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브라질, 미국에서 3분 1씩 살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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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브라질, 미국에서 3분 1씩 살았어요”
  • 이석호 기자
  • 승인 2011.05.31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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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손창배 뉴욕뉴저지 SC·N 원장

“포르투갈어(때론 스페인어), 영어, 한국어를 골라 말해요. 뉴저지 몬트클레어·포트리·카니, 뉴욕 플러싱 등에 4개 병원이 있는데, 찾아오는 환자들이 사용하는 언어가 조금씩 다르기 때문이지요.”

뉴욕에서 한인의사로 명성을 떨치고 있는 손창배 SC·N 피부과(Skin Clinic of New York and New Jersey) 원장(41세)에게 “고향은 어디고, 그동안 어디에서 살았는지”를 묻는 것은 조금 피곤한(?) 일이었다.긴 답변이 돌아올 줄을 짐작했어야 했다.

그는 한국에서 태어났지만 11살 때 부모님과 브라질로 이민을 갔다. 상파울로에 있는 ‘미국 국제학교’를 다니며 청소년기를 보냈다.20세가 되자 대학입학을 위해 미국으로 떠났다. 서부 캘리포니아에 있는 버클리 대학에서 분자 세포생물학(Molecular and Cell Biology) 분야 학위를 받았다. 이후 동부로 이동해 뉴욕 예일대학에서 레지던트 생활을 했다.

그리고 필라델피아에서도 의사로 활동한 바 있으며, 뉴저지에서 2008년부터 병원을 개업했다.

“제가 생각해도 전형적인 1.5세이지요. 어느 나라에 속한 사람이 아니니까요. 뉴요커이기도 하고 브라질 사람, 한국인이라고도 말할 수 있어요. 몇 년 전 계산해 보니 인생에서 3분 1씩을 세 나라에서 살았더군요.”

그는 상파울로에 계신 부모님을 뵙기 위해 브라질을 왕래하고 있었다. 앞으로 “브라질을 포함, 한국, 중국 등에서도 활동하고 싶다”고도 했다.어느 나라사람인지 설명하기 복잡한 그를 만난 때는 지난 26일. 그는 이날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세계피부과학술대회에 참석하고 있었다.

피부과대회는 4년에 한 번씩 열리는 행사. 피부과학계의 올림픽이라고 불린다. 의료분야에 종사하는 1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모였다."

“한국에 우수한 인재가 상당히 많은 것을 보고 느껴요. 하지만 미용분야에 치우친 것 같아요. 환자들이 미용에 관심이 많기 때문이겠죠.”

그는 피부의료 분야가 다른 의학과 연관이 깊다는 점을 강조했다. 내과적인 질환을 쉽게 진단할 수 있는 곳이 피부과이기도 하고 정기검진이 특히 중요하다고 보았다.

“예를 들어 루푸스(lupus)와 같은 병은 얼굴에 나비모양의 문양이 생기는 것을 보고 알 수 있어요. 만약 의사들이 미용분야에 집중돼 있으면 이러한 병을 진단할 수 없어요.”

그는 병원들끼리 협력해 국제적으로 피부진료 시스템을 만들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 중국 등에 네트워크를 맺고자 하는 것은 이때문이다.

“뉴욕뉴저지 환자들이 한국으로 올 때가 있어요. 그런데 환자들이 오래 시간을 두고 치료 받아야 할 병을, 한국에서 짧은 시간에 패키지로 받고 싶은 유혹에 빠질 수 있어요. 환자들을 위해서 여러 국가들과 네트워크를 맺고 장기적인 치료를 하는 게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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