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들의 ‘파이’ 늘리자고 주장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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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들의 ‘파이’ 늘리자고 주장하지요”
  • 이석호 기자
  • 승인 2011.04.04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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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조윤수 휴스턴총영사

미국 휴스턴총영사관이 관할하는 지역은 텍사스, 미시시피, 알칸소, 오클라호마, 루이지애나 등 총 5개주. 한국의 7배를 넘는 텍사스주를 비롯해 무려 13배가 넘는 남부지역 재외동포들을 총영사관이 담당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 대도시 중 중남부 맨 아래에 위치한 휴스턴.

뜨겁고 눅눅한 바람이 멕시코만 ‘갈베스톤’으로부터 불어오는데다가, 활동영역이 이처럼 넓기 때문에 조윤수 총영사와 함께 민원을 담당하는 2명의 영사(총 7명 중)는 여름이면 땀으로 셔츠를 적시기 일쑤다.

“달라스에 순회영사를 떠나면 500여건의 민원을 들고 돌아오곤 합니다. 영사들이 일주일동안 꼬박 밤을 새우기도 하지요.”

게다가 조 총영사는 “동포들이 많지 않은 소도시일수록 더욱 자주 방문해야 한다”는 일관된 신념을 갖고 있는 소유자. 현지 동포단체장들에 따르면, 지난해 조 총영사가 방문한 교민행사는 무려 100회가 넘는다. 소위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실천하고 있는 것이니, 직원들이 불만이 있어도 불평을 하기도 어려울 수밖에.

5개주 17만 한인들이 흩어져 살고 있지만, 달라스에 8만, 휴스턴에 3만 등 두 도시에 한인의 약 60%가 살고 있다. 그럼에도 조 총영사는 지난해 한글학교교사연수회를 위해 빌 클린턴의 고향 알칸소를 찾았고, 멕시코 국경 엘파소를 방문했다. 100명의 한인과 참전용사를 위해 뉴올리언즈를 찾았고, 11월 한국의 날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오클라호마 주경계선을 넘었다.

“대도시의 경우에는 동포단체들이 총영사관이 하는 역할을 보완해주고 있어요. 사실 공관이 필요한 곳은 조그마한 소도시이지요. 달라스와 휴스턴 한인들에게도 이점을 이해달라고 부탁합니다.”

영사상 추천우편과 메일 중, 이색적인 부분은 한때 두 개의 한인회로 양분돼 진통을 겪었던 북텍사스한인회(안영호 회장)와 달라스한인회(박순아 회장)가 조총영사를 함께 지지하고 있다는 점.

“한인회에서 한 한인입양아 초청 문화행사에서는 직접 한글사랑 티셔츠를 입고 입양아들과 함께 어울리더라고요. 실천하는 모습에 감동을 받았지요.” 지금은 통합을 시도하고 있는 박순아, 안영호 두 한인회 회장이 조총영사를 두둔하는 이유다.

“달라스 한인사회는 다양한 직업군으로 구성됐어요. 필연적으로 다른 의견이 있을 수밖에 없지요. 지난 1년 동안 믿고 설득하면서 기다렸어요. 두 단체장에게는 30년간의 보이지 않는 신뢰가 있다는 것을 알았거든요.”

그는 휴스턴 한인사회의 30년 묶은 체증을 없애는 데 일조한 인물. 지난 3월 개관한 ‘코리안 커뮤니티 센터’를 설립사업을 지원했던 것. 한글학교, 한인회관, 문화회관을 겸비하고 있는 센터는 총 140만 달러가 소요됐다. 이중 70만 달러가 동포들을 통해 모금됐지만, 조 총영사가 동포재단으로부터 20만달러, 미 연방정부로부터 50만달러를 확보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한인타운이 밀집한 롱 포인트에는 1,390㎡의 2층 벽돌건물의 센터가 들어서게 됐다. 2년마다 학생들과 교사들이 한글학교를 옮겨야하는 떠돌이 생활도 멈출 수 있게 된 것이다.

지난 2월부터 한국어가 텍사스지역 정규 고등학교에서 학점으로 인정될 수 있었던 것도 그의 공로가 크다. 그는 또한 휴스턴 대학이 자랑하는 힐튼 칼리지에서 한식강좌를 개설하도록 부총장, 학장, 담당교수를 수차례 접촉한 바 있고, 대학은 정규과목인 ‘The Food Service Production and Operation’에서 2주를 한국음식 강좌로 배정했다.

지난 1일 조 총영사는 “지역한인들이 받아야 할 상을 제가 대신 받는 것 같다”고 말했다. 수상소감을 대신해 "공직자로서의 신분을 떠나 지역한인들과 한국문화를 드높이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텍사스 주는 경제적으로도 캘리포니아 다음으로 높지만, 한국문화를 알리는 노력은 부족했어요. 한인 2세들의 한국어 구사력도 부족하고요. 한인들의 파이(지분)을 크게 하자는 게 총영사관의 '모토'입니다. 지난 2년 동안 영사들에게 한인들과 함께 호흡을 같이 하자고 주장하고 있지요.”


<약력>  1957년 생, 1981년 성균관대 경제학과 졸업, 1987년 미국 로체스터대 경제학 석사, 1981년 외교부 입부, 1988년 보스턴영사, 1995년 주싱가포르1등서기관, 1997년 쿠웨이트참사관, 1999년 주러시아1등서기관, 2003년 주독일참사관, 2009년 휴스턴총영사로 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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