘, 다문화가정 현주소는?
  • 이현아 기자
  • 승인 2011.11.23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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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10쌍 중 1쌍 다문화가정”

통계청은 이달 초 ‘다문화인구동태 통계’ 자료를 통해 2010년 다문화 결혼가정이 3만 5,098건에 이르렀으며, 다문화 출생자가 2만312명에 달했다고 밝혔다. 반면 다문화 이혼 가정 1만 4,319건에 다문화 사망자 역시 1,506명으로 전년도 대비 상승 수치를 기록했다. 내국인과 외국인이 결혼해 꾸리는 다문화가정. 2008년부터 3년 동안 우리 사회는 연평균 10쌍의 결혼 중 1쌍 이상의 다문화 결혼 수치를 유지하고 있다. 수치만으로 따진다면 우리사회가 다문화사회로 접어들었음을 부정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세부적인 수치들을 들여다봐도 그러할까. 다문화인구 통계를 중심으로 국내 다문화가정이 서 있는 위치를 돌아보았다.

내국인과 외국인이 결혼하는 다문화가정은 지난 2008년 3만 6,000여건으로 정점을 찍었다. 이후 2009년 잠시 하락했다가 2010년 들어 다시 3만 5,098건으로 올라서 있다.

2010년 다문화가정 혼인 비율은 3만 5,098건으로 전년 대비 3.7% 증가한 수치를 보였다. 전체 혼인 중 다문화가정 혼인 비율은 10.8%로 집계된다. 내국인 간 결혼이 2009년 전년대비 5.2% 감소했다가 2010년 5.5% 증가한 데 비해 다문화가정 혼인의 경우에는 2009년 7.9%로 더 큰 폭이 감소했고 2010년 증가폭은 3.7%로 내국인 간 혼인의 증가율보다 적은 증가율을 보였다. 전체 혼인 가정들의 숫자에 비해 다문화가정 혼인 비율이 다소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다문화가정의 혼인 남성 중 40세 이상이 47%를 차지하는 점은 흥미롭다. 45세 이상도 27%에 달했다. 반대로 다문화가정의 혼인 여성은 20대가 46.6%를 차지했다.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에 해당하는 연령대가 가장 많아 73.3%를 기록했다.

다문화가정 중 남성이 10세 이상 연상인 부부는 절반 가량인 50.9%를 나타냈다. 남성이 내국인인 경우 남성이 10세 이상인 가정은 더욱 많아져 62.2%에 달했다. 내국인 간 결혼하는 경우 남성이 10살 이상 연상인 경우는 전체 혼인 건수의 3.2%에 불과한 점에 비교하면 의미심장 하다.

다문화가정 혼인 건수가 가장 많은 지역은 경기, 서울, 경남 순이었다. 전체혼인 건수 대비 다문화가정 혼인 건수가 높은 지역은 전남, 전북, 제주 순이었으며 울산, 대구, 부산 등은 낮은 수준을 보였다. 

2010년 현재 국제결혼을 통해 국내에 시집 오는 여성의 출신국은 중국, 베트남, 필리핀 순으로 높은 비율을 보이고 있다.

이혼 건수 꾸준히 증가

이혼 건수는 꾸준히 증가했다. 다문화가정의 이혼 추이는 2008년 1만 2,430건이던 것이 2009년 1만 3,653건, 그리고 2010년 현재 1만 4,319건에 이르고 있다. 전체 이혼 11만 6,858건 대비 다문화가정의 이혼율이 차지하는 비중은 12.3%. 10건의 이혼 중 1건 이상이 다문화가정의 이혼인 셈이다.

연도별로는 2년 연속 증가 추세다. 내국인 간 이혼비율이 2009년 소폭 증가(6%)했다가 2010년 비슷한 비율로 하락(7.1%)한 점에 비추어볼 때 다문화가정의 이혼율이 꾸준히 상승하고 있는 점을 주목할만하다.

다문화가정 이혼의 경우 남성이 내국인인 경우가 전체의 73.6%를 차지했다. 여성의 경우로 보면 여성 배우자가 외국인인 경우가 54.8%를 기록했다. 한국인 남성과 외국인 여성이 결혼한 다문화가정이 상대적으로 높은 이혼율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다문화가정 출생아 2만여명

2010년 현재 다문화가정에서 태어난 출생아는 2만 312명이다. 전체 출생아 중 다문화가정 출생아의 비율은 4.3%. 100명 중 4명 이상이 다문화가정 자녀다. 내국인 간 가정의 출생아들이 2009년 감소(5.9%)했다가 2010년 증가(5.6%)한 데 반해 다문화가정 출생아는 2009년 전년대비 무려 41.5%가 증가한 데 이어 2010년 또 다시 6.8%가 증가한 점이 눈길을 끈다.

다문화가정 출생아의 성비를 보면 남자아이가 105.4로 약간 더 많다. 지역별로는 2010년 경기도에서 가장 많은 4,675명의 다문화가정 출생아가 집계됐으며, 이어 서울이 3,514명이, 경남은 1,580명의 다문화가정 출생아가 같은해에 세상에 태어났다.

다문화가정 및 다문화가정 출생아들이 늘어나면서 다문화 사망자도 유의미한 통계를 보이고 있다. 2010년 다문화 사망자는 1,506명으로 집계됐다. 전체 사망자 통계 중에는 0.6%를 차지하는 수준이다. 2008년, 2009년으로 이어지며 미미하게나마 증가하고 있다. 다만 이 경우에는 다문화가정을 이루고 있는 내국인도 다문화 사망자에 포함되므로 이 점을 유의해야 한다. 2010년 기준 다문화 사망자 중 가장 높은 수치를 보인 것은 다문화 가정을 이뤘던 내국인이었다. 이어 다문화가정을 이루며 귀화한 외국인, 내국인과 결혼한 외국인 등으로 수치를 보였다.

다문화 사망자 부문에서 내국인 수치는 2008년부터 점차 감소하고 있지만 귀화한국인 비중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 통계청의 설명이다.

지난 7일 여성가족부는 ‘다문화사회를 위한 실천과 전략’이라는 주제로 제3회 다문화가족포럼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김준식 아시아프렌즈 이사장은 “한국이 다문화사회로 진입하는 시점에서 다문화 가족만을 대상으로 하는 정책 범주에서 벗어나 한국인과 외국인 모두를 대상으로 하는 지구촌 시민의식교육을 강화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다문화사회가 결국 한국의 미래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을 일깨울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해를 거듭할수록 통계 상 유의미한 지점들을 기록하고 있는 다문화가정. 이미 사회의 상당한 비중을 다문화가정이 차지하고 있다는 점과, 그와 함께 이혼·사망 등 부정적 통계도 함께 주목할 만한 수치들을 보이고 있다는 점을 눈여겨봐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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