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료부패 고해성 비판' 시민반응 / "외교부만 썩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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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료부패 고해성 비판' 시민반응 / "외교부만 썩었을까...."
  • 문화일보
  • 승인 2004.01.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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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화일보] 2003-12-19 (종합) 03면 03판 1574자    
  
    
일부 재외 공관장들의 공금 유용 행위에 대한 외교부 직원의 고해성 비판(문화일보 12월18일자 1면)에 대해 시민들은 격려와 비난이 뒤섞인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외교부 및 각 언론사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수백건의 글이 올라왔다. 자신의 해외 체험기에서부터 공금유용 방지 비결까지 내용은 제각각이었지만 “대선자금 수사 때문에 정치인들이 집중적인 비난을 받고 있는 가운데 공직 사회의 부정과 부패도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는 진단, 그리고 “차제에 이를 바로잡는 공직 쇄신이 있어야 한다”는 처방이 큰 줄기를 이뤘다.
◈질책〓외교부 홈페이지에 글을 올린 시민 조승종씨는 “그나마 해외 선진 문화와의 빈번한 접촉을 통해 이 나라의 한계가 점차 극복되도록 일조했어야 할 외교통상부의 비리가 이 정도라면 정부 다른 조직의 관행을 빙자한 비리와 부패는 어떨지 캐보지 않아도 먼저 한숨부터 나온다”고 한탄했다. 시민 김병식씨는 “외국에서 외교부 직원을 접해본 사람들이면 한국을 미워하고 원망한다는 사실을 아는가. 외교부 직원은 한국의 공무원과는 시계가 다르게 돌아가고 있다는 국민들의 비판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란 것은 다 아는 사실 아니냐”며 자신이 97년 5월 베트남에서 겪은 일을 소개했다.
강경식씨는 “(드라마)대장금에서 보면 상궁들이 수라간에서 빼돌리고 하는 것이 예전부터 관례대로 해와서 그랬다고들 얘기하더라”라며 “국회의원들도 정신 못차리고 있는데 중소기업을 생각해서 이제부터 잘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대구 계명대의 한 교수는 “교환교수로 유럽에 머물면서 보고 들은 외교관들의 비행과 교민에 대한 무성의에 분노를 느껴 이를 고발하는 책을 쓰고 있다”며 전화를 걸어왔다.
‘철밥통’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린 김모군씨는 “외교통상부의 문제만이 아니지요. 야근하지도 않으면서 퇴근부에 도장 늦게 찍고 나와 야근수당 타가는 인간들하며, 연구하라고 나오는 돈으로 자기 필요한 것 사는 인간들하며, 공금횡령하는 인간들하며, 아마도 조금만 지나면 잠잠해지겠지 하고 숨죽이고들 계시겠지요”라고 질타한 뒤 “정치 개혁이 어느 정도 성과를 보이면 그 다음 개혁의 대상은 당신들 공무원입니다”라고 경고했다.
◈격려와 당부〓시민 김은영씨는 “국민들의 피 같은 세금을 마구 쓴다는 고해성사는 충격이었다. 대한민국 공무원, 그것도 다른 사람들보다 높은 지위에 있어 상당히 여유가 있는 고위층에서 그러고 있다니 정말 통탄할 노릇”이라면서 “용기 있는 고해성사에 찬사를 보낸다. 외교부장관은 고위층의 부정부패를 완전히 척결하고 넘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민 김성진씨도 “이렇게까지 하지 않으면 안될 그 용기있는 행동을 하신 분에게 진정어린 박수를 보낸다”며 “외교통상부의 개혁은 이제 시작”이라고 분발을 촉구했다.
시민 김윤덕씨는 “회식시에는 이렇게 하세요 ▲모든 회식비는 증빙이 있을때 사후 지급한다 ▲회식시 사진을 찍어 내국인·외국인임을 확인하고 참석 인원을 증명한다 ▲영수증은 필히 카드영수증으로 첨부한다 ▲도착한 나라·지역의 역 또는 공항에서 사진을 찍어 증빙한다 ▲출장자의 여권에 찍힌 출입국 도장을 사진찍어 증빙한다” 등 기발한 공금 유용 방지 ‘비법’을 소개하기도 했다.
한종호기자 idhan@munhw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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