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 닫고 공문화 열어 같이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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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 닫고 공문화 열어 같이 살자
  • 재외동포신문
  • 승인 2011.04.27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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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류길수 / 한국소설가협회원

류길수 / 소설가
대륙과 바다 사이 한반도는 지형적으로 닫으면 약해지고 밖으로 열어 제치면 강해지는 운명을 타고 났다. 북으로 연 고구려 시대에는 중국의 만리장성 동북방향 대륙을 포함하여 만주 들판 대륙을 경영했으며 남으로 오픈한 여러 시대에는 해양강국으로 동남아 강대국이 될 수 있었다.

과학의 발달과 문명의 발전으로 지구촌 한마당 시대인 개방화 시대 속에서도 한반도는 남북으로 여전히 두 동강이다. 압축적 성장 국가 대한민국과 폐쇄적 독재 국가 북조선으로 60여년 전에 허리가 잘린 채, 상반신과 하반신이 따로 움직이는 몹쓸 병 걸린 고집불통 병자처럼 따로 분열되어 굳게 닫혀 있기만 하다.

북한이 굶어 죽을 정도로 가난한 탓으로, 그나마 먹고 살만하다고 판단되어 겉으로 부자인 대한민국에서 벌어먹자면서 국내로 찾아오는 한민족 인연들이 넘쳐나고 있다.

그들이 대한민국과 문화가 다르다고 판단한 것인지 아니면 그들의 문화가 한인 문화와 전혀 다르다고 차별하여서인지, 언제부터인가 다문화(多文化)사회, 다문화 가정이란 단어들이 표준어처럼 대량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미 언론과 민간에서 남용되고 활자화되어 마치 대한민국 국가 공용어처럼 굳어져 가고 있다.

다문화란 문화가 여럿이란 뜻이다. 하나보다는 둘이요 둘 보다는 셋 이상으로 사이가 각자 점점 벌어지고 문화가 서로 달라, 백년 원수처럼 도저히 함께 할 수 없다는 의미가 강렬하다.

그렇지만 문화(文化)란 원래 인간의 인지(人智)가 깨우쳐져서 사람들이 살만한 것이 본질이다. 짐승 같은 야만도 아니고, 막힌 무지도 아니고, 없는 가난도 아니고, 쪼갠 분열도 아니고, 나뉜 다름도 아닌 것이다.
결국‘많은 문화’란 의미의 다문화는 겉과 속이 다른 이중인격자처럼 표리부동한 단어일 뿐이다. 모래알처럼 여러 세포만 강조되었을 뿐이지 응고체처럼 하나의 단결을 강조하지 않은 것이다.

프랑스에서 발생한 인종 폭동이나 미국의 흑백 차별도 세월이 흐르고 흐르자 결국 하나의 공동체로 합류해 나갔다. 하나의 삶터 속에서 다름이 같음으로 시나브로 진화해 갔던 것이다.

여러 가지 문화 즉 다문화를 가졌다는 그들이 대한민국을 찾아온 이유는 벌어먹고 살자는 경제적 이유도 중요하지만, 대륙과 해양 사이 반도민족 한민족의 가장 큰 장점이자 아름다운 한국의 전통문화인 ‘같이 살아보자’이다.

한(韓)이란 뿌리부터 열매까지 하나란 의미이며, 한사상의 삼일논리는 긍정하고 포괄하고 모든 것을 협동 조화시켜 본래의 뿌리인 하나로 일치시키고 통일시키는 원리다.

그들이 조금 다르지만 함께 해보자고 악수를 신청해 오고 마음을 주는데, 대한민국이란 국가는 당신들과 전혀 다르니 함께 할 수 없다고 거절만 해대자는 다문화. 다문화란 단어를 고집하는 분리주의자와 차별주의자는 분명히 짚어보고 알아둬야 될 점들이 부지기수이다.

너희와 다르다고 대한민국의 고집이 지속되면 주변 국가들은 대한민국은 우리와 다르다고 할 터이다. 동북 아시아가 함께 살아보자는 시대와 아시아 통합시대가 대한민국 하늘과 땅에서도 오래 전에서부터 문화적으로 응축되었는데도 말이다. 결국 대한민국이란 국가만 외톨이가 되어가는 셈이다.

국내에 들어온 많은 국외인들도 국내인들로부터“너흰 우리와 달라”하는 일방적인 불소통 소리를 듣고 속으로 분을 삭이고 있을 터이니, 언젠가는 프랑스나 미국처럼 폭동과 살인이 일어나지 말라는 법도 없다.

이런 다문화와 달리 공문화(共文化)는 단어의 의미부터 따스하다. “너도 있고 나도 있다”란 참여의 의미부터 공집합처럼 들어있다. 게다가 너와 나 공통점과 우리란 공동체가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는‘투게더 컬쳐’란 유대감도 돈독하다.

원래 한민족 문화는 울이(울타리)가‘우리’로 변한 것이 분명하다. 울타리 안에서 나만 혼자 살기 보다는 너와 함께 살자는 삶의 철학이 운명적이었다. 반도여서 전쟁 많은 민족의 생존자세와 형님 먼저 아우 먼저의 농경민족 협동정신이 가득했었다.

결론지어, 공문화는 눈에 보이지도 않고 유래도 분명하지 않지만 한반도란 울타리 안에서 묵은 김치나 전통 된장처럼 숙성되어 한민족 생활방식으로 익어 민족혼 보물 1호처럼 저장돼 온 셈이다.

세포분열 다문화를 공통분모 공문화로 개명해야 될 이유는 대하소설 분량의 글보다, 이유도 분량도 동시에 많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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