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한글학교협의체’의 출범에 즈음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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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한글학교협의체’의 출범에 즈음하여
  • 조항록 상명대 교수
  • 승인 2011.09.09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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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항록 상명대 교수, 전 국제한국어교육학회장

세계 각 지역 한글학교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게 될 ‘세계한글학교협의회’가 지난 8월 10일 발족하였다고 한다.

재외동포재단이 주최하고 한양대학교가 주관한 세계한글학교 교사 초청 워크숍이 열리는 자리에서 9개 대륙 한글학교협의회 회장들이 참석하여 이제 국가나 대륙 차원을 넘어 전세계 한글학교의 이익을 대변할 수 있는 협의체 구성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마침내 전세계 조직체를 결성하게 된 것이다.

‘세계한글학교협의회’의 발족은 여러 면에서 의미가 있다. 이 협의체가 성공적으로 뿌리를 내려 활동한다면 한글학교가 안고 있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글학교의 역할과 기능의 중요성에 대하여는 우리 모두가 공감하기 때문에 세계 곳곳의 우리 교민 사회는 한글학교의 설립과 운영에 힘을 합하고 교육 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하여 많은 노력을 기울여 오고 있다.

그러나 ‘교육’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 한글학교는 늘 어려움 속에 놓여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본적인 교육 인프라의 구축도 쉽지 않고 교육 현장의 3대 요소라 볼 수 있는 교육자, 교수법, 교재의 측면에서도 기대하는 바 성과를 내기에 미흡함을 느끼는 곳이 많다.

그 동안 각 지역별로 또는 국가별로, 대륙별로 결성된 한글학교협의회는 이러한 교육 현장의 어려움을 극복하는 데에 매우 효율적인 역할을 수행해 왔다. 일종의 네트워크라고 볼 수 있는 한글학교협의회는 개별 한글학교로서는 해결하기 힘든 현장의 문제에 대하여 대안을 모색하고 해결하는 데에 앞장서왔다. 그래서 한글학교협의회의 활동은 해당 권역의 한글학교 교육을 한층 발전시켜 왔다는 데에 모두가 동의한다.

문제는 지역 간 편차이다. 교민 사회가 크고 여러 여건이 양호한 곳은 한글학교협의회의 활동도 왕성하고 성과도 크게 낼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곳은 한글학교협의회의 활동도 미약하고 성과도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한 예로 권역 내 한글학교에서 쓰일 교재의 개발이 효과적으로 추진되고 교사 연수회도 정례적으로 개최되는 지역이 있는가 하면 이런 활동이 그저 하나의 소망으로만 인식되는 지역이  있다.

‘세계한글학교협의체’의 결성은 바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하나의 시도로서 의미를 갖는다. 구체적으로 다음의 두 가지 측면에서 기대를 갖도록 한다.

하나는 대륙별 한글학교협의회 사이에서 나타나게 될 횡적인 협력을 통한 전세계 한글학교 교육의 고른 발전이다. 상대적으로 한글학교 교육이 발전한 지역의 경험과 발전 모델이 그렇지 않은 지역으로 이입되는 것을 기대할 수 있다. 동일한 목적을 가지고 동일한 활동을 하는 단체들이 서로 소통하고 협력함으로써 발전된 지역의 경험과 역량이 그렇지 않은 지역으로 자연스럽게 흘러 들어갈 것이다.

다음으로 기대할 수 있는 것은 한글학교 교육에 대한 최대의 지원자인 대한민국 정부의 협력을 좀 더 효율적으로 끌어낼 수 있을 것이다. 대한민국 정부가 한글학교 교육의 발전을 위한 여러 정책과 방안을 모색함에 있어 일원화된 대표 단체가 있다면 협의의 수준도 높아지고 협의의 진행도 효율적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중요성을 갖는 ‘세계한글학교협의체’가 성공적으로 착근하기 위해서는 초기 단계에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다.

첫째는 협의체 내의 유기적인 소통 구조를 확립하는 일이다. 이를 위해서는 자금과 상설 조직이 필요한데 출범 초기에 이러한 자금을 확보하고 상설 조직을 갖추기까지는 뜻있는 이들의 헌신적인 노력이 요구된다.

다음으로 공통 이익의 도출과 이를 실현할 수 있는 역량의 구축이다. 현실적으로 지역에 따라 현안의 우선 순위가 다를 수 있는 상황에서 공통의 이익을 어떻게 도출해 낼 것인가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특히 대한민국 정부를 대상으로 협의를 하는 상황이 온다 할 때 협의 결과가 구성원 전체로부터 동의를 받아야 정당화 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현안이 발생하기 전부터 다양한 방식으로 늘 서로 소통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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