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아시아 고려인 디아스포라 문학’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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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아시아 고려인 디아스포라 문학’ 출간
  • 서나영 기자
  • 승인 2011.02.18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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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인의 시·소설·수필 등 57편 수록'

중앙아시아 고려인 문학을 조명한 <중앙아시아 고려인 디아스포라 문학>(국학자료원 발행)이 최근 출간됐다.

책에는 그동안 국내에 소개되지 않았던 고려인 문인 8명의 시 46편, 소설 4편, 수필 2편, 희곡 5편 등 모두 57편을 수록했으며, 이들의 문학 세계를 조명하는 연구 논문도 8편 실렸다.

이는 국제한인문학회와 한국문학평론가협회가 지난해 카자흐스탄 알마티와 고려인 정착지인 우슈토베에서 학회를 열고 중앙아시아 고려인들의 소설과 시, 산문을 수집해 분석 작업을 실시한 성과다.

1923년 한글신문 <선봉>이 창간되면서 자생적 문학도 꽃 피기 시작한 고려인 문학은 1937년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당하고 모국어 교육을 금지당하는 등의 어려움 속에서도 명맥을 유지해 왔다.

강태수(1909~2001)는 카자흐스탄 알마티 등에서 고려인 문단을 형성했던 대표적 문인으로 38년 <밭갈이하는 처녀에게>라는 시 때문에 22년간 시베리아 원시림에 유배당했다.

그의 단편소설 <그날과 그날밤>은 이 경험을 바탕으로 썼다. 20여편의 시에는 강제 이주와 노역 등을 겪으며 오랜 세월을 인내했던 고려인들의 삶과 애환이 드러나 있다.

문금동의 단편소설 <솔밭관 토벌>은 1920년 독립군과 일본군 사이에 벌어진 솔밭관 전투를 사실적으로 그렸다. 이 소설은 고어투의 문장과 북방 방언으로 쓰여진 한계를 넘어 독립운동의 현장을 증언하는 사료적 가치가 크다.

고려신문 편집장 등을 지낸 김부르트(63)의 러시아어 단편소설 <카니스트라>는 고려인 젊은 세대의 방황과 각성을 소재로 한 성장소설로 짜임새 있는 구성과 속도감에 문학적 문장의 묘미를 갖춘 작품이다.

이 책을 엮은 김종회 국제한인문학회장은 “현지 고려인들의 연령이나 신세대의 의식 변화로 이같은 자료의 발견이 앞으로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한민족 문화권 전반을 통괄한다는 차원에서도 고려인 문학의 위상과 의의를 총체적으로 규명하려는 시도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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