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재외동포 신문의 열정을 주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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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재외동포 신문의 열정을 주문한다
  • 신형근 총영사
  • 승인 2011.04.20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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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히로시마 총영사 신형근

재외동포 신문은 대표적 동포언론으로서 동포사회와 한민족 발전을 위해 크게 기여해왔다. 앞으로 보다 현실적으로 절실한 문제에 뜨거운 열정을 가지고 한민족 사회의 단합과 발전, 그리고 우리나라 재외동포 정책수립에 크게 기여해 주기를 바란다.

전 세계 우리 재외동포는 모국이 어려움을 처할 때마다 열성적으로 지원하였고, 오늘날 대한민국은 세계 10위에 근접한 경제력을 가진 국가로 성장했다.

단기 체류자까지 합쳐 약 800만명에 육박, 전 국민의 15%를 상회하는 재외동포는 앞으로도 새로운 다문화 시대의 대한민국 사회에 역동성을 부여하고, 선진 한민족 사회 건설에 중추적 역할을 담당해 나갈 것이다. 과거 어느 때 보다도 대한민국 사회와 정부의 보다 적극적인 지원과 연대가 절실한 시점이다.

한중 수교 이전인 91년 3월부터 주중무역대표부 경제과장을 담당했던 필자는 사증발급 문제 때문에 중국 동포들이 겪은 눈물겨운 장면들을 수없이 목도했다.

수십년 동안 닫혔던 문호가 열렸으니 같은 말을 하고 같은 문화를 가진 동포들은 모국에 가서 경제, 문화 교류도 하고 친척들도 만나고, 가능하면 취직도 하고 싶었다. 그런데 중국동포들은 모국에서 그렇게 높은 담을 쌓아 놓고 있는 것을 원망하게 됐고, 필자는 가슴이 아파 개별적으로 도움을 준 사례가 있다.

99년 3월에 다시 주중대사관 총영사로 부임했을 땐 현장 간부로서 수차례에 걸쳐 비자 브로커에 의한 지하경제 규모를 추산하면서까지 조속한 입국문호 개방을 건의하고, 단계적 방안으로서 한국어 시험에 의한 사증 발급 제도 도입을 제시하기도 했으나, 국내 취업 시장의 문호개방은 매우 느리게 진전됐다.

2004년 3월 칭다오에 총영사로 부임해보니, 5만여 명의 한국 교민이 생활하고 있었음에도 국가에서 교장을 파견하는 한국학교가 없었다. 이에 반해 당시 칭다오시 외사판공실 한 간부는 칭다오 거주 일본인은 몇 천 명밖에 안되고 공관도 없지만, 일본 정부는 일본학교 부지 확보에 적극적으로 재정투자를 한다고 말했다.

대한민국 외교관으로서 부끄러움을 느껴 필자는 적극적으로 자금 모금에 나서 학교 설립을 추진한 바 있다. 결국 그 한국학교는 필자 이임 전인 2006년 5월 드디어 개교할 수 있었지만, 중국 정부로부터 공식인가는 2008년 5월에서야 대통령 영부인인 김윤옥 여사께서 학교를 방문한 것을 계기로 이루어졌고, 오늘날 칭다오 청운한국학교의 발전을 이룩할 수 있었다.

2009년 3월 주선양총영사로 부임하니 1만5천명 밖에 되지 않는 적은 수의 한국 교민들임에도 이미 한국학교를 설립했다. 다른 도시와는 다르게 선양한국주간도 6회째나 계속해 오는 등 교민들의 단합된 모습이 매우 고맙게 느껴졌다.

그간 중국 동포에 대한 입국문호도 크게 개방되어 만나는 동포들도 섭섭했던 사연보다는 모국에 대한 고마움을 더 많이 진정을 담아 토로하는 것을 들으면서 한국과 중국동포 간에 상당한 인식의 전환이 있었음을 느꼈다.

이에 필자는 한민족 사회에 대한 희망을 담아 처음으로 조선족 동포 대표들을 관저에 초청, 만찬을 열었다. 이후 선양의 한국인회와 조선족 기업가협회간의 협력으로 2009년 KBS 전국노래자랑, 2010년의 KBS 열린음악회를 4만명 관중 앞에서 개최하게 됐으며, 해외에서 처음으로 글로벌한상대회도 개최할 수 있었다.

2010년 말에는 제1회 동북3성한민족경제포럼을 개최, 한민족간의 상생 방안을 모색하였다. 이렇게 단합, 변모된 모습을 두고 ‘선양현상’이란 용어가 탄생하기도 했다.

지난달 주히로시마 총영사로 부임하니 또 다른 그러나 본질적으로는 같은 민족의 아픔과 직면하게 됐다. 재일동포의 지방참정권 문제로 대변되는 일본 사회의 차별을 제도적으로 철폐해 나가야 하는 과제가 그것이다.

재일동포의 정체성 고양을 위해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일본 각지에 한국교육과정에 의한 한국학교를 하나라도 더 만드는 일이다. 한국과 한글의 위상 제고를 감안할 때 만들기만 하면 그 학교는 반드시 성공할 것이다.

대한민국 정부와 사회, 재외공관, 그리고 재일동포 사회가 합심하여 한국학교 설립을 비롯한 한글교육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시점이다. 여기서 필자는 무슨 일이든 열정 위에서 추진 될 때 성과가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의 모든 성과도 과거의 열정 위에서 가능한 것이고, 앞으로의 발전도 오늘의 열정 위에서 가능하리라.

한민족 사회의 단결도, 재외동포사회의 발전도, 차세대 리더의 육성도 정부든, 정치가든, 언론이든, 동포사회든 적극적 열정 위에서만 가능하리라. 창간 8년을 맞은 재외동포 신문의 열정을 주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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