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일 대로 꼬인 두 개의 ‘유럽청년체육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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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일 대로 꼬인 두 개의 ‘유럽청년체육대회’
  • 이석호 기자
  • 승인 2011.03.08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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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사이 로마와 스톡홀름에서 각각 개최.. 당사자들 어디로 갈지 고심

지난해 6월 열린 재유럽한인차세대 체육행사에는 영국, 스위스, 독일, 스웨덴, 이탈리아, 룩셈브르크, 노르웨이, 프랑스, 스페인 등 9개국에서 200 여명이 참석했다.

“행사가 거의 겹쳐서 진행되는 바람에 우리 손녀도 이탈리아 행사에만 가겠다고 성화에요. 일부 한인청년들도 어느 행사에 가야할지 갈피를 못 잡고 있어요.”(강진중 유럽한인청년및입양한인체육대회 회장)

“봉사활동을 하는 한인회 회장들이 일을 하다가 그만 스케줄이 엉켜버린 것이지요. 일단은 강 회장에게 죄송하고. 내년에 다시 통합을 위해 노력해야겠지요.”(한호산 유럽한인회총연합회 회장)

유럽 한인청년들을 위한 체육대회가 올해는 부득이하게 이탈리아 로마와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각각 열리게 됐다.

대회가 한번 열리는 게 좋을지 여러 번 열림으로써 차세대들에게 기회를 주는 게 바람직할지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문제는 올해 두 대회가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5월 중순, 그것도 5일이라는 짧은 시간을 사이에 두고 열린다는 것이 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만든다.

이는 이탈리아한인회(회장 남창규)가 로마 대회기간 중인 5월1일에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시복식이 있다는 것을 미리 계산하지 못하면서 벌어진 일종의 해프닝. 한인회는 로마일대에 호텔을 예약할 수 없게 됨으로써 대회를 늦출 수밖에 없었던 것.

한 회장과 남 회장은 스웨덴 측에 거듭 사과했지만, 행사 개최시기가 얼마 남지 않아 계획을 번복할 여지가 없는 게 문제다.

유럽총연이 주최하고 이탈리아한인회가 주관하는 ‘2011년 재유럽한인 차세대 문화행사 및 체육대회’는 5월 13일부터 3일간 로마에서 열린다. 유럽한인청년및입양인체육대회가 주최하고 스웨덴한인회, 스웨덴한인체육회가 공동 주관하는 ‘유럽한인 및 입양한인 체육대회’는 5월 20일부터 3일간 스톡홀롬에서 열린다.
행사의 성격도 그렇거니와 참가대상도 흡사하다는 것이 스웨덴 측을 곤혹스럽게 만드는 점.

유럽총연은 지난 2월 총회 끝에 유럽한인청년이면 누구나 이탈리아 행사에 참여할 수 있도록 결정했고, 스웨덴 측도 입양인은 물론이고 한인청년을 폭넓게 받아들이고 있다.

이색적인 점이 있다면 유럽총연 측이 최근 들어 문화행사를 계획하고, 씨름대회를 동시에 개최하기로 결정한 정도. 그렇지만 최근까지 로마 행사의 제목이 ‘재유럽한인 차세대(청소년 및 입양인) 체육대회’이었듯, 두 대회는 같은 성격의 행사로 볼 수 있다.

그동안 화합을 최우선으로 삼았던 유럽에서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사실 지난해에는 양측이 합심, 영국 킹스턴에서 대회를 공동 개최한 바 있다. 스웨덴 측은 체육대회에 입양인의 참여를 조건으로 총연 산하로 들어갔고 힘을 보탰다. 하지만 영국대회 이후 일부 한인회장이 입양인들이 대거 참여하는 것에 불만을 노출했다. 격년제로 체육대회를 개최하자는 의견도 있었다.

불만이 쌓여있는데다 올해 대회 개최여부도 지난해 하순까지 결정되지 않자, 스웨덴 측은 단독으로라도 행사를 개최하기로 감행했던 것. 2006년 북부유럽한인청년및 입양한인체육대회로부터 시작된 체육대회의 명맥을 유지시키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지난해 말 유럽총연은 돌연 대회 개최 문제에 걸림돌이었던 자금마련을 해결했고, 스웨덴 대회 3주 앞에 행사를 개최하기로 결정했다. 그리고는 교황 시복식 문제로 다시 행사를 연기하게되면서 문제가 복잡하게 흘러갔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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