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재일한국인업계 41업종 대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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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재일한국인업계 41업종 대분석
  • 월간아리랑
  • 승인 2002.12.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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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적인 일본 경제의 침체속에 또다시 새해를 맞았다.
한국과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는 동포사회로서 한국 경제의 성패에 가장 영향력을 많이 받는 재일 한국인.
특히 그동안은 일본인이 기피하는 업종이나 틈새시장만을 노려왔지만,
최근에는 한국문화의 우수성을 알리는 문화 상품은 물론 한국 고유의 음식문화까지 맞물려
새로운 재일 한국인 시장을 구축하고 있는 실정이다.
과거에는 일본 제품의 품질만을 믿고 역수출하는 입장이었다면
최근에는 한국의 우수 상품을 직수입하는 추세로 역전되고 있는 실정이다.
본격적인 재일 한국인 상권이 형성된 지 어언 10여년!  지금부터라도 시장 질서의 확립과,
지역 사회에 공헌 등 공동체 사회에 대한 문제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때이다.
<사진은 본 기사와 관련없음>

1. 일본어 학교
몇 해 전부터 일본에 대한 인기가 시들해지면서 유학생이 준다고 유학원들은 볼멘 소리를 했는데 실제로 중국과 영어권 유학을 준비하는 사람들에 비해 일본 유학을 준비하는 사람은 상대적으로 줄고 있다. 그리고 실질적으로 더 이상 일본으로부터 배울 것이 없다는 인식도 팽배하다. 가장 큰 이유는 일본의 경기 침체로 시장이 활기를 띠지 못하여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는 취학생들에게 일본 생활은 너무 고달프다는 것이다. 또한 일본어학교를 마치고 전문대학이나 대학, 대학원을 진학하는 학생들이 현저히 줄었고, 회화 정도나 익히고 귀국하는 학생들이 속출하고 있다.  결국 평균 일본 체류기간은 1. 3개월로 보여진다.

2. 유학생
유학생들 중에 특히 전문대학 유학생들은 일본 경제의 침체로 장학금 혜택이 거의 찾아 볼 수 없어 대학 진학생보다 상대적인 빈곤감을 더 많이 느낀다. 더우기 2년동안 빡빡한 수업시간표에 맞춰 공부하고, 또 저녁에는 바로 아르바이트를 하러 가는 등 유학생들의 고충이 말이 아니다. 4년제 대학의 학생들도 일본어학교 시절에 충분한 진학 준비를 한 학생들은 충실한 학업 생활을 하고 있지만 일부 대학의 경우는 비자를 위한 명목상의 적을 두고 출석을 하지 않는 학생들이 생겨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실정이다. 한편 지난해 유학생 연합회 주최로 개최 예정이었던 남북 학생 체육대회는 북일 회담의 한파로 개최 예정 며칠 전에 취소되는 해프닝을 벌이는 등 일본인 납치 문제로 인한 여론 악화가 순수한 학생들의  친목 도모 행사에도 여파를 미치고 있다.

3. 주재원, 비즈니스
주재원들이 무엇보다 바쁜 한해이기도 했다. 월드컵 한일 공동 개최로 인해 양국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면서, 여러가지면에서 양국간 연계 행사를 기획하는 회사가 늘었다. 최근 몇년 일본은 뉴스적 가치가 별로 없었는데, 지난 한해는 상당히 교류가 늘어 양적인 면이나 질적인 면에서 풍부한 한해였다. 다만 여전히 동경의 체감 물가 지수는 높아 주재원들에게 일본 생활이 그리 넉넉한 편이 아니었다. 또한 남북간의 긴장 완화로 재일 동포를 채용하는 기업도 늘어 고용 창출도 기대되고, 한국 제품도 일본 경제 뉴스에 비중있게 소개되는 등 새로운 관심을 모으고 있다.

4. 한국계 종교 기관
지난해 역시 늘어나는 것은 종교 단체였다. 재일 한국인 정보지에 신규 전화번호가 가장 많은 분야 중의 하나였다. 무엇보다 타 지역의 해외동포와 달리 일본은 종교를 구심점으로 한 생활 형성권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점이 종교가 뿌리내리지 못하는 가장 큰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재일 한국인 사회에서는 자신의 이익을 위해 종교생활을 하는 신도가 있는가 하면 신분 노출을 꺼리는 사람들이 있어 신도들간의 갈등의 요인으로 대두되고 있다. 그런 가운데 여전히 한국 신도 모으기에 열을 올리고 있어 진정한 본래의 종교의 모습을 찾기에는 어려움이 많다. 한편 사회의 문제에 관심을 기울여 각종 추모대회나 불우이웃 돕기에 앞장서는 종교 단체가 꾸준히 늘고 있어 귀감을 보여주고 있다.

5. 건설 분야
건설 경기는 일찌감치 한물 간지 오래지만, 여전히 힘든 일은 외국인들의 몫이다. 한국에서는 동남아시아 계열의 외국인의 인권을 무시하는 처사가 말썽을 피우지만, 일본에서는 일부 현장에서 이런 문제가 발생, 대체로 일하기에는 무난한 시장이라고 할 수 있지만 일당은 많이 줄었다. 다만 이 분야의 종사자들이 비자 문제가 있거나, 혹은 일본어 의사 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았을 때에는 불이익을 당할 수 있는 소지가 가장 많은 분야이다.

6. 서비스업
2001년 신주쿠 가부키쵸의 대규모 화재로 이곳에 위치한 한국업소가 집중적인 치명타를 입었다. 게다가 인근에 감시카메라까지 설치해 손님들의 발길이 뚝 끊어지고, 술자리도 많이 줄었다는 것이 중평이다. 신주쿠에 출입국 관리 출장소가 생길 예정이어서 당분간 이 지역은 물밑 영업이 예상된다. 매출이 예년에 비해 크게 줄자 매매 문의가 가장 많았고, 또한 신규 오픈하는 사람도 중심가보다는 미개척지역인 지방을 타켓으로 움직이는 등 점점 분산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7. 한국 음식점
늘어나는 것은 한국 음식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지난해 신규 오픈점이 가장 많은 분야였다. 특히 야키니쿠 분야는 광우병 파동으로 문닫는 영세한 재일동포 가게들이 늘어나는 반면, 바로 그 옆에 대규모 식당을 차리는 뉴커머 가게들이 늘어 희비극을 연출했다. 또한 월드컵 특수로 한국인 밀집 지역인 신오쿠보가 매스컴에 자주 오르내리면서 매출에도 도움을 주었고, 한국 음식점을 중심으로 한 대규모 축구 응원전이 화제에 오르기도 했다. 또한 한국요리가 야키니꾸만이 아닌 궁중 음식과 가정요리도 각광받는 계기를 마련했다. 뿐만 아니라 한국 요리하면 김치와 고추장의 매운 음식 일색이라는 이미지를 탈피 다양한 맛을 선보여 당분간은 한국 요리에 대한 선호도는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예전에는 한국 음식점은 비싸서 재일 한국인들은 잘 이용하지 않고, 일본인 고객들을 중심으로 한 영업이 성행했지만 최근에는 한국 사람들도 자주 찾을 정도로 음식값이 가격면에서 대중화되었다. 그렇다고 너도 나도 하는 식으로 앞다툰 개업은 금물이다.

8. 직업소개소
별다른 자금이나 기술 없이 직업소개소를 차렸다고 낭패를 보는 수가 종종 있다. 직업 소개소는 다른 업종과 달리 초기 투자 비용 등이 적다고 너도 나도 뛰어들었다가 고객 유치를 못해 문닫는 곳이 많았다. 일부 신규 소개소는 넉넉한 운영자금이 없어 몇달만에 간판을 내리는 불상사도 발생했다. 취업 희망자는 무엇보다 전통있고 연륜이 있는 직업 소개소를 선택해야 한다. 자칫 인신매매나 다름없는 일을 소개해 주는 불량 거래처에 속는 일이 없도록 경계하고, 급할수록 일본 생활 경험이 오래된 지인들에게 직업 소개소에 대한 평판을 듣고, 신중히 선택하기를 권한다. 오래되고 신뢰할 수 있는 직업소개소를 찾는 것이 가장 급선무이다.

9. 송금업계
누구다 아는 사람은 다 알지만 은행 수수료가 들지 않고, 빠르다는 이유로 개인 송금 업자들에게 맡기는 일이 늘고 있다. 그러나 수수료가 들더라도 안전하게 송금을 원하는 사람은 은행을 여전히 선호하고 있고, 시간이 없거나 빠른 처리를 원하는 사람들은 송금업계를 선호하고 있다. 명심해야 할 것은 신용할 수 있는 업자에게 송금을 의뢰해야 피해를 보지 않는다는 것이다. 일부 부도덕한 업자들이 송금한 돈을 빼돌리는 물의를 일으키고 있어 주의를 요하고 있다. 또한 일본 당국의 단속이 심해지면서 가게마다 송금 사실을 공공연히 알리지 않거나 영수증 발행명의를 바꾸는 등 편법을 쓰고 있다.
한편 최근에는 신주쿠지역에 한국 주재 은행들이 상담소를 차려 송금의 적극 유치에 나서 주목을 끌고 있다.

10. 여행사, 할인항공권 업계
뉴욕테러 이후 가장 큰 피해를 본 업종 중에 하나가 여행사이다. 게다가 올해는 월드컵 특수를 예상해 패키지 상품으로 미리 1년전 부터 예약을 한 고객은 정상요금에 여행한 반면 뒤늦게 한국이 선전한 덕분으로 뒷사람이 할인요금에 가는 등 웃지 못할 해프닝을 벌였다.  한·일 공동 개최로 일본 고객이 일본 경기장을 쫓아 다니고, 한국을 많이 찾지 않은 것이 가장 큰 패인이었다.
할인항공권 업계는 여행과 관련없이 실수요자가 찾기 때문에 불황일수록 잘되는 업종이지만, 특히 할인 항공권인 경우는 싼 만큼 예약 관리가 철저하다. 한국 사람들은 예약에 익숙하지 않아 일정을 정확히 세우지 않고 예약 일정을 수시로 바꾸려고 하거나, 티켓 발행 후 취소해 캔슬료를 지불하는 경우도 왕왕 발생하고 있다. 광고를 보면 여행사마다 자회사가  ‘제일 싸다’고 선전하지만 영세한 곳은 가격경쟁을 맞추기가 힘들다는 것이 전문가의 분석이다.

11. 운세 철학
외국 생활에서 답답한 일이 있거나, 일이 잘 안 풀릴 때마다 한번쯤 들려보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곳이 운세 철학관이다. 갓 신을 받은 애동동자부터 오랫동안 터줏대감 역할을 하는 운세철학관까지 다양하다. 그러나 이곳 분야에서는 진짜와 가짜를 가릴 줄 아는 안목이 필요하다. 전화 번호를 수시로 바꾸거나 지역을 수시로 바꾸는 곳은 요주의다. 한번 반짝 광고만 내고 손님이 찾지 않아 문닫는 곳도 허다하다.

12. 국제전화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것이 국제전화이다. 사실 국제 전화 카드라고 해도 일본의 전용회선을 사용하는 것인데, 카드 디자인만 다르고 같은 업체가 발행하는 카드가 주류이다. 한국에 전화할 때 보다 싸게 전화하고 싶다는 고객의 수요와 한국업체를 선전하는 업체의 공급이 맞아 떨어져서 재일 한국인 시장의 점유율을 한국 회사의 카드가 선점했지만 통화시간과 통화 품질 문제로 시비가 끊이지 않았다.
무엇보다 공급업체도 정직한 신용으로 카드를 발급해야 하고, 이용객들도 정확히 통화요금과 시간을 체크해서 실제로 통화 품질이 우수하고 저렴한 카드를 선택하는 지혜를 갖추어야 한다. 또한 최근 전화기만 사면 정액을 지불하고 사용하는 인터넷폰이 등장했지만 사용자가 늘면서 제대로 개통되지 않아 고객으로부터 원성을 사는 등 말썽을 빚었다.

13. 비디오업계
지금까지 재일 한국인 문화의 사랑방 역할을 담당해 오던 비디오업계. 한국식품부터 송금까지 재일 한국인들의 창구 역할을 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작년부터 판권을 둘러싼 갈등이 빚어졌는데, 올해는 공급업체의 파행적인 운영으로 또 한번 업계를 들썩거렸다. 지역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무분별한 신규 업체 난립이 문제가 되어 비디오 연합회원들도 강력히 반발하며 수정을 요구하는 등 대책에 부심한 한해였다. 또한 예년에 비해 KBS, MBC, SBS의 공급업체가 각각 달리 선정된 것도 주목할 만하다. 앞으로도 판권 공개 입찰 문제에 대한 경쟁은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14. 미용업
미용업계에 학생과 일반 요금을 나누어 받고 있지만, 일반 요금의 경우는 일본 미용실과 크게 가격차이가 나지 않는다. 더욱이 일본의 1,000엔 헤어숍이 생기면서 고객층이 분산되고 있는 경향이 있다. 다만 한국 미용실이 밤늦게까지 영업을 하고, 자신이 원하는 스타일을 설명하기도 손쉬워서 한국 고객들은 꾸준한 편이다. 신주쿠 지역은 큰 미용실이 분점을 내는 등 체인점화하는 한편 웨딩점 겸업을 선언한 곳도 등장했다. 일부 지역에 신규 확장 개업한 곳도 눈에 띄는데 이곳들은 일본 미용실보다 세련된 인테리어를 한 것이 특징으로 고객 끌어들이기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15. 보따리 장수
보따리의 규모는 웬만한 식품점은 저리 가라 할 정도로 조직화되고 대규모화되고 있다. 내용면에서는 취급하지 않는 품목이 없을 정도로 광범위하다. 매주 정해진 시간에 도착하여 재일 한국인들의 생활 필수품을 공급하는 전령으로 자리잡고 있지만, 한 두번 하다 마는 뜨내기 보따리들은 이미 물건너 가는 실정이다. 운송면도 말 그대로 손으로 직접 들고 오는 보따리의 양의 아니라 항공편, 화물편 운반 등 다각적인 운송 방법을 통해 운반되고 있다. 이제는 소수 정예가 기업규모로 움직이는 경향을 띄고 있다.

16. 일반 무역업
인터넷 검색을 하다 보면 일본 무역을 희망하는 개인 혹은 업체가 상당히 많은데, 대부분의 희망업체는 아무 대책없이 단지 일본 시장이 크다는 머리속 계산만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판매방법, 판매 루트, 제품 설명방법 등에 대해서는 무방비 상태다. 일단 물건을 팔고 싶다는 의욕만 앞설 뿐이다. 다른 업종도 마찬가지지만 무역업은 하루 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아무리 품질이 뛰어나더라도 신뢰할 수 있는 기업인지를 증명할 수 있을 만큼의 준비기간과 철저한 사전조사가 필요하다. 기본적으로 상대국의 문화에 대한 이해와 상도덕 준수는 물론 어학면에서도 문제가 없도록 만전의 대비를 요한다.

17. 중고품업
재일 한국인사회에서 중고품업은 여전히 효자 품목에 속한다. 일본이 가전제품 처리에 수수료를 지불하게 되면서 일본 업체도 뛰어들게 되어 경쟁이 치열해졌지만 소다이 고미 처리, 부도회사, 이사, 도주에 따른 짐처리 등으로 돈을 받고 물건을 치워주고 다시 되파는 방법으로 이익을 취득하고 있다. 중고품업체들은 쏟아지는 중고품을 보관하기 위해 대형 창고를 빌리는 등 초대형화 추세다. 그러나 게중에는 중고업계에 취직하여 몇 달 일하다 새로운 중고점을 차리는 등 위장 취업이 늘어 업주들이 고민에 빠졌다.
한편 중고품 가격이 새 물건과 별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것도 문제지만 중고품값을 현실화하면 이용객이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최근에는 인터넷 상에서도 직접 매매 혹은 무료로 제공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18. 구두, 지갑, 가방 제조업
한동안 여름까지 개점 휴업 상태였던 제조업체는 더위가 한풀 꺽이면서 정상 가동할 정도로 기복이 심했다. 한때 동경 근교 아다치구, 다이토구 등지에 밀집되어 있던 구두, 가방 제조업체들도 최근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인원을 축소하거나, 어떤 곳은 인원을 채우지 못해 구인을 하는 등 이직률도 높은 편이다. 이곳 역시 값싼 중국 제품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19. 보석 가공업
일본 경제에서 한국 기술이 높은 점유율을 보이는 곳도 보석 세공업이다. 보석 세공업은 일찍부터 일본에 건너와 오카치마치, 야마나시, 고후를 중심으로 광범위하게 활동하고 있다. 보석업은 어느 업종보다 가족 단위, 친족 중심의 업체가 많고 타 업종보다 결속력이 높다. 그렇지만 이 업종도 일본 경기와 같이 맞물려 좋은 시절 다가고, 최근에는 예전만큼의 수익을 내지 못한 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20. 통역, 번역 가이드업
지난 한해 가장 바쁜 일정을 소화해 낸 업계가 바로 통역, 번역 가이드업이다. 예년에 비해 한일간의 교류가 활발해지면서 수요가 많아졌지만, 역시 이 분야도 부익부 빈익빈을 느끼게 한다. 한번 실력을 인정받으면 꾸준히 의뢰가 들어오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는 통역이나 번역만으로 생계를 유지하기는 어렵다. 지난 해는 동경 관광코스도 시범적으로 운행되었지만 이용객이 저조해 한시적으로 운행하는 등 아직까지 안정된 수요는 아니다. 몇몇 전문회사는 전문적인 통역, 번역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아직 두드러진 실적을 자랑하는 곳은 많지 않다. 오히려 제대로  통역업체를 찾지 못해 일부 기업은 유학생을 통해 떼우기식 통역을 의뢰하는 기업도 많다.

21. 의류 패션, 액세서리 유통
오픈할 때 언론에 주목을 받고 큰 화제를 몰고 왔던 시부야 동대문 유통이 결국 문을 닫았다. 젊은이 패션의 발상지라고 할만한 시부야에 입점했다는 점과 한국에서 직수입한다는 점에서 주목을 끌었는데 운영난으로 폐업 신고를 냈다. 한때 유행처럼 동대문, 남대문이라는 이름을 걸고 오픈했지만 이렇다할 성공 사례는 아직 보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일본인을 상대로 하는 패션보다 한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품목이 더 주효했다. 지난해는 붉은 악마의 티셔츠가 불티나게 팔린 것도 그 좋은 예이다. 가격 경쟁으로 한다면 값싼 중국 제품을 따를 수 없어 최근에는 인터넷 쇼핑몰에도 눈을 돌리고 있다.

22. 민박,숙박업
일본을 처음 찾는 사람들이 임시 거처로 민박집을 이용한다. 민박집은 곧 취업 연결까지 일본 생활 초년생들에게는 뗄레야 뗄 수 없는 존재다. 민박집도 여성 전용 민박 등 여러가지 면에서 차별화하고 있다. 이 업계도 최근에는 업주가 바뀌는 등 물갈이 추세다. 또한 최근에는 호텔, 여관들이 숙박요금을 대폭할인하고 있어 인기도 다소 주춤한 편이다.

23. 재일 한국인 잡지 분야
10년 전 재일 한국인 잡지가 처음 탄생되었을 때는 외국 생활을 하는 재일 한국인들에게 소중한 정보 제공의 역할을 했다. 그러나 재일 한국인 잡지 출범 12년째를 맞으면서 잡지 분야는 아수라장으로 변하고 있다. 재일 한국인정보지 연합에서 공동배포대를 제작하면서 자정노력을 기울였지만 출판물은 말 그대로 홍수다. 국적 불명의 인터넷 기사와 자사 홍보를 위한 출판 등 세계 어느 해외 재일 한국인 사회에서도 사례를 찾아 볼 수 없는 과열 출판물이 재일 한국인들의 눈과 귀를 멀게 하고 있어 안타깝기만 하다.

24. 식품 유통업
식품 유통업은 갈수록 대규모와 기업화되는 추세이다. 늘어가는 물류 비용 증가로 영세한 유통업은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다. 중간 도매상들의 결집으로 큰 도매상이 타격을 입고 있는 실정이다. 예를 들면 신라면의 경우 한국 식품업체의 과열 경쟁으로 마진율을 무시한 납품으로 이상과열을 빚고 있다. 이에 신라면 값이 폭락하는 등 한국보다 싼 물건이 일본에 팔리는 실정이다. 또 일부 업체에서는 자신의 주력품목을 납품하기 위해 타 품목을 원가에 가깝게 판매하는 등 상도덕을 흐리게 하고 있다.

25. 주류  유통
해마다 꾸준히 주류 수입의 규모가 커지고 있다. 이미 진로 소주는 일본 안방 시장을 점령했고, 최근에는 이동 막걸리, 포천 막걸리 등 곡주의 소비가 크게 늘었다. 지난해부터 정식 수입 품목으로 들어온 백세주는 물론 남북 정상회담에서 건배를 해 유명해진 문배주까지 수입되고 있어 전통주의 시장이 점점 확대되고 있다.

26. 에스테
에스테는 원래 프랑스어로 아름다움의 의미이지만, 어제부터 일본에서는 새로운 의미로 정착하고 있다. 에스테의 종류도 워낙 다양하고, 서비스의 종류에 따라 가격이 달리 책정되는 등 재일 한국인 업계에서 특수를 누리는 사업이다. 최근에는 동남아시아, 중국 계통의 에스테가 급성장하여 예전과 같은 수익을 기대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27. 인테리어업
인테리어도 점점 전문화되고 세분화되는 추세다. 특히 가게마다 한국 분위기를 물씬 느끼는 것을 원하는 곳이 많아 한국에서 직수입한 장승, 기와 등 예전에는 찾아볼 수 없었던 고급재료도 많이 쓰고 있다. 그러나 이런 신규 가게일수록 기술자도 한국에서 직접 데려오는 경향이 많아 재일 한국인업체에 의뢰하지 않는 경우가 더러 있다. 다만 재일 한국인 중에 정주자가 늘면서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는 사람들의 개업 인테리어의 의뢰는 계속적으로 늘고 있다.

28. 한국 식품점
한국 식품점은 꾸준히 점포 수가 늘고 있는 반면 공장지대에는 매물도 늘고 있다. 그동안 유통업은 박리다매를 하여 이윤이 적어진 반면 식품점은 소매여서 짭짤한 현금 수익을 올려 왔다. 식당 납품이 줄면서 매상이 예년에 비해 1/3로 주는 등 경영난을 겪고 있는 실정. 올해는 식품점 주인이 바뀌는 악순환이 예상된다. 다만 일부 대형 슈퍼와 비교해 볼 때 지역 슈퍼는 여전히 기존 가격을 유지하는 등 가격면에서 비싼 편이어서 지역 주민들에게 눈총을 받고 있다.

29. 의약, 의료 분야
해마다 지적하지만 의약, 의료 분야는 재일 한국인 생활에 뿌리깊게 침투하지 못하고 있다. 한 통계에 따르면 재일동포 중에 5,000여명이 의사로 활동중이지만 뉴커머와의 연계가 잘 이루어지지 않아 별다른 도움을 받지 못하는 실정이다. 더우기 재일 한국인중에 상당수가 의료보험이 없는 사람이 많아 고질적인 질병을 앓고 있어도 치료를 받지 못하는 등 속수무책인 것으로 알려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한편 오랜 외국생활로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건강을 저해하는 사례도 빈번하다.

30. 사우나, 피부 미용
지난해 신규 오픈한 호텔식 사우나가 어느 정도 정상궤도에 오르는 등 일본의 새로운 목욕문화로 급부상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재일 한국인 이용객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출장 마사지는 여전히 조금씩 고객이 늘고 있어 뒤늦게 뛰어드는 사람도 많아졌다. 화장품은 아직까지 일본의 유명브랜드를 선호하는 사람을 빼면 여전히 한국 제품을 선호하는 사람이 많아 피부 미용에 관해서는 한국식이 더 주효하고 있다.

31. PC방
2∼3년 사이 붐처럼 PC방이 생기더니 최근에는 매매가 크게 늘고 있다. 워낙 초기 투자 비용이 큰데다가 유지비도 만만치 않은 이유도 있지만, 지금시기에 새로운 기종으로 바꿔야 하는 시기와 맞물려 매물로 내놓고 있다. 초기에는 1시간 사용료도 거의 동일하였지만 이제는 가격도 천차만별이고 특히 일본인이 경영하는 PC방까지 등장하면서 PC뿐만 아니라 플레이스테이션까지 갖추는 등 물량공세를 펼치고 있다. 한편 일부 작은 지역에 3개의 PC방이 집중되는 등 뒤늦게 불붙는 지역도 생겨나 PC방의 가격 경쟁을 뜨겁게 하고 있다.

32. 벤처기업
한국의 모험정신이 일본에 통할까? 문의는 많지만 뚜렷하게 주목할 만한 벤처기업이 없는 것도 사실이다. 일부 의욕적으로 진출한 기업도 임대료 연체 등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형편이다. 일본내에서도 벤처기업이 살아남기 힘들다는 것이 정설처럼 받아들여지고 있어서, 한국 기업의 진출이 어느 정도 경쟁력이 있는지가 관건이다.

33. 건강산업
건강 식품은 지난해까지 짭잘한 재미를 보았다. 그러나 누가 잘된다면 또 후발업체가 생겨나 이곳도 경쟁이 치열하다. 작년에는 월드컵 논쟁속에 개고기 수입까지 강행하고 각종 보양식품이 속속 진출했다. 게다가 다이어트 식품과 정력증강 제품까지 가세해 공급자는 늘었지만 수요는 생각만큼 기하급수적으로 늘지 않았다. 특히 시간이 없거나, 의료보험이 없는 사람들이 건강식품을 많이 이용하고 있는데 건강보조식품과 의약품은 구별해야 한다.

34. 컴퓨터 프로그래머
고용의 청신호는 역시 IT계통의 일이다. 일본 정부도 공식적으로 IT인력을 요청할 정도로 수요가 많다. 컴퓨터 프로그래머들은 언어 소통의 문제만 해결되면 언제든지 환영하는 분야이다. 일부 특수한 분야를 제외하고는 전반적인 일본 프로그램 개발에 한국인 인재가 활약하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또한 개인 창업도 늘고 있어 당분간은 이러한 추세가 계속될 전망이다. 그러나 기술 유효기간이 끝나가고 있어 안일한 자세로 뛰어들면 고전을 면치 못할 것이다.

35. 기숙사 임대업
일본 유학의 첫걸음 중에 기숙사를 잘못 만나 낭패를 보는 경우가 많다. 영리에 눈이 어두워 열악한 환경을 개선하지 않는 업주들이 있어 학생들은 계약을 포기하고 혼자 방을 찾아나서는 경우도 종종 생겨난다. 또 경매물건을 임시 이용하여 화재가 나도 속수무책이고 물건이 팔리면 학생들은 길거리에 나앉게 된다.
다행히 최근에는 기숙사도 편의시설을 충실히 갖추고 공과금도 실비용을 청구하는 곳이 늘고 있어 학생들이 안심하게 이용하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또한 기숙사 학생들과의 교류도 활발히 이루어지는 등 새로운 문화를 창출중이다.

36. 재일 한국인 인쇄업
재일 한국인인쇄업은 수요에 비해 공급이 많은 편이다. 일부 업체는 생각만큼 고객이 늘지 않자 가격을 덤핑하는 곳도 있어 제살깍기 경쟁이 치열한 곳이다. 남의 밑에서 월급받다가 독립정신이 강한 탓인지 쉽게 개업하여 낭패를 보는 경우가 이 분야다. 타 분야와 달리 경륜을 쌓지 않고 쉽게 창업하는 분야로 알려져 있다. 재일 한국인들의 특징으로 대량 물량은 한국에서, 소량 물량은 일본에서 하는 추세이므로 큰 이익을 내기 힘든 업종이다.

37. 재일 문화계
지난 한해 월드컵을 계기로 가장 활발한 분야가 문화계다. 한일 공동 오페라, 연극, 무용 등 평소에는 볼 수 없던 공연들이 일본에 공연되고, 또 오랫동안 재일 문화계에 공들인 문화인들이 두드러진 한해였다. 한편 방송에서도 한국 관련 정보가 쏟아지고 한국 연예인들이 수시로 등장하는 등 지난해는 한국에 대해서도 가장 우호적인 한해였다. 올해도 그 여세를 몰아갈 수 있을까가 관건이다.

38. 통신 판매업
한국은 인터넷 쇼핑몰이다, 홈쇼핑이다 쇼핑천국이지만, 일본은 여전히 시장이 크지 않다. 특히 재일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통신 판매는 전화주문이 고작이고, 인터넷을 통한 주문은 미미하다. 재일 한국인 중에 PC를 보유한 사람이 많지 않은 것도 이를 반증한다. 통신 판매를 하려는 사람들은 재일 한국인이 아닌 일본 고객에 눈을 돌려야 할 것이다.

39. 재일 한국인 이삿짐
가장 변동이 많은 업종 중에 하나였다. 착실한 업체가 경영 부진으로 문을 닫는 등 어려운 한해였다. 특히 문 닫은 업체의 경우는 고객의 짐마저 볼모로 묶이는 등 불상사도 많았다. 재일 한국인 이삿짐의 경우는 업체가 전화번호만 가지고 활동하는 것이 많아 전화번호가 바뀌면 어디다 대고 하소연하지 못한다. 따라서 신용있는 업체를 선정해서 이삿짐을 의뢰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40. 스포츠 레저분야
월드컵 특수로 축구 인기가 급상승한 한해였다. 오히려 매주 꾸준히 모여서 연습을 하던 팀들도 월드컵 기간에는 운동을 중단하고 응원에 열중했다는 후문. 타 종목과 달리 공하나로 충분한 운동을 즐길 수 있어 당분간 축구동우회를 중심으로 활발한 활동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뿐만 아니라 볼링과 등산 모임도 점차 늘고 있다.

41. 부동산업계
일본은 특히 외국인에게 집을 빌려주기에 인색하기로 유명하다. 유학생활중에 집 고민이 가장 컸다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그중에 반가운 소식은 한국인 전용 부동산이 늘고 있다는 점이다. 쇼쿠안도리는 빈 점포만 생기면 한국인이 입점하는 추세. 이곳 한국 부동산은 까다로운 보증인문제까지 해결해 주는 것이 많아 향후 한국인 이용객은 더 늘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는 공공질서와 쓰레기 처리 문제만 잘 처리하면 한국인이라고 푸대접받는 일은 없을 것 같다.

월간 아리랑 2002-12-23 (131 호)  
arirang21@arirang21.com
최종편집:2002년 12월 28일(131호)  
<통권 13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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