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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당의 해외 당원 조직을 부러워하며...
이종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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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2.12.30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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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외한인학회와 재외동포언론인협의회가 새해부터 공동 기획사업을 시작합니다. 재외한인학회 소속 동포문제 전문가들의 기고를 월2회 10매씩 동포언론사에 게재하는 기획입니다.

재외동포문제 전문연구자들의 '이론'과 재외동포언론인들의 '현장'이 서로 결합되어야 할 필요성에 대해 인식을 같이 한 끝에 이같은 첫사업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새해에는 적당한 시기에 연구자들과 언론인들이 자리를 함께 하는 세미나를 조직해보는 것도 좋을 것같습니다.  

이 기획에 따라 첫번째 원고를 소개합니다. 국회 정치담당 연구관인 이종훈박사의 이 원고에는 참정권에 대해 새로이 밝혀진 사실이 담겨져 있습니다. 동포언협 회원들이 소속된 언론매체에 동시에 게재되기를 바랍니다.  

동포언협 사무간사 김제완


미국 정당의 해외 당원 조직을 부러워하며...
그림3이종훈 악력 : 정치학 박사, 현 국회 정치담당 연구관, 총리실 전문위원(재외동포정책 평가보고서 작성) 2002. 통일부 정책자문위원(인도지원 분야) 2000. 세계화추진위원회 전문위원(재외동포재단 설립안 입안) 1995.

재외국민의 모국 선거에 대한 참정권 보장 문제가 해를 넘길 전망이다. 현재 국회에 법안이 계류 중이지만, 처리 여부는 불투명하다. 대통령 선거 이후 급물살을 타고 있는 정당개혁과 정치개혁 움직임과 맞물려 처리될 가능성도 없지 않지만, 굵직한 의제에 떠밀려 한참 뒤로 미뤄질 지도 모를 일이다.

이번 대통령 선거운동에도 많은 재외국민의 직간접으로 참여하였다. 어떤 이는 아예 한국으로 들어와 자기가 지지하는 후보를 쫓아다니며 후원을 하였고, 어떤 이는 자신이 거주하는 나라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을 찾아 후원을 하였다. 모국으로 후원금을 송금하는가 하면, 공항에 나가 한국인 관광객을 상대로 지지를 호소하기도 하였다. 인터넷에서 사이버 선거운동을 벌인 경우도 적지 않다. 모국 선거법의 저촉을 받지 않으니 좀더 자유롭게 지지운동을 벌일 수 있었을 것이다.

한국의 차기 대통령이 누가 될 것인지 여부는 재외국민을 포함한 모든 재외동포가 관심을 기울이는 문제다. 비록 몸은 고향을 떠나 있지만, 마음은 고향을 떠나지 못하기 때문이다. 자기가 사는 동네의 국회의원이 누구인지는 잘 몰라도 고향의 국회의원이 누구인지는 잘 아는 것과 같은 이치다.

하지만, 이러한 애정과 열기에도 불구하고 이들 가운데 투표권을 자유롭게 행사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모국에 주민등록이 남아 있다 하여도 투표를 목적으로 비싼 비행기표를 끊어 참여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주민등록이 말소된 경우는 말할 것도 없다. 그저 좋아서 선거운동을 할뿐이지 이들의 노력은 반향 없는 메아리에 지나지 않는다.

얼마 전 우리 나라의 정당개혁 방향과 관련하여 미국 정당조직 현황을 알아보던 중 우리 나라 정당에는 없는 조직이 하나 있음을 발견하였다. 해외 당원 조직이 그것이다. 공화당과 민주당은 해외 당원으로 하여금 별도의 전세계 조직 곧 해외위원회(Party Committee Abroad)를 결성하도록 하고 있었다.

미국 정부가 추산하는 해외 미국인은 약 6백만 정도인데, 이들 가운데 당원을 대상으로 각 당이 해외위원회를 두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기본적으로 미국 정부가 재외국민 곧 정당의 처지에선 해외 당원에게 투표권을 보장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해외위원회는 물론 각 국가에 국가위원회(Country Committee)를 두고 있다. 해외에 거주하는 미국인 전체를 하나의 주에 속한 것으로 간주하여 해외위원회를 주중앙위원회(State Central Committee)급으로 설정하고 국가별 위원회는 카운티중앙위원회급 정도로 설정하고 있다.

모든 주중앙위원회가 그러하듯이 해외위원회도 독자적인 당규를 가지고 있다. 여기에 따르면 해외위원회는 해외 당원의 최고 의사결정 조직으로서 주중앙위원회와 동일한 기능을 수행한다. 우리 나라 정당의 중앙당에 해당하는 전국위원회(National Committee)에 위원을 선임하여 파견하고, 당의 최고 의사결정 기구인 전당대회(National Convention)에 대표를 선임하여 파견하는 역할도 마찬가지다. 한마디로 국내외 당원에 차별이 없다.

아마 이쯤에서 여러분은 궁금해질 것이다. 한국에도 국가위원회가 있을까? 공화당의 경우에는 있지만, 민주당은 아직 없다. 조만간 생기지 않을까 생각한다.

우리 나라의 경우에도 재외국민 참정권을 제도적으로 보장한다면, 각 정당은 앞다투어 해외조직을 만들려 할 것이다. 이번 대통령 선거 결과가 말해주듯이 50만 표 정도가 당락을 좌우한다고 전제한다면, 해외에 거주하는 부재자 곧 재외국민의 투표는 당락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상황이 이러한데 어떻게 각 정당이 재외국민을 소홀히 대할 것인가?

미국 공화당의 경우 부시 대통령의 당선 그리고 최근의 선거 승리에 해외 부재자 투표가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다. 그래서 각 당은 해외 부재자의 투표를 좀더 용이하게 하려는 선거제도 개선 관련 입법을 추진 중이기도 하다.

올해 이태리가 재외국민에 대한 투표권을 보장하면 OECD 가입 국가 가운데 한국만 재외국민에게 투표권을 인정하지 않는 국가로 남는다. 우리 정당의 홈페이지에서 해외 당원과 조직에 관한 내용을 볼 수 있는 날이 빨리 오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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