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조선황실의 역사 설명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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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서 조선황실의 역사 설명할 겁니다.”
  • 이석호 기자
  • 승인 2011.07.15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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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석 황실문화재단 총재

조선 마지막 황손인 이석 황실문화재단 총재
‘한미문화축전’ 준비를 위해 한국을 방문 중인 이태미 남부메릴랜드한인회 회장은 최근 놀라운 소식을 들었다.

우리나라의 마지막 황손이 아직까지 생존해 있다는 것.

“조선의 명맥이 이어지고 있을 줄이야...” 이태미 회장은 급하게 그를 수소문했고, 전주시가 제공하는 조그마한 숙소에서 어렵게 생활하고 있는 이석 황실문화재단 총재를 찾을 수 있었다.

그리고 1주일이 지난, 13일 서울 소공동 롯데 호텔. 이태미 회장의 소개를 통해 이석(72) 총재를 만날 수 있었다.

“미국 LA에서도 10년 동안 살았으니 나도 어쩌면 재외동포인가? 허허. 79년부터 궁에서 살 수 없게 됐고, 조국에서 살 수 없겠다는 생각으로 미국으로 떠났지요. LA에서는 매일 16시간씩 노동을 해야 했어요.”

이석 총재의 인생 스토리가 최근 워싱턴 포스트의 ‘왕자의 이야기(The Prince's Tale)’라는 제목으로 보도되면서 화제가 되고 있다.

생존해 있는 마지막 황손에 대한 이야기.

고종 황제는 7명의 여인과 살았는데, 정비인 명성황후가 낳은 아들 순종에게는 후사가 없었다. 정상적이라면 고종의 3남이자 순종의 아래 동생, 즉 이석 총재의 아버지인 의친왕 이강이 세자로 책봉됐어야 했다. 그러나 일본은 이강의 세자책봉을 허락하지 않았다.

그러던 중 고종의 귀비 엄씨가 아들을 낳자 그를 이강 대신 책봉시켰는데 그가 바로 고종의 5남인 영친왕 이은이다. 영친왕 이은은 이후 일본인으로 순치됐다.(영치왕은 일본인 나시모토 마사코와 강제로 결혼했는데 나시모토는 훗날 한국에서 이방자 여사로 불렸다.)

영친왕과 부인 이방자 여사에게는 아들 둘이 있었는데, 장남은 알 수 없는 병으로 사망하고 다른 아들 이구만이 남게 됐다. 1963년 박정희의 허락으로 귀국한 이구는 아들이 없었고 2005년 프린스 호텔에서 세상을 떠났다.

반면 의친왕 이강은 13남을 낳았다. 대부분 일찍 사망하게 됐고, 의친왕의 11번째 아들인 이석 총재만이 생존하고 있다.

“궁에서 살았던 기억이 생생해요. 모두들 조심스레 입을 꼭 다물고 식사를 했던 모습이 떠올라요. 학교에 갔을 때는 신하 2명이 꼭 저를 따라다녔죠. 점심때가 되면 커다란 상의 수라상을 들고 왔던 것도 생각나요. 일제강점기였어도 황실문화는 이어지고 있었죠.”

이렇게 말하는 이석 총재는 “젊은 시절 ‘비둘기 집’이란 노래로 유명세를 탄 적도 있다”고 말했다.  흔히 김세환의 노래로 알고 있지만 사실 그가 부른 노래라는 것.

베트남전에 참전하기도 했고 LA로 가 수영장 청소, 경비 등의 일을 하다가 라스베이거스에서 한국계 미국 여성과 결혼을 했던 이석 총재. 지금은 자손으로 아들 한명 딸 한명을 두고 있다.

이렇게 굴곡진 인생 이야기를 워싱턴 포스트가 보도했던 것.

“죽으려고 했던 적도 여러 번이었죠. 하지만 어두웠던 이야기가 나가는 게 두려워요. 앞으로 자랑스러운 조선의 역사를 마지막 후손으로서 알리고 싶은 마음뿐이에요.”

그는 2006년 창립된 황실문화재단의 총재로 있다. 황실문화의 정체성과 우수성을 대내외에 알리기 위해 설립된 단체. 그리고 적은 봉급이지만 전주시에서 역사해설가로 일하고 있다.

이태미 회장은 오는 10월 12일 볼티모어 메리어 호텔에서 열리는 한미문화축전에 그를 강사로 초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석 총재가 황실의 복장을 하고 조선의 역사를 설명할 계획이라고.

한미문화축전(Korea Art & Soul)은 500여명의 현지인 및 한인들이 참여하는 행사로 진행될 예정.  오는 10월 1일 미국 볼티모어 시 메리아 호텔에서 열리며 한국전통무용, 한국 패션쇼, 국악 공연 등 다채로운 행사들이 마련돼 있다.

수도권메릴랜드한인회(회장 서재홍)와 남부메릴랜드한인회(회장 이태미), 하워드한인회(찰리 성), 몽고메리한인회(회장 김용하), 프린스조지스카운티한인회(회장 옥경호) 등 메릴랜드주 한인회들이 힘을 모아 한국문화의 아름다움을 알리는 행사여서 주목을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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