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여성과 함께하는 해외 한인여성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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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여성과 함께하는 해외 한인여성들
  • 이현아 기자
  • 승인 2011.10.26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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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서 25일 국제결혼여성세계대회 개막


“외로운 다문화여성 큰 언니 될 것”


날씨가 부쩍 추워진 25일 오후. 인천 송도 라마다호텔에는 색색의 고운 한복을 차려입은 13개국 105명의 한인 국제결혼여성들이 자리를 함께 했다. 미국 조지아에서 온 한 참가자는 “행사를 위해 현지에서 한복을 마련했다”며 “한복을 입을 기회가 많지 않아 지금 매우 기분이 유쾌하다”고 말했다.


W-KIMWA의 회원이라면 누구나 서랍 속에 곱게 접어뒀던 한복을 꺼내입는 날이 있다. 올해로 7회를 맞이하는 국제결혼여성세계대회가 25일 인천 라마다호텔에서 개막했다. 세계국제결혼여성총연합회(W-KIMWA)가 주관하는 이 행사는 해마다 규모를 키워가며 네트워크를 돈독하게 하고 있다. 특히 ‘세계 국제결혼 여성을 하나로’라는 주제로 마련된 올 행사는 국내 다문화가정 여성들과 함께해 그 의미를 더했다.


행사에 앞서 지난 18일 본지와 만난 천순복 W-KIMWA 회장은 “그동안 국내 다문화가정들과 다양한 교류를 해 왔지만 이번 행사를 준비하면서 특히 더 자주 만날 기회가 있었고, 그들과의 관계를 좀 더 적극적은 차원에서 모색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됐다”고 전했다.


W-KIMWA는 이미 지난해부터 국내 다문화가정 자녀들을 W-KIMWA 회원 가정에 초청해 해외 각국의 문화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 해외초청연수 프로그램을 준비해왔다. 각종 도네이션 및 행사를 통해 기금을 마련하고 회원 각자가 가이드를 자처해 다문화가정 청소년들이 보다 넓은 세상을 볼 수 있도록 하고자 한 특별한 프로그램.

하지만 천순복 회장은 이번 행사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국내 다문화여성들과 자주 접촉하며 그들을 도울 수 있는 더욱 적극적이고 지속적인 네트워크의 필요성을 인식했다고 전했다.


“한국에 시집 왔다가 이혼을 당한 여성이 있었어요. 금전적으로나 제도적으로나 도움 받을 곳이 없어 힘들어 하고 있더군요. 우리 회원들 역시 해외에서 다른 문화와 제도권 속에 결혼생활을 영위한 사람들이고, 그런 상황에서 경험할 수 밖에 없는 어려움을 이해하고 있어요”

천 회장은 그들 다문화가정 여성과 연대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했다.

“우리가 마치 친정처럼 그들의 뒤에서 든든한 언니 노릇을 할 수 있으면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그동안 세계에 흩어져 있는 한인 국제결혼여성들의 친목과 교류를 도모하고, 이들이 모국을 경험할 수 있는 행사로서 그 의미를 가졌던 세계국제결혼여성대회. 7회를 맞이하는 올해 그들의 모습은 한층 성숙해져 있었다.


25일 열린 개막식 행사장에는 W-KIMWA가 초청한 20여명의 국내 다문화가정 여성과 자녀들이 자리를 함께해 각국의 전통의상을 차려 입고 W-KIMWA 회원들과 담소를 나누는 모습이 포착됐다. 공식행사 이후 마련된 특별공연 순서에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무대로 몰려 나와 노래와 춤을 즐기고, 회원들이 모금한 장학금을 전달하기도 했다.

이날 행사에는 최근 새롭게 부임한 김경근 재외동포재단 이사장이 참석한 것은 물론 주요 정치인들과 지자체장들이 앞다퉈 참석했거나 축사를 보내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이날의 주인공은 누가 보더라도 그동안 부지런히 양적·질적 성장을 거듭해 온 W-KIMWA의 회원들이었다.

앞으로 더욱 자주 모국을 찾아 국내 다문화여성들과 함께 하겠다는 W-KIMWA의 행보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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