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포시단]팜트리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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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포시단]팜트리Ⅰ
  • 조옥동/시인‧재미동포
  • 승인 2011.01.21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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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숨을 하늘에 매었나
긴 팔 허우젓는 팜트리
찢어진 휘장은 없어도
누렇고 까맣게
하얗고 벌겋게 저마다 속살 드러내고
잊혀진 향수(鄕愁)를 나누어 씹는
슬픈 그림자

어깨 너머 바다로
노을이 곤두박질하는데
불타는 황혼 화관으로 얹고
흔적도 없이 타 버린 가슴
뼈만 남은 허리 오기로 세워
목마른 경주를 한다

하루의 삶들이
어둠을 핥으며 뒤돌아 가고
명멸하는 불빛 사이사이
고독한 생명
바람에 떠밀려 배회하는 밤마다
긴허리 휘감고 매달리는 욕망들
무거운 신발 벗어 들고 새벽을 깨우며 달린다

사랑이 모래로 날리는
메마른 인정 황막한 사막에서
돌아서는 세월의 옷자락 붙잡고
서성이는 영혼
머무를 그 종착역
어디쯤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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