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화 초강세 유로랜드 초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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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화 초강세 유로랜드 초긴장
  • 파리오니바
  • 승인 2004.01.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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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화 사상 최고수준  
  미국 달러화에 대한  유로화의 가치가 지난 해 연말이후 연일 계속 신기록을 갱신하면서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지난 4일 주간에는 1.28달러를 기록해 1주일만에 10%이상 상승했고 앞으로 얼마나 더 상승할지 쉽게 전망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유로당 1.35달러가 최고점일 것이라고 전망치를 내놓고 있으나, 일각에서는 1.50달러까지 오를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주장한다.
  미국 달러에 대한 유로화의 가치가 이미 지난 2003년 연간 22%나 오른데 이어 올해 벽두부터 거친 상승세를 보이자 유럽연합 회원국들은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OECD경제 전문가들은 유로화가치가 10% 상승하면 경제성장률이 1% 감소되는 효과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경제당국들도 이런 급격한 추세가 계속 될 경우 위기에 빠질 수 있다며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올들어 모처럼 만에 경기회복과 경제성장을 기대하고 있는 마당에 유로화의 이같은 초강세와 외환시장의 불안이 반갑지 않는 손님인 것은 분명하다.
    유럽중앙은행과 G7      
  그러나 환율에 가장 강력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유럽중앙은행은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유럽중앙은행이 지난 8일 긴급 이사회를 소집하자 유로화 가치 안정을 위한 대책이 나올 것으로 예상돼 유로화 상승세가 주춤하기도 했으나, 별다른 조치가 나오지 않자 다시 오름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금리인하를 가장 효과적인 수단으로 보고있지만 유럽중앙은행은 현재의 금리수준도 이미 낮은 수준이라는 입장을 보여 유로화 안정을 위한 금리인하는 없을 것임을 시사했다.
  전문가들은 달러 가치의 추락을 조정하기 위해서는 당사자인 미국의 입장이 가장 중요하며 필요할 경우, 일본과  캐나다 등 선진공업국들이 동시에 움직여야 한다고 지적한다.
  유럽중앙은행이 단독으로 앞장서기에는 역부족이고 또 그럴 만큼 아직 심각한 위기 사태에 봉착한 것도 아니라는 견해다.
  이런 흐름에 따르면 오는 2월 6일과 7일 미국 플로리다에서 열리는 G7 정상회담이 중요한 고비가 될 전망이다. 여기서 선진공업국 정상들이 조지 부시 미국대통령을 설득, 미국의 금리인상 등 달러방어를 위한 조치를 요청할 가능성이 높다. 만일 미국이 이를 거절한다면 일본과 유럽은 금리인하를 비롯해서 달러매입 등 달러 가치상승 또는 유로화와 엔화의  평가절하를 위한 시장개입에 적극 나설 도리 밖에 없다.
      1유로=1.35달러?    
  유로화의 상승의 최고점은 어디일까? 대부분 1.35달러 부근이라는데 의견일치를 보이고 있다.
첫 번째 근거는 1995년에 열렸던 G7정상회담에서 달러 방어에 나설 당시의 환율이 4.90 프랑, 즉 유로 당 1.35달러였다는 점이다.
  두 번째는 유럽중앙은행의 시장개입 시나리오다. 유럽중앙은행은행은 1.30달러를 넘어서면 1단계로 경고선언, 여기서 그치지 않고 1.35달러를 넘어서면 2단계로 금리 인하단행, 이런 조치에도 불구하고 1.40달러까지 육박할 경우, 일본, 캐나다와 함께 본격적인 시장개입에 나선다는 예상이다.
이런 시나리오에 근거할 경우 유로화는 1.35달러가 최고점일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유로화의 강세는 일시적인 현상으로 머물지 않고 중장기적으로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또 유로화가 지금까지 과소평가된 것이 정상을 되찾는 국면이라는 해석도 있다. 실제로 유럽 통화당국은 지난 2000년부터 3년 동안 유로화가 지나치게 과소평가 됐다고 보고 이번 상승이 안정적인 범위에서 지속되기를 기대한다는 분석도 있다.  
      유로화 보유 늘린다
외환시장의 흐름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주요국가의 중앙은행들은 유로화의 강세가 지속될 경우 외환보유고에서 유로화의 비중을 늘릴 전망이다.
  IMF의 외환보유고 중 유로화 비율은 18.7%에 머무르고 있고, 외환보유고가 높은 편인 동아시아 주요국가 중앙은행들의 유로화 보유비중도 16%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이는 일부 유럽 국가들의 유로화 보유비중이 최고 98%에 이르고 있고 아프리카 국가들도 약 50%의 비중을 두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북한은 지난해 유로화만을 공식 국제통화로 인정했다.  
   부시의 재선과 달러의 약세
  사실 유로의 강세 즉 달러의 약세 이면에는 부시 행정부의 경제정책이 결정적인 원인으로 자리하고 있다.   부시 대통령의 최대 관심사는 오는 11월 대선에서 승리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실업을 줄이고 일자리를 늘리는 등 경제를 살려야 한다.  올 한해 적어도 3.5%의 경제성장을 달성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다.  따라서 부시는 과감한 세금감축에 이어 금융과 재정정책 수단을 총동원해 경기침체에서 탈피하고자 하는 것이다.
  예측 기관들은 올해 미국의 성장률을 4%까지 전망하는 등 낙관적인 견해들을 내놓고 있다. 낙관이 실망으로 변하지 않게 하려면 기업들이 투자에 적극 나서고 고용을 늘려야 한다.
  현재 연방준비이사회는 기준금리를 지난 45년이래 최저치인 1%를 유지하고 있다. 저금리는 기업들의 투자를 독려하는데 가장 효과적인 정책 수단이다. 동시에 달러 가치 하락 효과를 동반하기 때문에 수출을 늘리고 무역수지 적자를 줄이는데 기여할 것이다.
  물론 이런 미국의 정책은 무역 파트너 국가들에게 부담을 주게 되며 유럽과 아시아 공업국들은 수출보다는 국내수요 진작에 정책중심을 맞추도록 강요된다.
     부시 전략의 한계
  그러나 부시의 이같은 전략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달러 하락은 재정적자와 경상수지 적자라는 혹독한 대가를 치러야 하기 때문이다. 달러의 약세가 수출을 촉진하고 수입을 줄여 무역수지를 개선시키는 효과가 있지만, 자본수지에는 반대의 영향을 미친다. 즉 달러약세는 외국자본의 유입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 현재 미국은 하루 평균 약 20억 달러에 달하는 해외자본이 유입되고 있고 이 부분이 자본수지 흑자기조를 이뤄 무역수지부문의 적자를 메우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달러의 급격한 하락은 시간을 요하는 수출증가와 수입감소 효과가 나타나기 이전에, 단기적으로 움직이는 자본시장에서 외국자본이 빠져나갈 수 있는 위험에 노출돼 있다.
  이 문제에 대해 미국 통화당국은 미국경제와 달러화에 대한 국제적인 신뢰가 자본시장을 불안하게 하지 않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일본, 한국, 홍콩, 대만, 중국 등 동아시아의 투자가들은 현재 수준의 저금리가 지속되면 자본시장을 떠날 수밖에 없을 것이고, 그러면 미국의 금리인상은 불가피해진다.
  부시 정부는 가능한 11월 대선까지 저금리 정책을 끌어가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그의 희망대로 진행된다 해도 선거가 끝난 2005년 초반에는 미국의 금리인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결국 달러는 다시 강세로 돌아설 것이고, 재정적자 감축을 위한 긴축정책도 예상된다. 부시의 재선 여부에 관계없이 미국 경제의 고통은 불가피하다.         (오니바신문 하석건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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