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회장 강점은 투명한 예산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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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회장 강점은 투명한 예산 운영”
  • 이현아 기자
  • 승인 2011.06.22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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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대자 전 중앙플로리다한인회장

“가정을 잘 꾸리는 분들이 한인회도 잘 꾸리죠.”

6월 21일 본지 편집국을 방문한 이미대자 미주총연 부회장은 지난 2006년부터 2008년까지 중앙플로리다한인회를 이끌었던 경험에 대해 소개하며 이와 같이 덧붙인다.

30년 역사를 자랑하는 중앙플로리다한인회에서도 여성 한인회장은 찾아보기 힘들다. 이미대자 부회장이 한인회장에 취임했던 당시에는 설상가상 전임회장이 불미스럽게 퇴임하며 한인회장이 공석이었다.

“봉사활동을 좀 했는데, 그 모습을 본 전임회장들이 저를 추대했어요. 여성의 몸으로 감당하기 쉽지 않았지만 가족들의 응원과 도움으로 회장직을 수락할 수 있었죠.”

이미대자 부회장은 당시의 기억을 이렇게 회상한다. 1만 달러를 내놓으며 한인회 운영에 전력하라고 응원을 아끼지 않았던 외아들의 응원은 이미대자 부회장의 큰 힘이 됐다.

“막상 한인회 일을 시작하고 보니 한인사회를 통합하는 것이 큰 관건이었어요. 20개 가량의 한인교회로부터 협조를 구하는 것이 쉽지 않았죠.”

이미대자 부회장은 이 같은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직접 뛰었다. 매주 각 교회 예배에 직접 참여해 교회 관계자들과 자리를 함께 하며 한인회 사업을 알렸다. 예배를 마친 후 성도들 앞에 나서 한인회 사업에 협조를 구하는 일도 마다하지 않았다.

체면이나 고생을 생각한다면 하기 어려운 일. 하지만 효과는 즉각적으로 나타났다. 한 두개의 교회가 한인회에 협조적인 태도를 보인 후 삽시간에 대부분 교회가 적극적으로 변했다.

이미대자 부회장의 이같은 행보는 당시 한인언론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여성 한인회장의 부드러운 카리스마가 1만 명 회원을 이끌고 있는 중앙플로리다한인회를 감동시킨 것이다.

기자와 마주 앉은 이미대자 부회장의 화두는 자연스럽게 최근 늘어나고 있는 여성한인회장들에 대한 것으로 옮겨졌다.

“여성 한인회장들은 큰 일을 벌이려고 들지는 않아요. 대신 작은 일이라도 꼼꼼하고 섬세하게 처리하죠. 무엇보다 예산을 투명하고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큰 장점인 것 같아요.”

중앙플로리다한인회는 이우삼 17대 한인회장을 거쳐 2010년 18대 한인회장에 단독후보로 출마한 박석임 회장이 취임하며 또 다시 여성 한인회장 시대를 열었다. 여성 한인회장이 인정을 받고 있는 것일까. 하지만 어려움도 분명히 있다.

“아무래도 남자분들과 함께 사업을 진행해야 하는 점이나, 여전히 남아 있는 여성 회장에 대한 선입견은 계속 고쳐나가야 할 점이겠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성 한인회장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이미대자 부회장은 전망한다.

최근 세계 각 지역에서 여성 한인회장을 찾아보기는 어렵지 않다. 이미대자 부회장 역시 각종 행사에서 지역별 여성 한인 단체장들과 교류하는 것을 큰 즐거움으로 삼고 있다.

“중국에서 한민족대회에 들렀다가 서울에 왔어요. 미주 지역 여성 한인회장 몇분과 동행했죠. 한인회장대회에서도 다른 지역 여성 회장님들과 어울릴 기회가 있었어요. 몇몇 분들은 여성 회장들을 위한 소분과라도 만들어야 하는 게 아니냐고 요청하실 정도예요.”

화기애애했던 분위기를 이미대자 부회장은 이렇게 설명한다. 여성 회장으로서 겪을 수 있는 어려움을 나누고, 조언을 아끼지 않는 분위기 속에서 서로를 독려하다 보면 시간은 금세 흘러가 버린다고.

“뉴질랜드 윤교진 회장님과 함께 여성한인회장 모임이라도 만들자는 얘기를 했어요. 올해는 무산됐죠. 하지만 여성 회장님들이 더 많아지면 가능하지 않을까요.”

임기 만료를 앞둔 이미대자 부회장은 향후 미국 내 소수민족 커뮤니티와의 협력이 주요한 화두가 될 것으로 전망하며 인터뷰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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