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금으로 밥먹고 술마시고 출장기간 부풀려 차익챙겨"..외교부직원 충격의 고해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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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금으로 밥먹고 술마시고 출장기간 부풀려 차익챙겨"..외교부직원 충격의 고해성사
  • 새계일보
  • 승인 2004.01.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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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일보] 2003-12-19 (종합) 03면 45판 964자    
  
    
외교통상부의 한 직원이 내부 통신망에 해외공관장들의 도덕적 해이를 비판하는 ‘고해성’ 글을 올려 파문이 일고 있다.
18일 외교부에 따르면 지난 10월부터 업무혁신팀이 운영하는 내부통신망인 ‘나눔터’에 본부는 물론 해외공관의 잘못된 관행에서 부정부패 수준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고해성사가 잇따르고 있다는 것이다.
이 통신망에 올라온 부정부패의 사례로는 ‘사적인 모임에 공금 법인카드 사용하기’ ‘출장기간 부풀리기 또는 출장자 허위계상 차액 챙기기’ ‘해외공관 만찬시 참석자 부풀리기’ 등이라고 외교부는 설명했다.
아시아지역 공관에 근무하는 한 직원은 지난 10월 15일 이 통신망에 해외공관의 회계처리 부정 내용을 공개하면서 해외주재 공관장들의 도덕적 해이를 비판하고 최우선으로 개선해야 할 점이라고 지적했다.
이 직원은 “그동안 여러 상사 밑에서 일하면서 그들 중 존경심을 가져본 대상은 극소수였다”면서 “사적으로 친구들을 만나 밥과 술을 먹고 법인카드 전표를 내미는 상사들을 보며 부하 직원들도 따라하고 있다”고 술회했다.
그는 “외교부 직원은 타 부처 직원에 비해 해외근무가 많아 금전상의 메리트가 있고,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며 “공직자 재산등록에서 외교부 고위관리들이 상위에 랭크되는 것만 봐도 형편이 괜찮은 것 아닌가요”라고 자문했다.
그는 또 “고급 음식점에서 기름진 음식으로 직원에게 회식시켜 주는 상사보다는 우동이나마 자기 주머니에서 사주며 직원들과 담소하는 상사가 좋다”면서 “이런 와중에 개혁이니 위상정립이니 하는 구호들은 공허하게만 들린다”고 평가했다.
이와 관련, 외교부는 지난 5월 윤영관 장관의 지시에 따라 부처 내에 기존의 잘못된 업무관행을 바로잡자는 차원에서 업무혁신팀을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영재 외교부 기획관리실장은 이날 “토론방 게시내용에 대해 사실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감사관실에서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강갑수기자/kk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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