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극단 신주쿠양산박 내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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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극단 신주쿠양산박 내한
  • 이현아 기자
  • 승인 2011.03.08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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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미리 희곡 ‘해바라기의 관’ 선보여


재일동포 연출가 김수진이 이끄는 극단 신주쿠양산박이 일본 문단이 사랑한 재일 작가 유미리의 희곡 ‘해바라기의 관’을 들고 내한했다.

독특한 표현 방식과 스펙터클한 무대 전개로 세계적으로도 입지를 확보하고 있는 극단 신주쿠양산박. 그들의 실험적인 무대는 이미 국내에서도 매니아 층을 보유하고 있다.

앞서 2일부터 한국 연극계의 거장 오택석 작 ‘도라지’의 무대를 펼치고 있는 신주쿠양산박은 숨 돌릴 틈 없이 곧장 ‘해바라기의 관’을 선보일 예정으로 알려져 연극 팬들의 관심을 모은다.

재일동포 문제 넘어 인간의 보편적 문제 고민

일본 최고 권위의 문학상 아쿠다가와상을 수상한 재일동포 작가 유미리의 작품을 원작으로 한 ‘해바라기의 관’은 모국어인 한국어를 잃어버린 재일동포 청년과 한국인 여자 유학생, 재일동포 소녀와 일본인 청년 등 두 쌍의 남녀를 두고 삶과 죽음에 대해 이야기한다. 재일동포의 정체성 문제를 넘어서 보편적인 인간이 고민하게 되는 삶의 의미를 반추할 수 있는 작품성 높은 수작이라는 평을 얻고 있다.

1991년 발표된 작품 ‘해바라기의 관’은 요코하마에 남은 3명의 가족을 모델로 한 와해된 가족의 일상을 조명한 유미리의 자전적 작품이다. 대학 입시를 앞두고 정서적 불안을 겪는 오빠, 유년의 상처를 씻지 못하는 여동생, 밤마다 집 나간 어머니의 편지를 읽게 하는 아버지 등 등장인물들의 고독한 일면이 관객의 뇌리에 깊은 인상을 남긴다.

“나의 작품은 장례식”이라고 표현하는 작가 유미리는 “해바라기의 관은 철물 창고 속의 로미오라고 할 만한 주인공을 통해 무엇인가 가로막혀 버린 벽을 넘으려고 해도 이를 이룰 수 없는 가족의 붕괴를 그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공연에 대해 김수진 연출가 역시 남다른 애정을 나타냈다. “유미리 작가와의 공동작업은 재일동포 연극 문화를 활성화시키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평가받고 있다”고 설명한 김수진 연출가는 작품 ‘해바라기의 관’을 두고 “이 작품이 한국 팬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 지 무척 기대된다”고 밝혔다.

‘해바라기의 관’은 9일부터 13일까지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M 시어터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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