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죽하면 대상포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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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죽하면 대상포진이…”
  • 이현아 기자
  • 승인 2011.09.19 17: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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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KOWIN 홍콩 김옥희 지역담당관

제2회 코위너 국제컨벤션 치른 ‘홍콩’
전문직 한인 여성 조직에 탁월한 능력

얼마 전 제2회 코위너 국제컨벤션을 성황리에 치른 소감을 묻자 김옥희 요셉트레이딩 대표는 손사래를 쳤다. 말도 말라는 것이다. 하지만 그 고생담의 이면에는 최근 가장 ‘핫’한 지역으로 떠오르고 있는 홍콩 코윈에 대한 자부심이 역력하다. 그는 최근 홍콩 지역담당관에 선임돼 활동을 시작했다.

지역담당관 배출하며 ‘주목’

한인회 산하 여성회 등 다수의 한인 여성단체가 활동 중인 홍콩에서 코윈은 ‘한인 여성 전문인력’이라는 나름의 특화지점을 잡아냈다.

“전문직 여성이 설 자리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어요. 첫해 코윈 행사에 참여했을 때 그 생각이 분명해졌죠. 전문직 여성들이 만나 서로의 정보와 노하우를 나누고, 좀 더 포괄적인 시각에서 한민족 여성의 얘기들을 풀어낼 필요가 있었어요. 홍콩 코윈은 바로 그런 한인 전문직 여성을 위주로 꾸려져야 한다고 생각했고요.”

코윈 출신 여성들의 민간단체로 조직된 코위너는 2009년 역사적인 첫 국제컨벤션 행사를 치러냈다. 이경희 회장이 터를 닦고 있는 시드니에서였다. 성공적인 대회였지만 2회 행사를 맡겠다고 선뜻 나서는 지역이 없었다. 그만큼 품이 많이 들고 조건이 까다로웠던 것이다.

“여러 차례 고사를 하다가 결국 행사를 맡게 됐어요. 비용부담이 있었던 게 사실이죠. 우리 지역 회원들의 도네이션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거예요. 고생은 됐지만 차세대 행사까지 함께 치러 더욱 의미가 있었어요.”

행사를 치러내는 코윈 홍콩의 고생은 남달랐다.

“오죽하면 대상포진이 다 걸렸겠수”

아직도 남아 있는 열병의 흔적을 웃으며 보여주는 김옥희 담당관. 그 고생이 헛되지 않아 2011 코윈 행사에서 홍콩은 과테말라, 터키와 함께 새롭게 지역담당관이 위촉된 지역에 포함됐다.

“당초 홍콩은 지역담당관 추가 지역에 거론되지 않았어요. 이미 중국 지역담당관이 활동하고 있었으니 굳이 홍콩에 담당관이 위촉되리라는 기대는 거의 없었죠. 그런데 뜻하지 않게 홍콩에서 지역담당관을 배출하게 된 거예요. 아무래도 최근 있었던 국제컨벤션의 성공적 개최에 대한 우호적인 평가가 영향을 미친 것 같아요.”

차세대 육성에 욕심

재테크 관련 세미나를 비롯한 다양한 행사로 홍콩 내에서 빠르게 입지를 확보한 코윈 홍콩은 이번 국제컨벤션을 통해 한인여성네트워크 내에서도 단단히 눈도장을 찍었다. 홍콩 내 유일한 여성 전문인 단체라는 점을 내세워 차세대 인재 양성에도 욕심을 내고 있다.

“홍콩이라는 지역의 특성상 한인유학생들이 많아요.”

금융, 법률, 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분야의 차세대 인재 풀을 두텁게 갖추고 있는 것은 코윈 홍콩이 가진 장점 중에 장점이다.

“남성보다는 여성 비율이 많죠.”

차세대를 바라보는 김옥희 담당관의 시각은 특별하다.

“미국의 어느 지역 한인회 관계자와 이야기를 나누다가, 그 지역 한인유학생 탈선이 심각하다는 말씀을 들었어요. 사실 저는 그렇게 생각해요. 그 아이들도 결국은 한민족, 우리의 자녀들이라는 거죠. 눈살을 찌푸리고 혀를 차기 전에 먼저 그 아이들을 끌어안고 보살펴 줄 의무가 있다는 거예요. 그때부터 차세대에 대한 생각의 방향을 바꿨죠.”

홍콩 코윈의 차세대 정책은 차세대의 입장에서 만들어진다는 것에 핵심이 있다.

“현역으로 활동하는 차세대들은 눈코뜰새 없이 바빠요. 그래서 그들의 시간에 최대한 맞추려고 노력해요. 최근에는 유학생에게도 관심을 갖고 있어요. 유학생으로 홍콩에 와 있는 차세대들을 대상으로 모임이나 행사를 기획해요. 얼마 전에는 한인 유학생 80명 정도가 모이는 식사 행사를 가졌어요. 학생 시절부터 그들이 한인사회와 네트워크를 갖도록 하는 것이 목표였죠. 유학을 하다보면 라면 한 그릇을 먹으려고 해도 김치가 없어 아쉬운 경험이 많잖아요. 세세한 부분까지 챙겨주려고 해요.”

홍콩 코윈의 이런 마음가짐은 한인유학생들을 위한 다양한 정책 개발로 이어진다. 홍콩 코윈은 한인유학생들에게 아르바이트 및 취업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인턴십 연결에도 나선다. 간간히 유용한 세미나를 마련해 한인유학생들이 모일만한 ‘거리’를 제공하는 것도 빠트리지 않는다.

차세대 육성 외에 홍콩 코윈이 공을 들이고 있는 또 한가지가 있다. 바로 한인가정의 출산을 장려하는 것이다.

“한국에서도 그렇지만 교민 가정에서도 좀처럼 자녀를 낳지 않으려는 경향이 확산되고 있어요. 코윈은 이런 가정이 자녀를 낳고 양육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도록 다양한 행사를 마련하고 있습니다.”

홍콩 코윈은 9월 5일부터 한 달 동안 영·유아 자녀를 둔 한인가정을 대상으로 ‘사진 공모전’을 실시한다. 일부 수상자에게는 서울왕복항공권까지 제공된다고 하니 제법 규모가 있다.

“다양한 행사를 치르다 보면 어쩔 수 없이 가지고 있는 물건까지 내놓아야 하는 경우가 없지 않아요. 그래도 어쩌겠어요.”

흔히 ‘발바닥에 물집이 잡힐 정도’라는 표현으로 노력의 정도를 말하곤 한다. 옆구리에 물집이 잡힐 정도로 코윈 홍콩에 애정을 쏟고 있는 김옥희 지역담당관의 행보가 기대를 모으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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