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미디어 시대 맞아 구심점 역할 해야"
상태바
"디지털 미디어 시대 맞아 구심점 역할 해야"
  • 김영욱 객원기자
  • 승인 2004.01.24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현재 한국 언론은 매체 융합이라는 변화의 격랑에 놓여있어 이에 따라 5∼10년 이후, 통신·방송·신문 등의 위상이 각각 어떻게 정립될지 미리 예단하기 어려울 정도로 급속한 변화를 겪고 있다.
디지털 미디어 시대(또는 방송·통신·인터넷 등의 매체 융합의 시대)에서 우리는 좌표를 어떻게 설정하고, 어떻게 우리가 생존해 나갈 것인가에 대한 문제이다. 연합뉴스는 인터넷의 발달로 매일 매일 사실상 틈새시장에 준 통신사 역할을 하는 수많은 인터넷 매체들이 생겨나고 있어 독점적인 뉴스나 정보 제공, 점유를 통한 전달의 시대는 지나갔다. 특히 디지털 위성방송시대가 본 궤도에 오르면 말 그대로 국경이 없는 언론 환경 시대가 시작되는 것이다. 지금도 휴대폰으로 통해 뉴스, 동영상 등 정보를 받아보는 시대이지만, 앞으로는 휴대폰이 최첨단 컴퓨터 역할을 하면서 모든 정보를 제공하고 제공받는 시대로 변화된다.
OECD회원국 중에 한국은 단연 1위에 인터넷 가입 인구를 보이고 있다. 이런 정보대국의 사회로 전환하면서, 고객들은 점차 기존의 정통적인 미디어에서 새로운 미디어로 이전하고 있고, 뉴스에 대한 관점도 새롭게 변화되고 있다. 전통적으로 언론인들이 중요시하던 기사가 인터넷 매체 사회에서는 전혀 각광을 받지 못하고 있고, 지금은 뉴스 공급자의 시대가 아니라, 뉴스 사용자·이용자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능동적으로 필요한 정보를 추구하는 시대로 변화하고 있다. 현재 인터넷 포털 업체(다음, 야후 등)들이 미디어 분야에 뛰어든 것이나, SK텔레콤과 같은 정보 통신 업체들이 미디어 분야에 진출하는 것도 그런 현상의 일환이다. 앞으로 인쇄매체나 TV와 같은 영상매체들의 경쟁 시대를 넘어서서 여러 미디어 산업들간의 폭넓은 경쟁 시대를 맞게 되어 다미디어 다매체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사실 인터넷 포털 업체들은 기존매체(인쇄 및 영상 매체)들이 보여줄 수 있는 것보다도 더 많은 다양한 내용을 한꺼번에 볼 수 있도록 서비스하는 쌍방향 정보 서비스, 지식 창구 및 집약성 등의 특징을 갖고 있다.  이런 변화가 어느 정도까지 진행될지는 본인도 전혀 예상할 수 없고, 누구도 예측하기 힘들다. 다만, 이러한 변화를 지켜볼 때가 아니라, 우리 기존 매체(특히 신문과 같은 인쇄 매체)들은 이런 변화에 능동적으로 참여해서 적극적으로 변화에 동참하고 함께 이끌어 가는 것이 중요하다.
연합뉴스에서 최근  '멀티미디어 시대에 어떻게 대응해 나갈 것인가'에 대해 전문가의 조언을 들었다. 왜냐하면, 이런 매체 융합의 시대에서 우리 연합뉴스가 어떻게 생존을 할 것인가에 대해 장기적인 전략 수립을 위해서인데, 전문가들의 의견은 크게 5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디지털을 이용한 경쟁력을 확보해라.
둘째, 충성도 높은 고객 확보와 고객 관리가 중요하다.
셋째, 뉴스 생산업자로써 뉴스를 정보화해야 한다.
넷째, 뉴스가 문자(TEXT)로만 전달되는 시대는 이제 한계가 왔다.
다섯째, 각 사별로 브랜드 파워를 키워라.
전세계적으로 신문사들이 위기를 맞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한국도 신문 산업이 상당한 위험 상황에 놓여있다. 더욱이 올해는 한국 경제의 침체로 인해 광고시장도 위축되었다. 인터넷 미디어의 변화에 따라 신세대들은 자신들의 취향에 따라 정보의 빠른 선택과 빠른 이동이 새로운 매체 시대의 모습이다.  그러나 인터넷 포털 사이트들이 미디어 산업에 참여하고 있지만,  지나치게 고객 욕구에 부응하기에 급급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본인의 생각으로는 고급 정보와 엔터테인먼트 뉴스가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인터넷 포털 사이트들은 고급 정보를 자체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런 환경 속에서 연합뉴스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매체 융합시대를 맞이하여 국가 통신사인 연합뉴스의 역할이 점점 중요해지는 것은 바로 이런 측면에 기인하지 않는가 생각한다. 연합뉴스는 다양한 변화를 보이고 있는 인터넷 시대 환경을 맞아 매체의 중요성을 재정립하기 위해 노력을 하고 있다. 그래서 연합뉴스는 연합뉴스 사이트를 통해 신뢰성 있고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려고 여러 가지 준비를 하고 있고 실행을 하고 있다. 즉 연합뉴스는 정보 홍수 속에서 정보 고속도로상의 구심점(Key)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얘기를 잠깐 돌려서, 국가기관 통신사에 관해서 몇 마디를 한다면, 어느 나라든지 나라를 대표하는 통신사가 있다. 미국의 AP통신, 일본의 교토통신 등이 있다. 어느 나라든지 정보가 국력이라는 생각으로 나라를 대표하는 통신사, 즉 국가기관 통신사에 대해서 음양으로 정책적 지원을 하고 있다.
세계 메이저 통신사(AFP, AP, UPI, 로이터 등)는 말할 것도 없고, 우리 주변만 봐도 교토통신 130여명, 중국 500여명, 베트남 70여명, 대만 60여명 등의 특파원을 운영하고 있다. 그런데 한국을 대표한다는 연합뉴스는 한국 경제가 차지하는 세계적인 위치에도 불구하고, 현재 18명의 특파원을 운영하고 있다.  
또 한국의 경우는 세계에서 벌어지는 뉴스들과 심지어 북한 소식까지도 메이저 통신사인 AP통신에 의존하고 있다. 더욱이 한국 경제에 대해서도 메이저 통신사의 시각에 의해 좌우되고 세계에 전파되고 있다. 이런 현상에 대해 언론계와 학계, 정계, 시민단체 등의 우려로 2003년 4월 '뉴스통신 진흥에 관한 법률안'이 통과되었다. 이 법률 제정으로 연합뉴스는 명실상부한 국가기간 통신사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제도적 기틀을 마련하였다. 따라서 향후 연합뉴스는 법률적 근거를 갖고 국가와 국민의 이익을 위해 더 많은 힘을 통해 정보주권 수호에 충실할 수 있게 됐다.
이 법은 영문 뉴스 24시간 송고, 해외 특파원 다수 파견 등 우리 시각에서 보는 뉴스가 되도록 하기 위한 것으로 세계의 변화에 대한 각종 정보 및 뉴스를 만드는 것이다. 이를 위해 중동과 중국 등에 특파원을 파견해서 국가에 필요한 정보와 뉴스를 우리 시각에서 정보화해야 한다. 연합뉴스를 국가기관 통신사로 법에 규정하고, 이같이 기능할 수 있도록 물적·인적 자원을 갖출 수 있어야 하는 데 이에 걸맞은 통신사로 거듭 날 수 있는 법적 기반이 구축된 것이다.
연합뉴스는 '제2창사'의 각오로 그 동안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국내 언론사 가운데 가장 많이 보유해온 특파원 등 해외취재망을 대폭 늘리고 영문과 제2외국어 뉴스공급 체제를 확충해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지구촌의 움직임과 갈수록 수요가 폭증하는 한국 관련뉴스가 왜곡되지 않고 신속 정확하게 나라 안팎에 전달되도록 노력할 것이다. 또한 멀티미디어 체제에 적응하면서 고객에게 좋은 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해 더욱 정진할 것이다.
연합뉴스 기자들은 리얼뉴스를 보도하는 것이 체질화되어 있으며, 이것이 인터넷 시대의 강점으로 작용을 할 것이다.  현재 연합뉴스는 하루에 리얼타임으로 2,200∼2,300개의 뉴스와 사진을 취급하고 있으며, 인터넷 시대에 적응하고 있다.
또 연합뉴스는 60여개 해외 통신사와 제휴하여 뉴스 및 정보 교환을 하고 있으며, 고객들에 다양한 시각에 맞춰서 적합한 콘텐츠를 가공·전달하기 위해 최근 20억원을 투자하여 고객사에 뉴스 및 정보를 이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여기에는 한국 뉴스, 사진, 주요 외신뿐만 아니라 웹써치를 이용하여 필요한 키워드만 입력하면 자동으로 업데이트가 되도록 해서 정보를 모아주는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단순한 취재에만 머물지 않고, 분석기사, 해설 등 다양한 콘텐츠를 신문사 등에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인터넷의 보급에 따른 문제점으로 대두되고 있는 것이 수많은 인터넷 업체와 지방 신문 등과의 지적 재산권 문제이다. 연합뉴스의 내용도 사용료를 지급하지 않고 도용하는 사례가 많이 발생하고 있으며, 단순한 이용이 아닌 상업적 목적으로 활용하는 경우도 빈번해지고 있다. 사실 한국의 경우 아직까지도 지적 재산권에 대한 개념 이해가 부족한 상태인데 선진 통신사들은 전혀 이해를 하지 못한다. 향후에는 국내에도 콘텐츠에 대한 지적 재산권 문제가 커다란 화두로 등장을 할 것이다.
현재 한국에서 유일하게 북한 뉴스를 청취할 수 있는 허가를 받은 연합뉴스는 남북간 뉴스교류 협력을 통한 민족의 동질성 회복이나 지구촌 곳곳의 600만명의 재외동포들에 대한 소식을 빠르게 전달할 수 있도록 열과 성을 다할 것이다. 그래서 한때는 한민족으로만 구성된 커뮤니트를 구축하여, 전세계 600만 교민들의 참여를 통해 운영하는 것을 계획을 했으나 몇몇 단체들의 계획과 겹치고 있어 해외동포재단에 콘텐츠를 제공하는 쪽으로 방향을 바꿨다.
재외동포들은 살고 있는 환경이 다르고, 이주한 사유가 다르기 때문에 권역별·지역별로 서로 다른 이해 관계를 갖고 있다. 그러나 재외동포 언론사 및 교민들간의 네트워크 구성은 미디어 측면에서 볼 때, 초고속 정보통신망의 발달로 지구촌 시대에서 민족적인 유대를 강화할 수 있다. 이것을 한민족의 역동성을 결집시키는 방향으로 다함께 노력한다면 세계 곳곳에서 한민족의 저력을 보여 줄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그리고 이런 활동에 선두에서 나갈 수 있도록 하는 구심점의 역할은 여기 있는 재외동포언론사들이라 생각한다.
현재 연합뉴스는 국단위로 민족뉴스국을 두고 그 산하에 재외동포부를 두어 운영하고 있으며, 앞으로 특파원의 네트워크로 재외동포 소식을 신속하게 전하는 가교의 역할을 할 것이다. 또한 재외동포언론사에서도 연합뉴스에 필요한 기사를 제공해주는 관계를 구축했으면 한다.
김영욱 객원기자 brod77@empal.com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